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남성으로부터 인종차별 당한 손흥민의 모습, 상대의 인종차별에 웃으며 무시하는 손흥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국의 한 남성으로부터 인종차별 당한 손흥민의 모습, 상대의 인종차별에 웃으며 무시하는 손흥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코트 오프사이드 공식 홈페이지


'한국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이 잉글랜드에서 또 한번 인종차별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코트오프사이드>는 17일(현지시간)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정신 나간(moronic) 웨스트햄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모욕을 당했다"며 해당 인종차별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엔 자가용을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손흥민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때 반대편 차량에 있던 한 남성이 손흥민에게 "친구, 잘가요!(Mate, All the best!)"라며 친근함을 드러내더니 갑자기 "영화 <혹성탈출> 복사본 좀 구해줄 수 있냐(can you get us a copy of the new erm, Planet of the Apes film?)"라고 물었다.

손흥민이 "무슨 뜻이냐(What do you mean?)"고 되묻자 해당 남성은 "DVD! 너 DVD 팔잖아. 좋은 복사본 없어?(DVD. Do you do DVDs? Good copies)"라며 비아냥댔다.

영국 훌리건들 사이에서 쓰이는 'DVD'라는 표현은 아시아 출신 선수를 인종차별 할 때 쓰이는 단어로, 과거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복제한 영화 DVD를 판매한다는 관념에서 쓰이는 악의적 용어다.

상대의 인종차별 의도를 파악한 손흥민은 미소를 지으며 "아니다(No)"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자가용 도어를 올렸다. 그러자 이 남성은 "그래. 나는 웨스트 햄이다, 이 재수 없는 XX야!(Yeah, I'm West Ham, you wanker!)"라며 욕설을 내밷었다.

한편, 관련 기사를 최초 보도한 <코트오프사이드>는 "영상의 출처자는 토트넘 팬이며, 사건 발생 시점은 토트넘과 웨스트햄이 맞대결을 펼친 지난 9월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차범근부터 손흥민까지...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

인종차별 논란은 유럽 축구리그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인종차별의 주 타겟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유색 인종의 선수들이다.  

1979년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크에서 활약했던 차범근 전 감독은 에버딘(스코틀랜드)과의 UEFA(유럽축구연맹)컵 경기 도중 상대선수에게 인종차별성 발언과 함께 얼굴에 침까지 얻어 맞은 바 있었다.

네덜란드, 잉글랜드 리그에서 10년 넘게 활약했던 박지성(은퇴)도 유럽 팬들로부터 'Chink man(찢어진 눈을 가진 사람)'이라고 듣는 등 각종 인종차별에 시달려야 했고, 한때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뛰었던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상대 원정팬들에게 원숭이 소리를 들어야 했다.  

손흥민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밀월과의 FA컵 8강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상대 팬들로부터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은 야만인" 등의 욕설 섞인 구호로 인종차별을 당한 바 있었다.

한편, 손흥민의 인종차별 소식을 접한 토트넘과 웨스트햄 구단은 해당 남성의 행위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토트넘 대변인은 영국 유력지 <데일리 메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종차별 행위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가해자의 신원이 파악되고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웨스트햄 구단도 "우리는 해당 영상에 찍힌 가해자의 행위을 규탄한다(condemn)"며 "이러한 행위는 우리 구단의 가치를 결코 대변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차별 행위를 목격하면 구단 이메일로 빠른 제보를 부탁한다"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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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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