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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좋은 책을 출판해도 그 가치를 알고 책을 사는 독자가 없으니 정말 좋은 책이라 생각해도 출판하는데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팔리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면 바로 '육아서'라고 합니다. 육아라는 것이 참 만만치 않은 일이니 고민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기도 하겠지요.

게다가 요즘 젊은 엄마들은 대부분 직장맘으로 살아가다보니 '육아 고민'은 '육아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혹시, 육아에도 정답이 있을까 하며 이 책, 저 책 찾아보게 되는 것도 현실입니다. '똑게 육아', '균형 육아', '놀이 육아', '애착 육아' '짬짬이 육아'... 육아에 대한 고민들을 담은 제목입니다.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표지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 모래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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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육아에 대한 책도 눈에 띕니다. '핀란드식 육아', '스웨덴식 육아'... 이렇게 육아라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책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는 '육아 고민'의 정답을 찾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육아의 제1원칙'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토마스의 즐거운 놀이를 담고 있지만, 토마스의 생각도 보여주고 좋은 엄마가 되는 길도 보여줍니다.

토마스는 숨기를 좋아해. 이번에는 어디에 숨었을까?
엄마가 토마스를 찾아. 토마스! 토마스!

토마스는 식탁 밑에 숨어서 공룡책을 보느라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화산이 폭발하고 있는데 들릴 리가 없지요! 유니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엄마의 목소리가 들릴 리 없습니다. 이미 토마스는 유니콘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 걸요!

토마스는 빨래 양동이를 쓰면 우주로 둥둥 날아갑니다. 새 그림으로 가득 찬 샤워커튼 뒤에 숨으면 커다란 새를 타고 열대 섬으로 날아가지요. 재규어 이불을 덮으면 밀림에서 재규어와 얘기합니다. 토마스의 놀이는 숨기 놀이일 뿐만 아니라 상상의 세계로 데려다 주는 판타지 세상의 문이 되니까요.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
▲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내지1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
ⓒ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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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이렇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엄마들은 종종 잊어버립니다. 그들만의 세상에 여행을 떠났는데 아이들이 불러도 대답이 없으면 엄마는 바로 야단을 칩니다.

"어른이 부르는 데 대답도 안 하면 버릇없는 거야!"
"너는 엄마가 부르는 데 대답도 안하니! 엄마 속상하게!"

아이들은 엄마의 이런 꾸지람을 이해할 수 없겠죠. 자기는 그저 멋진 세상 속으로 여행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에요. 안 들리는 게 당연한 건데.....

토마스의 엄마는 토마스를 위해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 토마스를 찾아 나섭니다. 이번엔 토마스가 어디에 있을까요? 엄마는 장난감 상자 속에 앉아 있는 토마스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자, 이제......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
엄마는 토마스 배를 타고 강을 내려가고 있어요.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
▲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내지2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
ⓒ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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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걸까요? 엄마는 토마스와 함께 장난감 상자에 들어가 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 원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림책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가 제목에서부터 말하는 것처럼 내 아이가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 민준이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 혜원이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 시후는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의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지, 내 아이의 '생각'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떠올려본다면 육아 고민의 많은 부분을 쉽게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굳이 아이들을 어른들의 세상으로 끌고 나오려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조금씩 자라며 어른들의 세상을 배우게 됩니다. 조급하게 아이들의 세상에서 데리고 나오면 아이들은 혼란스러워지겠지요.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
▲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내지3 미카엘라 치리프 글,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
ⓒ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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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은 토마스의 엄마처럼 지금 내 아이가 서 있는 곳, 내 아이의 세상으로 들어가 보는 것, 그리고 함께 아이의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야말로 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육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육아서의 방법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 이 한 가지 원칙이 관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내 아이가 6살이라면 6살 아이의 세상으로, 내 아이가 6학년이라면 6학년의 형아의 세상으로, 내 아이가 중2라면 그 지독한 중2병의 세상으로, 내 아이가 고3 입시지옥에 서 있다면 나도 함께 그 자리로...

아이들의 마음이 있는 곳, 아이들의 생각이 있는 곳, 그 곳은 어디일까요?
내 아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미카엘라 치리프 지음, 라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모래알(2017)


태그:#그림책, #모래알,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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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속 보물들을 찾아 헤매는 의미 탐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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