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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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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래깃국은 어떻게 끓여?"

"말린 시래기 넣고 끓이지."

"시래기는 언제가 다 마른 거야?"

"바싹 말랐나?"

"응."

"그럼 물에 푹 담갔다가 푹 삶아."

"푹? 푹 얼마나?"


엄마가 끓여주시던 시래깃국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이는 음식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아침입니다. 엄마가 말하는 '푹'은 엄마만 아는 시간입니다. 저는 몇 시간인지 숫자로만 묻습니다. 엄마는 시래기 양은 얼마인지, 얼마나 말려뒀는지 물으십니다. 그냥 한줄기 어떻게 구해서 3주 말렸다고 했더니 오늘 먹고 싶으면 아침에 푹 담가뒀다 저녁에라도 푹 삶아 먹으라 하십니다.

"아침부터 웬 시래기 타령? 시래기 말려주까?"

"아니. 그냥 전화해봤어."

싱거운 안부 전화를 나눴습니다. 밀린 설거지를 마치고 바싹 마른 무청 한줄기를 바라봅니다. 멍 때리고 앉아 시래기를 말리는 엄마의 뒷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오늘 아침 햇살은 유난히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태그:#모이, #시래기, #시래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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