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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조용필의 '표범' 찾아, 인천에서 탄자니아까지 33시간
②킬리만자로 산장에서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③"바지 벗어달라"는 50대 가이드, 거절할 수 없었다
④커플들은 여기 오지 마오, 십중팔구 찢어지니

 암보셀리의 롯지 바로 앞까지 들어와 풀을 뜯는 영양, 소떼, 코끼리떼 등 헤밍웨이가 만났을 동물들.
 암보셀리의 롯지 바로 앞까지 들어와 풀을 뜯는 영양, 소떼, 코끼리떼 등 헤밍웨이가 만났을 동물들.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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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셀리 국립공원 : 헤밍웨이의 분신들

헤밍웨이는 이 곳 암보셀리에 머물며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썼다. 그는 몇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고, 1·2차 대전에 참전했다. 프랑코 총통에 맞선 공화파의 일원으로 스페인 내전에도 참여했다. 또한 사냥, 투우, 낚시 등 사내가 추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극한에 도전했다.

<킬리만자로의 눈>의 주인공 해리는 그의 자화상과 같다. 소설 속 해리는 그와 마찬가지로 작가였고 사냥을 나섰다 가시에 찔리고 그것이 덧나서 죽음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치료를 위해 그가 타고갈 비행기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와 같이, 기다리던 '고도'는 오지 않는다. 그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잡은 거대한 녹새치가 항구로 돌아오는 동안 상어떼에게 모두 뜯어 먹히고 뼈만 남듯이. 기다리던 구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로버트 조던, <무기여 잘있거라>의 헨리 중위, <킬리만자로의 눈>의 작가 해리는 모두 그의 분신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전쟁터와 사냥터에서 평생을 보냈다. 마지막엔 쿠바혁명에 관여하다, 카스트로와 입장이 틀어져 미국으로 돌아갔다.

전쟁터와 사냥터를 잃은 그는, 미국으로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엽총으로 자살했다.

일행이 묵은 '세레나 호텔'은 베란다까지 원숭이가 와서 사탕을 얻어먹었다. '문만 열면 설탕이 방에 있는 것을 알고 원숭이가 훔쳐가니 조심하라'고 스태프들이 당부했다.

 베란다까지 와서 사탕을 얻어먹는 원숭이.
 베란다까지 와서 사탕을 얻어먹는 원숭이.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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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정원에서는 야생 누우(Gnu)
, 영양, 얼룩말, 물소 등이 풀을 뜯었다. 초식동물들이 눈앞까지 온다면 저 녀석들을 먹이로 하는 사자도 올 텐데 밤에 유리문을 뚫고 우리를 덮치지는 않을지 내심 걱정스러웠다. 정신없이 곯아떨어져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아침에 일행들의 숫자를 확인하니 다행히 사자에게 물려간 이는 없었다.

 호텔에서 만난 마사이족들은 핸드폰을 쓰고 인터넷을 열심히 했다.
 호텔에서 만난 마사이족들은 핸드폰을 쓰고 인터넷을 열심히 했다.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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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 빌리지 : 마시이족의 환영 춤

다음날 암보셀리 국립공원 투어가 시작되었다. 화산재가 쌓여 형성된 사바나라지만 정말 대단한 '먼지의 제국'이었다. 대기와 돌, 초목, 사람, 모든 사물에 먼지가 코팅되어 있었다.

마사이빌리지에 도착하자 그들의 환영 춤이 시작되었다. 할머니들과 젊은 남녀들이 주축이었다. 남자들은 허리춤에 사람의 대퇴골처럼 생긴 '룽구'라고 하는 막대기를 하나씩 꿰차고 있었다.

 환영 춤을 추는 마사이족 여인들.
 환영 춤을 추는 마사이족 여인들.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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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물으니 실생활에 쓰이는 물품은 아니고 의식에만 쓰이는 장식이란다. 킬리만자로산에서 자생하는 흑단나무로 만든다는데, 생김새가 당초에는 사람의 대퇴골 뼈로 만들어 쓰다 시대가 변하니 이제는 나무로 만든 것 아닌가 싶었다. 의식에 쓰인 다는 것은 주술적 의미가 부여된 물건임을 말하는 것이었고, 뼈는 동서고금에 인간의 영혼이 깃든 존재로 간주되니 말이다.

일행들은 마사이족의 환영 춤에 섞여 함께 춤을 추었는데, 내 머릿속에는 일행들이 잡혀 온 포로들이고 억지 춤이라도 함께 잘 추어야 살려줄 것이라는 그림이 떠올랐다. 친구인 홍 반장과 임 원장의 춤은 특별히 더 엉거주춤해서, "춤을 못 춘" 죄를 물어 끓는 물 속에 곧 담가 질 것만 같았다. 헐리우드 영화의 폐해다.

그들의 집은 나무골조 위에 소똥을 발라 만들어졌다. 그래야 각종 해충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단다. 집안은 극도로 비좁고 낮아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 주방과 침실의 2구획인데, 가재도구라고 해봐야 찌그러진 그릇 몇 개와 얼기설기 엮어진 침대 하나뿐이었다.

 마사이족의 천장 낮은 집의 벽에 기대 앉아 있는 마사이족 아이들.
 마사이족의 천장 낮은 집의 벽에 기대 앉아 있는 마사이족 아이들.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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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도 손바닥만 한 크기인데 역시나 짐승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작게 만든다 했다. 그들의 주거는 사바나의 삶에 맞게 최적화된 형태와 크기일 터였다. 우리처럼 아파트가 투기와 부의 상징인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집이다.

마을을 소개하는 이는 추장의 아들이었다. 영어로 말하는 것을 보아 현대 교육을 받은 사내였다. 그는 우리를 안내하는 내내 자기 부인이 4명이고 아버지는 10명이라고 자랑했다. 부인의 수는 소의 수이고, 소의 수는 경제력과 권력의 크기를 말한다. 언젠가 박 이사가 방문한 마을에서는 소 10마리를 줄 테니 투어 중인 여성에게 시집오라고 계속 졸라대더란다. 

추장의 아들은 비만했다. 마사이족과 비만은 어울리지 않는다. 문명이 선사한 과도한 칼로리는 이들의 몸을 침범하고 있었다. 그들 특유의 고공점프 춤이 그에게는 매우 힘들어 보였다.

게임 드라이브 : 일행의 발칙한 상상들

 사파리 투어로 알려진 게임 드라이브
 사파리 투어로 알려진 게임 드라이브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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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드라이브는 보통 '사파리 투어'라고 알려져 있다. 차를 타고 야생동물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는 일정이다.

초원의 풀들은 잘 깎인 머리칼처럼 땅에 밀착해 있었다. 초식동물들의 무수한 공격으로 자랄 새가 없는 것이다. 풀들은 키를 더 작게 함으로써 자신을 방어하고, 동물들 또한 그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해 온 것이다. 풀 뜯기를 조금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커터기로 풀의 표면을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부지런히 입술과 혀가 움직인다. 초원은 진화의 향연이다.

정 변호사는 사바나에 오기 전 항상 걱정이 많았다. 다큐멘터리에서 사자의 사냥 같은 것을 주로 보여주다 보니, 그가 좋아하는 톰슨 가젤 같은 불쌍한 초식동물들의 안위가 걱정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생각보다는 개체수가 많아 걱정을 덜었단다. 인권변호사 아니랄까봐 사바나에 와서도 걱정이 많았다.

 톰슨가젤
 톰슨가젤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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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반장은 초원의 짐승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싶다고 했다. 양식장 사장이어서 그런가. 숲에 새집을 지어주는 것도 아니고 아프리카 사바나의 짐승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싶다는 발상은 너무도 창의적이고 발칙해서 몇 대 때려주고 싶었다.

사자나 표범 같은 야행성 대형 육식동물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코끼리, 누우(Gnu),영양, 기린, 혹멧돼지, 얼룩말, 하이에나, 타조 등 동물의 왕국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동물이 암보셀리에 있었다. 밤은 약육강식의 쟁투로 난리일 것이나, 적어도 우리가 지나가는 동안 그녀석들은 평화로워 보였다.

나이로비에서 대미 장식한 양 선생의 무심타법

 케냐 나이로비의 사라피 파크 호텔 로비에 자리 잡은 커다란 코끼리상.
 케냐 나이로비의 사라피 파크 호텔 로비에 자리 잡은 커다란 코끼리상.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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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여정은 케냐 나이로비의 사파리 파크(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마무리 되었다.

저녁 식사로 여러 고기를 재료로 한 바비큐와 사파리 캣츠 쇼(민속 쇼) 관람이 이어졌다. 일행들에게 그중 가장 맛있는 고기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웬걸 '악어고기'였다.

 사파리 파크 호텔 식당의 거대 메뉴판이 인상적이다.
 사파리 파크 호텔 식당의 거대 메뉴판이 인상적이다.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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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고기는 밀림의 원주민들이 사냥해 먹는 것 가운데 가장 야만적으로 비춰지는 종류 가운데 하나이건만. 일행들은 그 맛에 찬탄을 금치 못했으니, 거꾸로 음식문화의 몰이해에 대한 우리의 야만성을 인정해야만 했다.

 사파리 캣츠쇼
 사파리 캣츠쇼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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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대에서나 젊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인체의 힘과 아름다움은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현지 배우들의 고무공 같은 탄력과 힘은 다른 인종들이 흉내내기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젊은 배우들의 눈빛에서 아프리카의 고된 역사, 슬픔, 분노가 읽혀졌다면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식사가 끝나고 카지노로 향했다. 이곳은 한국 카지노업계의 대부 전락원씨가 세운 호텔 아닌가. 그는 죽었지만 일행들은 전설의 전락원씨와 한판을 벌인다는 기세로 카지노에 입장했다. 생전 처음 들어가 본 도박장이었다. 라스베가스를 기대했으나 미국 소읍의 퇴락해가는 술집 같은 분위기였다.

몇 사람은 룰렛 게임기 앞에 앉았고, 숨은 재주꾼 서초동 임 선생이 베팅을 주도 하면서 함양 도인 양 선생에게 숫자를 물었다. 양 선생이 무심히 숫자'8'을 점지했는데 들어 맞았고, 여세를 몰아 몇 번 더 맞추자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임 선생을 순식간에 타짜로 만들어 주었다. 양 선생의 무심타법이 우리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카지노를 턴 자금으로 시원한 맥주를 한잔씩 시켰다. 언제 산행의 고통이 있었냐는 듯, 우리는 다음 여행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시작했다.

하쿠나 마타타!(뭐든지 잘될 거야!)

 일행은 하산하자 다음 여행지를 두고 갑론을박 했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하쿠나 마타타!(뭐든지 잘될 거야!)
 일행은 하산하자 다음 여행지를 두고 갑론을박 했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하쿠나 마타타!(뭐든지 잘될 거야!)
ⓒ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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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기행 연재했던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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