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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 금마중학교 전교생 44명과 마을 주민들은 300평 논에 직접 손모내기를 했다.
 지난 5월 26일 금마중학교 전교생 44명과 마을 주민들은 300평 논에 직접 손모내기를 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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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한 후 지난 7월에는 병충해가 발생해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행히 잘 방제하고 난후 모의 생육상태가 좋아졌다.
 모내기를 한 후 지난 7월에는 병충해가 발생해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행히 잘 방제하고 난후 모의 생육상태가 좋아졌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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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충남 홍성 금마면에 있는 금마중학교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금마중학교는 전교생이 47명인 작은 시골학교. 선생님과 마을주민들까지 약 200여 명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이렇다.

지난 5월, 금마중학교 학생들은 직접 모내기에 나섰다. 생태 교육 현장 학습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직접 모를 심고 꾸준히 관리하면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자는 의도였다. 바쁜 농사철에 일손을 돕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학생들은 주민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모를 한 줄 한 줄 채워 나갔다(관련 기사 : 전교생이 직접 모내기 "수확해서 기부해요").


지난 5월 26일 금마중학교 학생들이 손모내기를 한후 논에 우렁이를 넣고 있다.
 지난 5월 26일 금마중학교 학생들이 손모내기를 한후 논에 우렁이를 넣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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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학생들이 직접 낫을 들고 벼베기에 나섰다. 이날 수확한 벼는 80kg포대 6가마다.
 지난달 29일 학생들이 직접 낫을 들고 벼베기에 나섰다. 이날 수확한 벼는 80kg포대 6가마다.
ⓒ 주진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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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직접 손으로 모를 심은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가을에 벼를 수확해서 지역 어르신들과 나누어 먹을 계획을 세운 것. 지난 5월 26일 모내기 한 뒤 어느덧 수확철이 다가와 지난 10일 수확을 마쳤다. 올봄 극심한 가뭄이 있었지만 300평의 논에서 80kg 포대 6가마의 벼를 얻었다.

15일, 금마중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심고 키운 쌀로 음식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과 나눠 먹었다. 마을주민들은 떡과 밥을 먹으면서 학생들을 연신 칭찬하기 바빴다. 이날 마을잔치에서 참석한 79세의 한 어르신은 "우리 같은 노인들을 초청해서 감사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공부도 잘 해야 하지만 모범적으로 살면 더 이상 고마울 게 없다. 학생들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고 덕담을 전했다.

금마중학교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도 참석했다. 한 초등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먹으니까 굉장히 맛있다"며 "쌀이 보들보들하고 달다"고 말했다.

금마중학교 전교생들이 직접 손모내기 한 벼를 수확후, 도정을 한후 떡과 밥을 해서 마을 주민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금마중학교 전교생들이 직접 손모내기 한 벼를 수확후, 도정을 한후 떡과 밥을 해서 마을 주민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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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손으로 재배한 쌀로 만든 인절미 떡이다. 15일 오후 금마중학교에서는 마을주민들을 초대해 학생들이 키운 벼로 만든 쌀막걸리와 떡, 그리고 식사를 대접했다.
 학생들 손으로 재배한 쌀로 만든 인절미 떡이다. 15일 오후 금마중학교에서는 마을주민들을 초대해 학생들이 키운 벼로 만든 쌀막걸리와 떡, 그리고 식사를 대접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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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마친 마을 어르신들은 학생들이 준비한 아리랑 프로젝트와 풍물공연을 감상했다. 이에 화답하듯,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 풍물패는 신나는 풍물 가락을 선보였다.
 
직접 모를 심고 도정한 쌀로 마을잔치를 준비한 이가은 학생은 "우리가 수확한 벼를 가지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니까 뜻깊고 의미 있다"며 "이것이 바로 소규모 학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아닌가 생각한다. 올봄부터 시작해서 추수까지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수고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학교 주진익 교장은 지난 여름철 내내 벼를 보살피기 위해 매일같이 논으로 출근했다. 학생들 또한 자주 논을 찾아 주 교장과 함께 벼의 생육 상태를 지켜봤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원래는 무농약으로 벼를 재배하려고 했으나, 극심한 가뭄과 뒤이은 장마로 벌레가 생겨 저농약을 살포했다. 다행히 저농약을 한차례 살포하고 벌레들을 퇴치한 후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

수확한 벼를 학생들이 홀태(빗살처럼 촘촘한 쇠틀 사이로 벼를 끼우고 잡아당겨 벼 낱알을 턴다)를 이용하여 벼 알갱이를 털고 있다.
 수확한 벼를 학생들이 홀태(빗살처럼 촘촘한 쇠틀 사이로 벼를 끼우고 잡아당겨 벼 낱알을 턴다)를 이용하여 벼 알갱이를 털고 있다.
ⓒ 주진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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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재배한 쌀로 만든 식혜다. 식혜 맛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맛있다.
 학생들이 재배한 쌀로 만든 식혜다. 식혜 맛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맛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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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생각하며 주진익 교장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과 함께 농촌의 특색을 알리기 위해 지난 5월 26일 손 모내기를 하고, 지난달 29일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수확한 쌀로 마을 잔치를 하게 됐다. 이러한 활동들은 교육적 가치가 있다. 아름다운 청소년 문화와 함께 가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농사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매일같이 논을 살펴보며 발걸음한 것이 수확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 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학생들과 손 모내기를 계속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오리농법 등 다양한 유기농법도 시도해보고 싶다."


점심식사를 마친 마을주민들을 위해 금마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이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마친 마을주민들을 위해 금마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이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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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 모내기부터 함께 했던 김지철 충남교육감도 마을잔치에 참여했다. 김 교육감은 "수확해서 떡을 만들고 밥을 지어서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을 보니 대단히 감회가 새롭다"며 "학생들이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마을 어르신을 초청해서 함께 점심을 나눴다. 이런 활동은 인문학 소양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학생들이 녹색성장 교육을 배우고, 우리가 마을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엔 대단히 중요한 교육적 의미가 있다"면서 "학생들이 교과서 이외의 것들로 배우면서 더 많은 성장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손모내기, #금마중학교, #마을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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