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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서 영업사원이 대전의 모 초등학교 1,2,3학년 교실을 돌며 학생들에게 부모님께 전하라며 전달한 도서구입신청안내문.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가정으로 보내는 '알림장' 속에 끼워져 있어 학교 측의 허가를 얻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 도서 영업사원이 대전의 모 초등학교 1,2,3학년 교실을 돌며 학생들에게 부모님께 전하라며 전달한 도서구입신청안내문.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가정으로 보내는 '알림장' 속에 끼워져 있어 학교 측의 허가를 얻은 것으로 판단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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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영업사원이 교사가 보는 앞에서 도서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2,3학년 15개 교실을 돌며 책을 판매했는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지난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에 있는 A초등학교. 한 도서 영업사원이 1,2,3학년 교실을 돌며 학생들에게 책을 판매했다.

이 판매원은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전하라며 세계창작동화 18권과 경제관련 책 20권을 각각 9만 9000원에 특별보급한다는 구매신청서를 나눠주며 다음날까지 신청서를 받아 오도록 안내했다. 이 학교 1,2,3학년은 모두 15개 학급에 이른다.

학교에서 사교재를 파는 행위가 금지돼 있고,  교실마다 학급 담임교사가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사전 내부통신망을 통해 '교장 선생님이 허락한 일이니 영업사원이 교실을 방문하면 허락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였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 학교에서 가정으로 보내는 '알림장' 속에 끼워져 있는 도서구매안내문을 받은 여러 학부모는 학교 측의 허가를 얻은 것으로 판단하고 책 구매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영업사원에게 속은 것이라며 억울해 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한 사람이 교장실로 찾아와 장애인단체에서 왔다고 소개하며 '교사들에게 장애인단체가 생산한 물품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보내 달라'고 요청해 문자 안내만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무보조 직원을 찾아가 홍보문안을 상의하도록 했는데 이 사람이 교무보조 직원에게는 '내가 책 판매를 위한 교실 출입을 허용한 것'으로 거짓말을 했고, 엉뚱한 문자메시지가 해당 교사들에게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해당 교장은 "다음 날 학부모들이 아이들 편에 보내온 도서구매신청서를 회수해 폐기했고, 해당 책을 판매한 업체에도 엄중히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영업사원이 교장을 속이고 교실에서 책 판매를 했다는 자체가 어이없지만, 아이들에게 책 영업을 하는데도 교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켜보기만 한 것도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태그:#초등학교, #교실 영업, #도서판매, #사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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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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