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7 K리그 클래식도 이제 마지막 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다. 우승 트로피는 이미 전북에게 돌아갔지만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의 마지막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 곳은 강등권이다.

광주가 37라운드에서 대구에 패하며 강등직행인 12위를 확정지었지만 인천, 전남, 상주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를 피하기 위해 아직 경쟁 중이다. 오늘은 마지막 라운드 승강 플레이오프를 두고 경쟁할 세 팀의 상황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은 승리를 원한다

 지난 8월 2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후반전 이기형 인천 감독이 박수를 치며 선수들이 격려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후반전 이기형 인천 감독이 박수를 치며 선수들이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먼저 9위 인천이다. 인천은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보다 승점 1점이 더 높다. 마지막 라운드 상대인 상주와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잔류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이다. 게다가 상대팀인 상주를 상대로 이번 시즌 2승 1무를 거두며 비교적 우세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인천의 잔류는 희망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인천의 분위기다. 인천은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 이후 승리가 없다. 첫 경기인 포항에게는 5골을 내주고 한 골도 넣지 못하며 패했고, 광주와 대구를 상대로는 득점없이 비겼다.

심지어 지난 37라운드 전남전에서는 간신히 거둔 무승부도 모자라 부노자와 웨슬리가 퇴장을 당했다. 최근 경기력이 올라오던 부노자는 물론 공격에서 역할을 해주던 웨슬리까지 다음 라운드에 나오지 못한다. 비교적 유리한 상황에서도 마지막 라운드까지 인천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이기형 감독은 이번 시즌 수비수 김대중을 공격수로 기용하며 성공을 맛봤고, 김진야라는 뛰어난 신인을 발굴해내며 팀을 자신의 색깔로 물들이고 있다. 이제 그 결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기형 감독이 만들어낸 팀이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기 위해서는 먼저 K리그 클래식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제는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의 능력이 정말 필요한 순간이다.

추락하는 전남에게 날개가 있을까

인천에 이어 한 계단 밑의 전남이다. 전남은 현재 11위 상주와 승점이 같다. 하지만 득실차에서 5골을 앞서고 있다. 인천과의 득실차도 5골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최종 라운드에서 비기더라도 인천이 패배한다면 11위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남이 비기는 경기 이상을 해낼 수 있느냐다. 최근 전남은 노상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8월 2일 상주를 상대로 거둔 승리 이후 3달여간 승리가 없다. 문제는 이런 침체가 시즌 내내 있었다는 점이다. 전남은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8위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명가의 자존심마저 내려앉는 시즌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강등을 피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 상대는 대구다. 대구는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지었지만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광주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광주에게 강등의 아픔을 확정 지어준 팀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 전남은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1승 2패로 열세에 있다.

전남이 강등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지막 라운드 변신이 필요하다. 허용준, 한찬희 등 젊고 유능한 자원들의 활약은 물론이고, 이번 시즌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팀에게 승점을 가져다 준 자일과 김영욱의 활약도 필요하다. 여기에 최효진, 현영민 등 베테랑들의 경험이 발휘되어야 한다. 부진한 선수들이 변신하지 못한다면 전남의 성적에도 변신은 없을 것이다.

주민규는 클래식 잔류를 위해 골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현재 11위 상주다. 상주는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 돌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10 라운드 제주와의 원정경기에서 패한 뒤 기록한 7위를 기점으로 상주는 큰 반등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 인천과의 경기결과에 따라 11위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만 이번 시즌 인천을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상주에게도 희망은 있다.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듯 상주의 후반기 득점을 책임진 주민규의 등장은 상주에게 실낱 같은 희망을 기대하게 한다. 주민규는 이번 시즌 군입대와 함께 K리그 클래식에 발을 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규는 처음 뛰어보는 1부 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양껏 보여주었다. 17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랭킹 4위에 올라있는 주민규의 목표는 내년에도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것이다.

상주의 잔류를 위해 주민규의 골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순간이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이후 주민규의 득점포가 식은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 37라운드에서 포항을 상대로 2골을 기록하며 다시 불을 붙였다. 이제 목표는 최종 라운드 인천의 골문이다. 주민규의 발끝에 상주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K리그 챌린지의 도전자들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기다린다

인천, 전남, 상주 세 팀 중 한 팀은 반드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승강제 시행 이후 2번의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K리그 챌린지 팀이 승리를 거두고 승격을 이뤄낸 만큼 승강 플레이오프는 K리그 클래식 팀들에게 부담스러운 경기다.

반면 K리그 챌린지 팀들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기다리고 있다. 2번의 전적이 모두 승격이었던만큼 부산과 아산은 상대팀을 이기고 K리그 클래식 팀과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두 팀은 K리그 클래식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18일에 승강 플레이오프를 두고 경기를 치른다. 두 팀 중 승리하는 팀이 K리그 클래식 11위를 상대로 도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

한 시즌의 끝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뜨거운 경쟁을 벌이는 팀들이 어떤 결과를 얻을까?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또 누군가에게는 다행스러운 성적을 결정지을 K리그 클래식 하위 스플릿 마지막 라운드는 오는 18일 오후 3시에 치러진다. 이번 주말 세 팀의 운명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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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네이버 easteminence의 잔디에서 관중석까지에도 연재되었습니다.
K리그 클래식 이기형 감독 전남 드래곤즈 주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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