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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MBC 노조의 사퇴 요구에도 심원택 사장이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며 버티어, 김장겸 본사 사장의 해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공영방송 정상화는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방문진 이사의 재편성 결과 MBC 김장겸 사장이 해임된 13일 다음날. 여수MBC 노조원들은 11시에 로비에서 전날의 승리를 축하하고, 앞으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끝으로 노조는 지지를 위해 참석한 여수와 인근 지역의 시민단체와 다른 업종의 노조 대표 등과 더불어 "심원택은 물러나라"를 외치며 사장실로 향했다.

김장겸 본사 사장이 해임된 다음날인, 14일에 여수MBC 노조는 사장실을 방문하여 심원택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사장은 "절차에 따라 물러난다"라는 입장만 고수했다.
▲ 심원택 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노조 김장겸 본사 사장이 해임된 다음날인, 14일에 여수MBC 노조는 사장실을 방문하여 심원택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사장은 "절차에 따라 물러난다"라는 입장만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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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노조위원장을 선두로 일행이 비서실을 지나 사장실에 들어가 문을 연 순간, 앞에서 대기하던 간부 한 명이 제지했지만 수월하게 입성했다.

박 노조위원장은 집무용 의자에 앉은 심 사장에게 "여수MBC 조직을 위해서 물러나라. 저희들이 아름답게 보내드리겠다"라며 첫 마디를 꺼냈다. 이에 심 사장이 "절차에 따라 물러난다"라 대답하자, "사장님의 선택이 아름다운 절차"라 받아쳤다.

"나도 하루하루가 괴로우니까. 그만 하자"라는 사장의 말에 "지금 자리를 지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공격이 들어왔다. 그러자 일순 말을 더듬으며 "절차에 따라. 김장겸 사장도 어제 절차대로 물러났다"라며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끝까지 피해를 주고"라 항의하자 사장은 "내가 무슨 피해를 줬나?"라고 반문했다. "방송 안하고 있는 것이 피해 아니냐?"라는 말에, "그거 서울 따라 간 거 아니냐?"라고 답변했다. 이에 일행이 웃었고, 누군가 "사장님 때문"이라고 힌트(?)를 주었다.

여수MBC 사측은 파업 중에 결원이 된 두 명의 자리를 비노조원으로 13일 인사발령을 한다고 13일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 사내게시판에 부착된 인사발령 여수MBC 사측은 파업 중에 결원이 된 두 명의 자리를 비노조원으로 13일 인사발령을 한다고 13일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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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인사는 왜 했느냐?"라는 노조의 질문에 "인사는 정식이 아니라 파업 도중 빠진 두 명의 공백을 메운 것 뿐"이라고 답했다. 인사 철회를 요구하자, "인사 절차에 무슨 문제가 있나?"라며 따졌다. 이는 "노조를 조롱한 것"이라 항의하자, "조롱이 아니다", "비조합원이다"라며 해명했다. "부당 노동 행위로 사법처리 대상"이라는 참석자의 말에, "왜 부당 노동이냐? 비조합원이다", "보직 자리가 한 달 비어있어서 채운 것 뿐", "정식 인사가 아니다"라고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한편, 여수MBC 1층 게시판에는 인사발령과 관련한 13일자 공고문이 붙었다. 보직으로 경영기술국 기술부 모씨가 기술부장으로, 보도제작국 편성제작부 모씨는 편성제작부장으로 13일 발령을 낸다는 내용이다.

   


태그:#공영방송 정상화, #MBC 파업, #여수MBC 심원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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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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