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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연구원의 2014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동자 임금격차 자료를 보면 기아차 정규직은 그해 9700만원을 받았는데 2차 하청 비정규직은 2200만원을 받았습니다. 지금 소득주도성장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한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하청노동자, 중소영세상공인, 불안정청년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 양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한석호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총론인 소득주도성장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계층을 뛰어넘는 노동자들의 연대와 정부의 적극적인 조세정책,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조건들' 토론회에서다. 단순히 기업에게 임금인상을 압박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노동소득분배율 늘면 수출도... 과감한 분배정책 필요"

 2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조건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한주 가천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2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조건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한주 가천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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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은 역대 정부들이 여태까지 견지해왔던 부채주도 성장, 요소투입주도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문제의식에서 등장한 전략이다. 기업을 집중 육성해 그 투자에 의지하기보다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복지 지출을 늘려서 사람들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사람중심 경제'로 사회 혁신 역량을 키우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무모한 실험'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장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박강우 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들 임금을 억제하고 수출에 유리한 고환율을 유지하는 방법을 썼는데 오히려 수출이 부진해지고 내수만 침체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계열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실증연구들을 보면 한국의 경우 오히려 노동소득분배율의 상승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남은 방법은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여서 성장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노동소득분배율이란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단순 '기업-노동자'의 구도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분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수 상위 대기업에만 이윤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라면서 "전체적으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자본에서 노동으로 소득을 분배하는 정책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정책과 함께 고소득에 대한 증세 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경제 체질개선에 쓸 수 있는 동력도 점점 줄어가는 추세다. 정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의 추이를 보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면서 "이 추세하락을 현 대통령 임기 내에 막아내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때는 1%대 장기 경제성장률, 다음 정부는 0%대의 장기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지에 부동산 보유세 매겨야 혁신 시도 늘어난다"

그간 한국경제는 기업이 혁신의 주체 역할을 상당부분 담당해왔다. 그러나 사람 중심경제 구조가 되면 사회혁신의 동력은 어디서 올까. 하준경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에서 늘어난 소득이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대추구 행위에 세금을 매기는 정책을 도입해 돈의 흐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대추구행위란 공급이 고정되어 있는 토지 소유권, 정부가 부여한 일종의 독점권 등을 이용해 소득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 교수는 "지대추구행위 수익률이 높으면 경제 참여자들의 생산 의욕과 혁신 의욕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맛집 탄생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는 건물주가 매달 거액의 임대료를 챙겨갈 수 있는 사회라면 소득이 늘어도 모두 건물주만을 꿈꾸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건물이 아닌 토지에 부동산 보유세를 매기는 식으로 조세정책을 설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석호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은 대단위 노동조합이 민간영역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부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조직적 입장이 아니고 노동운동가로서의 개인 의견"이라면서 "기업별 테두리 안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편가르지 말고 노동자끼리 나누고 양보하는 임금연대를 전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보를 토대로 한 노동자들의 연대가 소득주도성장 도입을 앞당기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적인 부의 분배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조합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한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자'고 먼저 앞장서면 재벌 대기업에서도 참여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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