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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방송문화 진흥회에서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되었다. 때문에 언론노조 MBC 본부는 15일 오전 9시 파업을 중단했다. 파업에 돌입한 지 73일만이다. 하지만 공영방송의 한 축인 KBS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지난달 구 여권 추천 이사였던 김경민 교수가 사퇴해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나머지 이사는 버티고 있다.

언론노조 KBS 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 새노조) 역시 파업에 돌입한 지 17일 기준 75일이 지났다.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대응 방안이 궁금해 KBS 새노조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윤원섭 사무처장을 만나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윤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윤원섭 론노조 KBS 본부 사무처장
 윤원섭 론노조 KBS 본부 사무처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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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15일)로 파업이 73일 차입니다. 새노조 최장 파업이 95일이라서 얼마 남지 않았는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냉정하게 얘기하면 현실적으로 KBS 본부의 파업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구 여권이 임명한 다수 이사 중 한 명이 사퇴하는 것입니다. 고대영 사장의 자진사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이사들은 고 사장이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KBS는 사기업이 아니라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데 국민의 60~70%가 잘못됐다고 하면 본인 이념을 떠나 들어야죠.

MBC 노조가 오늘 복귀했잖아요. 지금까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과제는 두 회사였다가 이제 하나로 타깃이 정해진 거잖아요. 그래서 시민사회의 관심이 이제 KBS로 집중할 것 같아요. 언제 끝나는지는 답을 드릴 순 없지만, KBS도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해요.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KBS를 정상화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나오지 않는 이상 파업 계속 진행하려고 합니다."

- 구 여권 이사들 분위기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동요를 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구 여권에서 임명된 이사가 개인의 안위만을 가지고 선뜻 사퇴하기에는 힘들 거란 생각이 들어요. 가끔 결단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긴 하지만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아무래도 MBC 노조의 파업이 끝나 KBS에 영향이 있겠죠?
"그러지 않을까요? 이전까진 공영방송 정상화 요구가 두 방향을 향했다면 이제는 하나로 정리되어 포커스가 집중되어 강도도 세질 수 있고 그에 따라 KBS 이사나 고 사장이 받는 압박은 더 커지겠죠."

- 고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200만 원 수수 의혹 그리고 민주당 도청 의혹과 관련이 있잖아요. 이에 대한 것은 어떻게 되나요. 
"짧게 말씀드리자면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은 2011년 6월 발생한 사건으로 KBS 기자가 민주당사에서 열린 회의를 도청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하다가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아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뉴스타파에서 올해 6월, 당시 담당 수사관과 인터뷰 하고 당시 KBS 보도국장의 녹취도 공개했는데 여전히 의혹이 남아있었습니다. 또한, 도청의혹사건 발생 직후 열린 KBS 내부 회의에서 고 사장이 도청 의혹과 관련해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면 핵탄두급이다"라고 말했다고 KBS 기자협회가 밝혔습니다. 이와 같이 새롭게 드러난 의혹이 있는 만큼 이를 기초로 수사를 재개하여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민사회 단체에서 고발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국정원 200만 원 수수 의혹 사건은 사실로 밝혀지면 정말 큰 사건이죠. 국정원이라는 정보기관이 공영방송의 뉴스 기사를 좌지우지한 사건인데 현재 조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이라서 고대영 사장 및 사건 관계자들은 검찰의 조사에서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거고요. 특히 고대영 사장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고소가 들어간 사건에 대한 의혹과 파업으로 인해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고 사장의 말씀을 들어보려고 파업 시작하기 전 3개월 정도 출근길을 지켰고 파업 이후에도 고 사장 이야기를 들으려고 많은 시도를 했지만, 정작 고대영 사장은 조합원들에게는 한마디도 못 합니다. 일단 피하려고 하고 마주쳐도 말을 안 해요. 못 하는 거겠죠. 수습할 의지나 능력이 없는 사람은 당연히 내려와야죠."

- 지난주 고대영 사장은 방송법 개정될 경우를 전제로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이인호 이사장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아요. 이 시점에 발언한 의도 뭐라고 보세요?
"2일 시작한 방송법 개정 야 3당 공조와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인호 이사장도 그 당시 기사화가 되긴 했지만, 이전부터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자신의 거취와 연결했습니다. 야권에서는 김장겸 사장은 이미 물 건너간 카드고 어떻게든 그 자리에 앉혀 놓기 위한 '고대영 일병 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그 주인공으로서 고 사장이 본인 입장을 밝힌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행 방송법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나야 시행되고,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이사회 및 집행기관 구성이라는 부칙이 있어서 아무리 빨리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고 사장은 적어도 6개월 이상 자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내년 11월이 임기 만료인 사장이 적어도 내년 6월까지는 자리를 보전받는다는 것은 임기를 채우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이렇게 사퇴라는 말을 던졌는데도 실질적으로 임기를 보장받는 방법임을 고대영 사장은 간파한 거죠."

- 새노조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렇죠. 그건 구노조 움직임이라고 봐야죠. 구노조가 현실적으로는 교섭 대표 노동조합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파업 개시와 종료에 대한 권한을 법적으로 가졌어요. 그런데 지금은 파업 잠정 중단을 선언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노조 파업을 불법이라고 하는 데 저희는 불법이 아니라고 보고 회사 쪽에서도 이게 불법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유권해석을 받아놓은 것으로 알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의도가 있다고 보고 더 나아가 구노조는 다음 수순을 밟으려고 하죠. 단체 협약 체결을 통해 새노조의 파업을 불법화하려고 시도할 것 같은데 체결이 쉽지 않을뿐더러 체결이 된다 해도 파업 동력엔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 고 사장 발언으로 10일 구노조는 파업을 중단했어요. 내부에서는 반발해 조합원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던데 구노조의 파업 중단은 어떻게 보세요?
"자유한국당+고대영 사장+구노조의 삼각편대가 완성된 거죠. 구노조 입장을 외부에서 볼 때는 어떻게든 살려고 던진 수이나 결국 죽는 수라고 판단해요. 구노조 행보와 관련해 새노조 변화상을 말씀드리자면 구노조가 파업중단 선언 이후에 새노조 가입자가 80명 증가했습니다."

- 구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언론장악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어요.
"총부릴 잘못 겨눈 거죠. 사실 파업 시작할 때 민주당사로 간 거로 아는 데 그날 보도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죠. 시민들은 KBS노조 말고 새노조도 있다는 걸 잘 모르시잖아요. 저희까지 욕먹어 진땀을 흘렸고 11월 9일 구노조의 파업중단 때도 파업 왜 접냐는 전화 엄청 받았습니다. 저흰 오히려 더욱 불타오르는데 말이죠."

- 지금 문제가 되는 게 방송법 개정입니다. 야 3당이 특별다수제를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특별다수제를 할 경우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합니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은 노사동수 편성위원회에 부정적이에요. 방송법 개정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 7:4 구도의 이사 선출 비율을 7:6으로 하고, 사장 임명 시는 소위 '특별다수제'라고 하는 2/3 동의의 조건을 걸고 있어요. 제 개인 의견을 전제로 말씀 드릴게요. 이 안은 2016년 현 여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에 당시 여당을 동참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만 나열하고 발의한 안이라서 2017년 5월 9일 이후의 새로운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헌법도 필요하면 개헌하잖아요. 헌법 하위의 방송법은 언제든지 개정에 대한 논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거기에 반대하는 의견이 분명 있기는 하겠지만 국회라는 건 전 국민을 대의하는 기관이잖아요. 국민의 방송법 시점을 현시점이 아니고 더 좋은 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70%가 된다면 그 방향으로 가야죠.

그와 관련해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안을 제출했고 민언련에서도 이용마 기자의 제안을 근거로 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압니다. 두 안의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에서 경험한 숙의민주주의를 KBS 사장 및 이사 선임에 도입해서 현재 정치권의 나눠먹기 식이 아닌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직접 반영될 수 있는 제도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안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논의가 맞다고 판단합니다."

- 지금 공영방송 사장 선임 구조에서 구성원 목소리가 반영 안 되어 최소한 구성원 대표 이사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저희도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 입장이고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직장이 KBS인 사람들이잖아요. 기자님 말씀대로 저희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논의는 할 수 있는 데 저는 수신료를 내고 국민의 한 사람이란 차원에서 말씀드렸듯이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저희 입장에서는 없지만, 시민의 한 사람인 직원들의 의견이 천분의 일 정도는 반영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장 선임 방식은 고내찮을 거 같아요."

- 사장은 조직을 대표하잖아요.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는 것과 같은 이치로 구성원이 직접 뽑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정치권으로부터 언론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시민단체도 진보 보수가 다 들어가야잖아요.
"현실적인 제약만 없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내부에서 하는 말이 'KBS는 대한민국 축소판인 거 같다. 모든 성향이 다 있다'라고 해요. 그런 차원으로 KBS 내부에서 뽑아도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은 합니다.

대통령을 국민이 뽑는 근거는 국민이 세금 낸다는 것을 들 수 있는데 MBC는 수신료라는 게 없어서 기자님이 말씀하신 식으로 진행하고자 할 때 외부 비난 여론이 적을 거 같기는 한데 KBS는 수신료를 받는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하면 외부적으로 특히 현 야권 비난에 직면해서 아마 한치도 논의가 못 나갈 거란 생각이 드네요."

- 파업은 무임금이잖아요. 그래서 조합 재정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조합 재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2012년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그땐 많이 힘들었습니다. 조합 재정도 재정이지만 파업 기간 무노무임으로 인해 월급을 못 받는 조합원들을 파악하기 위해 회사가 매일 수집하고 있는 파업 참여 등급을 월별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어요. 파업 중에 조합에서 요구하면 임금 보전을 위해 자료를 제공하는 게 지금까지 상례였는데 무슨 의도인지 모르지만 이번엔 주지 않아요. 개인정보 보호법상 동의가 필요해서 안 준다지만 이전에는 왜 줬냐는 질문을 던졌는데도 줄 생각을 안 해요.

지난 11월 10일 국감 때 회사에서 제출한 파업참여 현황 자료를 봤습니다. 개인별은 아니고 숫자를 파악한 자료가 있더라고요. 그걸 봤더니 A급, B급, C급으로 나뉘는 데 A급이라고 불리는 전일 파업 참여 조합원이 일별로 편차가 있지만, 최대 800명 이상이에요. 나머지까지 하면 하루 1200명 정도 돼요. 실제는 더 되지만 회사가 파악한 건 그 정도예요. 지난 2012년 95일 파업 때와 비교하면 그 수가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금은 73일인데도 조합의 재정 상태는 어렵지가 않아요.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들의 수가 2012년 당시의 2배가 넘습니다. 그리고 2012년 어려웠던 경험을 살려서 평화 시 적립을 해놓자고 결의했어요. 그래서 2015년부터 파업을 대비한 투쟁기금, 신분 보장기금을 적립 중인데 아직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2012년과는 다르게 현시점에서 공영방송을 살리기 위한 파업에 공감하는 단체들이 또 투쟁 성금을 보내주고 계세요. 현시점에선 재정 문제가 없고 한 두 달도 문제없이 투쟁할 수 있죠. 하지만 가장 좋은 파업은 목표를 달성하고 빨리 끝내는 것임을 항상 명심하고 있습니다."

- 현실적으로 이번 달이 지나면 예산 국회로 넘어가고 새해엔 지방선거가 있어서 공영방송 문제가 묻힐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이번 달 안에 끝내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싸우실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MBC가 끝나서 관심이 덜할 수도 있어서 늘 알리려고 하죠. 이 부분에 대해서 묻히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처음처럼, 한결같이 싸우겠고 모든 싸움이 마찬가지지만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인 최선이고요. 끝날 때까지 하는 것이 차선입니다.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종료하는 것이 최악이죠. 최선과 차선 사이에서 어떤 결과를 가질 수가 있을지 그 결과를 꼭 보도록 열심히 지치지 않고 싸우도록 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말씀드리고 싶은 건 KBS는 조합이 두 개이고 그중 새노조는 73일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고대영 사장이 나갈 때까지 KBS 대부분 구성원들은 파업을 계속한다는 점 또한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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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