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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단체인 페미당당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기 위한 '낙태약 자판기 설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여성단체인 페미당당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기 위한 '낙태약 자판기 설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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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없이도 낙태 할 수 있다는 것 아시나요?"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20만 명을 넘은 가운데, 낙태약 자판기가 서울 한복판에 설치됐다.

여성단체인 페미당당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기 위한 '낙태약 자판기 설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단체는 '왜 우리는 낙태약을 자판기에서 살 수 없을까'라며 낙태약 미프진의 이름을 딴 '미프진 자판기'를 설치했다.

미프진은 초기 낙태가 가능한 자연유산 유도약이다. 낙태가 금지라, 미프진 등 자연유산 유도약도 수입, 판매 금지 품목이다. 페미당당은 "일명 미프진으로 알려져있는 미페프리스톤은 세계 보건기구에 의해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2005년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되기까지 했다"라며 "수술보다 안전하다"라고 강조했다.

페미당당이 설치한 자판기에는 실제 낙태약이 들어있지 않았다. 대신 낙태죄 폐지와 낙태약 관련 내용이 담긴 소책자와 비타민, 하리보 젤리가 들어있는 비닐 꾸러미가 들어있다. 자판기 옆에 비치된 100원을 자판기 오른쪽 투입구에 넣으면 꾸러미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자판기는 비건 콘돔을 제작하는 헬스케어 브랜드 이브에서 대여했다.

시민들 "미프진 도입되면 덜 불안할 것 같다"

강추위가 예고된 이날 50여명의 시민이 낙태약 자판기를 이용했다. 퍼포먼스에 참여하기 위해 온 시민은 물론 지나가던 시민도 꾸러미를 얻기 위해 줄을 섰다.

트위터에서 소식을 듣고 왔다는 이아무개(17)씨는 "중학교 때 임신이 될 뻔한적이 있는데 그때 엄청 두렵고 무서웠다"라며 "낙태약을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원치 않은 임신이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때, 무서움이 덜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아무개(18)씨는 "노키즈존, 맘충 등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아이를 키우기 힘든 여건에서 낙태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낙태는 여성의 기본권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아무개(15)씨는 "사후피임약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 당황스럽고 불안하고 걱정이 엄청났다"라며 "미프진 같은 낙태약을 먹을 수 있다면 훨씬 안심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소연(33)씨는 "여성이 임신, 출산을 한다는 건 몸은 물론 인생에도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인데 그 선택권이 여성에게 없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미프진이 (수술보다는) 여자에게 더 안전하다고 알고 있다.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 아래에서 보호받으면서 약을 복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윤씨는 "개개인의 선택을 믿어줄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실수를 한다고 해도, 그 실수마저도 본인이 책임질 몫이지 국가가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어차피 불법으로 임신중절 수술이 이루어지는 마당에 미프진을 도입해서 안전하게 임신중절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여성단체인 페미당당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기 위한 '낙태약 자판기 설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여성단체인 페미당당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기 위한 '낙태약 자판기 설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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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30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온 후, 국민 청원이 23만명을 넘어섰다. 한 달 안에 국민 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서면, 청와대는 한 달 내 장관 또는 청와대 수석급이 답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의견을 밝혀야한다.

이날 퍼포먼스에 참여한 대부분이 청와대 청원에 참여했다. 이아무개씨는 "청와대 청원 답변이 부정적으로 나오면, '그 문제는 지난번에 이야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질까봐 걱정이 된다"라고 전했다.

오소희(19)씨도 "낙태약을 살 수 있기까지 20년은 걸릴 것 같다"라고 예상했지만 "낙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페미당당 관계자는 "낙태약 자판기 상용화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것보다는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 아래 미프진 약을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자판기 퍼포먼스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서 자판기에서 낙태약을 뽑으며 '나는 미프진이 필요하다'라는 걸 말하는 것 아니냐. 그런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여성이 좀 더 쉽고, 안전하게 임신중단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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