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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미숙인가, 급발진인가

강남역 충돌사고와 산타페 급발진
17.11.24 19:4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지난 10월 18일 오후 12시 36분 경 강남역 인근에서 50대 중년 여성 장모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상가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시민 6명이 다치고 그 중 한 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네티즌들은 이에 가지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운전을 못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다친 사람들만 불쌍하다, 김여사다 등 주로 운전자에 대한 비난이었다.

장씨는 처음 진술에서 급발진으로 생긴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자신의 운전 미숙이라며 번복했다. 자동차 뒷바퀴가 걸려 빠져나오려고 엑셀을 밟았는데 갑자기 차가 돌진해 핸들을 꺾었더니 건물에 충돌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단순 운전미숙 사고도 있는 반면, 지난 2016년 8월 부산에서 발생한 산타페 급발진 충돌 사고는 논란이 많다.

산타페 운전자 한모(64)씨는 급발진을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에서는 "사고 당시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길 수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밀 감정을 통한 실험을 진행했더니 결과는 달랐다. 실험은 사고 차량의 인젝터, 고압연료펌프, 터보 차져와 남은 엔진오일을 그대로 재활용했고, 동일 모델의 엔진을 사용해 사고와 똑같은 환경을 구현했다.

2분이 지나자 2000RPM이던 회전수가 5000RPM까지 치솟았으며, 키를 뽑은 이후에도 엔진은 멈추지 않았다. 또한 엔진오일의 양은 적정량 4L를 넘어 오히려 7L로 증가했다.고압연료펌프가 고장나 경유가 흘러 엔진 오일에 섞였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해당 차량의 고압연료펌프에 대해 무상수리를 해왔는데, 이는 사실상 결함을 인정해왔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현대차가 급발진 사고를 은폐하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킨다"며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도, 제조사도 진실을 규명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사고가 났을 때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의 기계식 조작 기반에서 점점 전자제어식 자동차로 바뀌어가면서, 복잡성이 증가해 알고리즘 오류 등을 규명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급발진 사고에서는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 소비자가 밝힐 수 있는 것은 '차량에 순간적인 오작동'이 있었다라는 것뿐이고, 제조사조차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상적으로 제어되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나올 수 밖에 없고, 급발진의 특성인 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전혀 고려할 수가 없다.

급발진 사고의 문제점은, 사고를 규명하고 책임지우기가 까다롭다는데 있다. 이미 기존에 급발진 사고 형사재판 결과 운전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가 많다. 만약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해도 제조사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별도로 민사소송으로 다시 다뤄야 한다. 제조사는 대부분 과실을 운전자에게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항상 불안에 떨어야만 한다. 과학 지식에 무지한 일반 시민이 진실을 규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봤자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급발진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급발진이 발생한 차량은 대부분 전자제어식 차량에 한정되어있다. 따라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자동차 ECU컴퓨터라고 좁혀져왔다. ECU는 엔진과 자동 변속기를 가동하기 위한 조건과 상황을 학습하고 제어하는 컴퓨터이다. 다양한 운행 조건에서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한 제어를 하는 ECU는 운전자의 운전습관까지도 운행기록으로 학습한다.

그러나 이러한 ECU컴퓨터가 연료의 점화시기나 분사량을 잘못 계산하여 정확하지 않은 신호를 주면 자동차가 오작동을 하게 된다. ECU는 가속페달의 각도를 확인해 엔진 스로틀 개폐량을 정해주는데, 이것이 고장이 나면 잘못된 개폐량을 전해주고 급발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차량의 시동을 껐다 켜게 되면 ECU의 데이터가 원래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이다.

급발진의 또 다른 원인은 잦은 브레이크 사용이다. 제동을 보조하는 기능을 하는 브레이크 배력 장치는 엔진을 가동시켜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한다. 따라서 시동을 끈 상태에서는 제동을 하기 위해 많은 힘이 필요하지만, 시동을 키면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 조금만 힘을 가해도 제동력이 3~4배로 높아진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자주 밟게 되면 배력장치로 인해 진공호스에 압력이 최대 10배로 가해진다. 그때 엔진의 흡기 밸브에 공기가 유입되어 순간적으로 압력이 급증하면, 가속페달을 밟을 때만 열리는 스로틀 밸브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에도 작동하여 급발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급발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 번째로, 자동차가 멈출 때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은 상태를 유지한다. 자동차의 기계식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자장치와 별개의 메커니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전자장치가 고장나더라도 제동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제동력을 높이겠다고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는 방법은 차량이 오히려 더 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밟아주는 것이 가장 좋다.

두 번째는 변속기를 중립(N) 상태로 놓는 것이다. 기어를 드라이브(D)에 놓으면 자동차가 앞으로 나가려고하는데, 중립 상태에서는 기어가 완전히 분리되어 동력이 전달되지 않는다. 따라서 엔진 회전수는 높아지지만 돌진하지 않는다.

세 번째, 시동을 ACC상태로 놓는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사고를 막기 위해 시동 자체를 꺼야한다고 오해하는데, 시동을 완전히 꺼버리면 핸들이 움직이지 않아 2차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전원 공급은 가능한 상태인 ACC상태에 두거나, 스마트 타입인 경우 스타트 버튼을 3초동안 누르면 이러한 상태를 만들 수 있다.

가로수나 전봇대 등에 부딪히지 말고 가급적 넓은 벽에 자동차의 측면을 긁으면서 감속하다가, 차량이 멈추면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고 주차(P)상태로 마무리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태그:#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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