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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뉴스>에 입사해서 이제는 진주시민이 되었습니다. 전입신고까지 마쳤습니다. 진주에서 가 볼 만한 곳을 찾다가 청동기문화박물관을 발견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우리나라 유일의 청동기시대 전문박물관이랍니다. 국내 청동기시대 최대 유적지라고도 합니다.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주변 진양호 경치도 좋다고 합니다. 아내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지난 3일 가족과 함께 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에 가 봤습니다.

안내데스크에 직원이 없더군요. 잠시 자리를 비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갈 때까지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안내데스크
 안내데스크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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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데스크 바로 앞에 영상실이 있었습니다. 분명 16시 30분에 상영 시작인데 10분 넘게 기다려도 문은 열리지 않더군요. 문의할 직원도 없고 참 난감했습니다.

영상실
 영상실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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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눈총이 따갑습니다. 갑자기 목이 마릅니다. 다행히 자판기 코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음료수는 없고 자전거는 있었습니다. 요즘은 자판기에서 자전거도 파나요?

음료자판기에 있는 자전거
 음료자판기에 있는 자전거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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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포기했습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봅니다. 벽면이 뜯겨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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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도 꺼져있습니다.

꺼져 있는 영상물
 꺼져 있는 영상물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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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의 나라' 전시관은 아예 입구를 막아 놓았습니다.

전시관 입구가 막혀있습니다
 전시관 입구가 막혀있습니다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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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보는 영상물 책자는 찢겨 있었습니다.

영상물 책자가 찢어져있다
 영상물 책자가 찢어져있다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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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볼 수 없게 만든 박물관 같습니다. 갑갑합니다. 밖으로 나갔습니다. 무성한 풀더미가 저희를 반겨줍니다.

제초작업을 하지 않은 풀더미
 제초작업을 하지 않은 풀더미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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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분 꼬락서니가 가관입니다.

박물관 입구 화분
 박물관 입구 화분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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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 곡물이라는데 잡초만 가득합니다. 여기서 곡물이 어찌 자랍니까?

청동기시대 곡물 경작지
 청동기시대 곡물 경작지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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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쪽으로 가 봅니다. 안내판이 있습니다. 사람이 읽을 수 없습니다. 자세히 보면 X자 같습니다. 오지 말라는 건가요?

유적 안내판
 유적 안내판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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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무덤입니다. 돌이 내려앉아 무덤에 들어가 있습니다

청동기시대 무덤
 청동기시대 무덤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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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웃습니다. 관람객이 직접 천을 걷고, 장비를 다시 세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체험하는 방법도, 안내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박물관 전통놀이 체험 시설
 박물관 전통놀이 체험 시설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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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그냥 전망대에 올라 바깥 경치를 구경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전망대 표시판이 있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길이 막혀 있습니다. 전망대는 왜 막힌 길을 안내하는 걸까요?

방향 표시안내판
 방향 표시안내판
ⓒ 장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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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은 이랬습니다.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일부러 방치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광지라고 추천하기에 민망합니다. 더 놀라운 건 사무실에 와서 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에 대해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진주시에서 사업비만 무려 121억 원을 들여 설립했습니다. 큰 예산을 투입해서 야심 차게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매년 4억 원 이상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한 해 입장료 수익은 천만 원에 못 미칩니다. 사람들이 찾지 않습니다. 또한, 박물관에는 학예사도 없습니다. 법적으로 등록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진주시는 용역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학예사 채용도, 활성화 사업 추진도 어렵다고 합니다. 거액의 예산 120억 원을 투입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예산이 없어 못 하겠다 합니다.

청동기문화박물관에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자료는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답답한 나머지 전화로 문의를 합니다. 전화를 걸 때마다 담당 직원과 팀장은 자리에 없기 일쑤입니다. 청동기문화박물관 관리상태로 봐서는 직원이 밖에 있어야 하는 건 맞는데 좀 심합니다.

진주시에 학예사 채용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진주시 박물관팀장은 "현재까지 특별한 (채용)계획은 없다"며 "예산 때문에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번에는 박물관 시설관리 및 활성화 계획에 관해 물어보았습니다. 진주시는 지난 2016년 연구용역을 의뢰해 박물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거든요.

하지만 진주시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고 추진되는 사업은 없다"며 "박물관이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예산투입 없이 박물관 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진주시민이 보기에 부끄러운 청동기문화박물관을 어찌해야 할까요? 세금이 또 줄줄 새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단디뉴스> 기자 신분으로 청동기문화박물관을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진주지역 독립언론 단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박물관, #진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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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 사는 장명욱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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