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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를 받는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우리나라의 안보정세가 나날이 위중해지고 있다. 국정원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최근 들어 오히려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이 점에 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검찰 조사실로 향했다.
▲ 기자들 질문에 굳게 입 다문, 이병호 전 국정원장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를 받는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우리나라의 안보정세가 나날이 위중해지고 있다. 국정원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최근 들어 오히려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이 점에 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검찰 조사실로 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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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안보정세가 나날이 위중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입니다. 최근 들어 오히려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습니다. 크게 걱정됩니다. 위태로운 사회 환경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 점에 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정보원(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은 오히려 "국정원을 흔들지 말라"며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국정원을 지지할 수 있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국민이 더 성원해야" '국민 탓'한 전직 국정원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10일 오전 이병호 전 국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국정원을 이끌었다.

오전 9시 1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에 등장한 그는 약 45초간 미리 준비해둔 말만 쏟아내고 조사실로 향했다.

취재진이 청사 내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왜 청와대에 상납하셨나", "안보 목적으로 쓰였다고 보시나"라고 거듭 물어봤지만,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 여론 조사 비용을 국정원 특활비로 지원한 거 자체가 불법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국정원을 지지할 수 있겠느냐", "국정원을 위한 거였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거였습니까"라는 질문에도 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국정원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3개월 후인 2013년 5월부터 임기 전반에 걸쳐 최소 40억 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했다. 상납은 국정원 직원이 현금을 '007가방'에 담아 청와대 인근에서 청와대 관계자에게 은밀히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넘어간 돈은 청와대 몫으로 편성된 특수활동비와 무관하게 비밀리에 보관되고, 집행됐다. 특히 지난해 20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앞두고 청와대는 '진박' 후보를 가리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여기에 든 비용 5억 원도 이병호 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에서 나왔다.   

앞서 8일에는 2013년 3월~2014년 5월 국정원을 이끈 남재준 전 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각종 의혹을 취재진의 질문에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후 19시간 동안 이어진 밤샘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로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들을 차례로 조사한 뒤 조만간 박근혜 전 대통령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돈을 받은 피의자로 적시된 셈이기 때문에, 조사는 불가피 하다"면서 "방식이나 시기는 추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태그:#이병호, #남재준, #박근혜, #특수활동비,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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