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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일) 진행된 한미FTA 개정협상 공청회가 '무늬만 공청회'로 졸속 진행될 우려가 있다는 박주선 국회 부의장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관련 공청회>는 개회식과 세션 1 한미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세션 2 종합토론과 질의응답의 순서로 예정됐다.

하지만 강선천 산업부 통상차관보의 개회사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의 한미FTA 개정 추진 경과 발표, 세션 Ⅰ로 준비된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팀장의 '한미 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이후 공청회는 농민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로 중단됐다.

공청회 파행 원인은 '산업부의 약속 위반'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FTA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한 여성농민이 졸속 공청회라면서 강력 항의하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FTA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한 여성농민이 졸속 공청회라면서 강력 항의하고 있다
ⓒ 한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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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등이 반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산업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올해 3월 14일 보도자료에서 "한·미 FTA로 인한 성장, 고용, 소비자후생 등을 분석한 FTA 이행상황 평가는 전문연구기관의 연구용역을 거쳐 '17.10월 中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공청회가 열리는 이날까지 정부 차원의 '한미FTA 이행평가'는 완료되지 못했다. 공청회장에서 농민단체 참석자들은 '지난 5년간의 이행평가를 통해 이익은 무엇이고 손실은 무엇이었는지도 밝히지 않은 채, 한미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을 발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미FTA 개정 공청회, 실제 자료집은 5페이지에 불과

이번 공청회가 '졸속 공청회'라는 지적은 자료집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개회사와 경과보고를 제외한 내용은 김영귀 팀장이 발제한 '한미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5페이지가 전부였다.

8명에 달하는 패널들의 토론문은 3일 전인 7일 오후에 산업부에 제출되었지만, 단 1페이지도 수록되지 못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종합토론'에 나설 패널들에게조차 김영귀 팀장의 발제문이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다.

산업별 경제효과 분석 없는 경제적 타당성 검토는 앙꼬 없는 찐빵

김영귀 팀장이 발제한 '경제적 타당성 검토' 발표문은 양보다 질이 더 문제였다. 발표문에서는 경제적 효과를 2011년 GTAP Database를 활용해 연산가능 일반균형(CGE) 모델로 분석했다고만 했을 뿐, 보고서의 기초가 되는 세부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개정 시나리오는 "선행연구를 고려하여 잔여관세 품목을 대상으로 낮은 수준과 높은 수준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만 했을 뿐이다. 선행연구의 결과는 무엇이며, 잔여관세 품목은 무엇인지조차 공개되지 않았으며, 낮은 수준과 높은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조차 설명이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산업별 경제효과 분석이 없다는 점이다. 발표문에는 낮은 수준으로 추가 개방할 경우 실질 GDP는 0.0004%, 소비자후생은 1천200만 달러 증가하며, 높은 수준으로 개방 시에는 실질 GDP와 소비자후생은 각각 0.0007%, 2천400만 달러 늘어난다는 분석결과만이 짤막하게 기재되어 있다.

통상조약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있어 실질GDP나 소비자후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산업별 경제효과다. 어느 산업에 어떤 이익과 손해가 있는지를 밝히지 않는 경제분석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다. 통상절차법 제11조에서도 통상조약에 대한 영향평가는 △국내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국내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김양희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GDP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더라도 개별 특정업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단 뜻은 아니므로 산업별 경제효과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산된 한미FTA 개정 관련 공청회, 다시 개최해야

 통상절차법과 행정절차법 상 '공청회'의 법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송기호 변호사
 통상절차법과 행정절차법 상 '공청회'의 법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송기호 변호사
ⓒ 한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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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절차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통상조약체결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공청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오늘 파행으로 끝난 한미FTA 개정 관련 공청회는 다시 개최해야 할까?

정답은 그렇다. "공청회"란 행정청이 공개적인 토론을 통하여 어떠한 행정작용에 대하여 당사자 등,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그 밖의 일반인으로부터 의견을 널리 수렴하는 절차를 말한다(행정절차법 제2조 제6호).

하지만 오늘 공청회는 "기존 5년에 대한 평가가 없는 아주 형식적인 발표 하나가 있었고, 토론 자체는 진행되지 않았다. 저도 토론자의 한 사람으로서 왔는데 토론이 진행 안 됐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오늘 공청회는 무산됐다(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그럼에도 산업부는 공청회 무산 직후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금일 공청회 및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를 반영하여 통상절차법 제6조에 따른 한미 FTA 통상조약체결계획을 수립하여,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통상절차법이 제정되기 직전의 행태를 되풀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국민과 함께 하는 외교를 실현하겠다면서, 「국민외교센터」를 설치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행태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행태다. 공청회 무산 직후 한 여성 농민의 외마디가 귓가를 맴돈다.

"정권 바뀌어 좋은 세상 올 줄 알았는데..."

덧붙이는 글 | * 필자는 '국회 FTA연구모임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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