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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김주은(24), 오른쪽이 오은성(22) 학생이다. 오카리나의 아름다운 음색을 널리 알리는 게 이들의 꿈이다.
 왼쪽이 김주은(24), 오른쪽이 오은성(22) 학생이다. 오카리나의 아름다운 음색을 널리 알리는 게 이들의 꿈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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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청년 실업률은 이제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청년들에게 꿈을 묻는 것이 실례가 될 정도로 요즘 청년들은 꿈을 접고 사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와중에도 자신의 꿈을 향해 더디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 딛는 청년들이 있다.

지난 13일 충남 홍성의 한 커피숍에서 오카리나의 아름다운 음색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꿈이라는 두 명의 청춘을 만났다. 세종대 음대에서 오카리나를 전공하고 있는 김주은(24), 오은성(22)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두 학생은 현재 휴학 중이다. 절친한 친구이면서 동시에 선의의 경쟁자이기도 한 두 젊은이는 꿈도 닮았다.

이들은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젊은이들이 많지가 않다"며 "젊은 친구들을 모아 오카리나 합주팀도 만들고 함께 공연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은 오은성 두 학생은 지난 11일 열린 홍성국제오카리나콩쿠르에서 독주부문과 중주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들을 인터뷰한 것은 두 청년이 콩쿠르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은 아니다. 그들의 꿈이 무엇인지 들어 보고 응원하기 위해서다.  

낯설고 긴장한 탓일까. 인터뷰 내내 말수가 적었던 오은성 학생은 뒤늦게 말문이 튀어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 내기도했다. 밝고 건강한 두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삼촌 미소'를 짓다가 어느새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다. 아래는 두 청년과 나눈 대화를 재편집한 내용이다.

오카리나를 배우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 (김주은) 어머니가 문화센터에서 오카리나를 접하고 재미있다며 함께 하자고 했다. 오카리나 전공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다니던 학교도 그만 두고, 다시 세종대 음대에 입학해 오카리나를 전공하게 되었다.
(오은성) 예전에는 클라리넷을 연주했다. 그러다 사정이 생겨 그만두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음악 밖에 없고, 또 하고 싶은 것도 음악 밖에 없다. 우연히 오카리나 강좌를 접하게 되어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오카리나 외에 다른 악기를 연주한 경험은 없나
- (김주은) 은성이는 원래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나는 바이올린을 공부했다. 둘 다 오카리나로 악기를 바꿨고,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오카리나의 매력이나 장점은 무엇인가
- (김주은) 다른 악기보다 좀 더 수월하게 빨리 배울 수 있다. 배우는 재미가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악기는 일정 수준에 오르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오카리나는 그것에 비하면 비교적 연주가 쉬운 편이다.

최근 오카리나 대회에 참석해 수상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히 홍성에서 열린 콩쿨에 참석한 계기가 있나
- (김주은) 국내에서는 손에 꼽힐 만큼 큰 콩쿠르이다. 그래서 참석했다. 오카리나를 하는 사람들에게 홍성 콩쿠르는 꼭 참여하고 싶은 대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은성) 솔직히 경력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웃음)

오카리나를 배우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 (오은성) 다른 악기도 마찬가지이지만 오카리나도 깊이 들어가면 어렵다.
(김주은) 현악기를 하다가 관악기를 해서 일까. 혀를 쓰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어려웠다. 텅잉이라는 기술이 있는데, 텅잉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표현은 물론 음색까지도 달라진다. 그것을 익히는 것이 힘들다. (텅잉은 관악기를 불 때 혀끝으로 소리를 끊으며 연주하는 기법이다.)

지금은 오카리나가 점점 대중 악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주자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 (오은성) 오카리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꽤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오카리나를 클래식으로 보지 않는다. 오카리나가 클래식 악기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오카리나가 나온 시기는 색소폰이 발명되었을 시점과 비슷하다. 오카리나는 색소폰과 앙상블 연주도 가능하다.

오카리나를 전공하면서 뭔가 특별하거나 재미있는 일은 없었나
- (김주은) 다른 악기의 경우 오케스트라 수업을 위해 몇 십 명이 모여야 한다. 오카리나는 7명만 모여도 오케스트라 곡을 연주할 수 있다. 편곡된 악보를 통해 7명만 모여도 앙상블이 가능하다. 그런 점이 매력이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 (김주은) 오카리나는 국악이나 재즈와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 장르에 관계없이 모든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오은성) 나도 마찬가지로 다른 악기들과 어울려 협연을 하고 싶다. 다양한 악기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좋은 연주자가 되고 싶다. 아,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마린바를 연주하는데 동생과 협연을 하는 것도 꿈이다.


태그:#김주은 오은성 , #오카리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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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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