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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 그냥 버리실 건가요 ?

 다양한 모양의 농산물
 다양한 모양의 농산물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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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못난이 농산물이란 정상수확 되어 맛에는 문제가 없으나, 규격이 고르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을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연간 생산/유통되는 못난이 농산물의 양이 약 60억 파운드(272만 톤)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많은 농산물들이 '외관상'의 이유로 판매되지 않고, 버려진다고 하니 너무나도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과잉생산 & 과잉폐기 현상 속에서, 사람들은 못난이 농산물을 재조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못난이 농산물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음식 폐기물의 감소' 입니다. 매년 폐기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약 13억톤에 달합니다. 해당 수치는 농림수산물로 대변되는 1차생산품과 가공식품인 2차생산품, 기타 조리폐기물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중 '비매품'으로 불리는 못난이 농산물의 양이 적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경제수준 · 식습관이 고도화됨에 따라, 더욱 화려하고 먹음직한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볼품없는 식재료들은 버려 지기 일쑤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빈곤문제의 해결입니다. 2011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발간한 문서에 따르면, 서구화된 국가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식량 생산량'과 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A라는 국가에서 버리는 음식의 양이, B라는 국가의 총 식량 생산량과 비슷하다는 것이죠. 못난이 농산물은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버려지곤 하지만, 이를 저렴하게 가공/판매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못난이 농산물의 재활용은 생산농가의 소득에 이바지함으로써, 도시 농촌간 경제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외형적 기준'을 타파하여 새로운 소득원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주)파머스페이스의 서호정대표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중이다.
▲ (주)파머스페이스의 서호정대표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중이다.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부산 사회적기업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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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새로운 시장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못난이 농산물은 영양과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되, 원가가 저렴하고 사회적인 의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주스카페와 농산물 직거래 유통 서비스를 운영중인 ㈜파머스페이스의 서호정 대표는 못난이 농산물을 "개척하기에 따라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소농가들이 출하하는 농산물 중 2~30%는 못난이 농산물에 속하는데, 해당 판로를 개척하여 농가 소득개선에 기여하고 도시민들에게는 저렴하고 착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인 셈이죠.


저렴하지만 높은 활용성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JINRI'는 지역 농가의 못난이 채소를 활용한 피클을 생산/판매하여, 2016 굿디자인어워드의 '사회공헌부문' 수상을 차지하였습니다.

한편 지역경제 활성에 이바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일본의 농업벤처기업 'Agrigate(애그리게이트)'는 자사가 운영하는 청과물 가게의 남은 채소를 활용한 반찬과 스무디를 판매하고 있으며, 'Kodawarin(코다와린)'은 못난이 채소로 만든 퓨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못난이 농산물의 이면에는 '인식'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못난이 농산물이 아무리 좋은 가치와 사업성을 띄고 있다 한들, 이러한 움직임에 대중이 동참하지 않는다면 그 가치는 반감되고 말 것입니다.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갖고, 그를 활용/소비할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인식개선을 위한 발걸음, 요리가무

전 세계 40개국 70개 지역에서는 매년 4월 29일 '요리가무(Disco Soup)'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요리가무란 춤과 노래로 흥을 돋우며, 음식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버려지는 과일과 채소를 모아 도마에 올리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칼질을 시작합니다. 즐겁게 손질한 야채들은 고스란히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 되며, 만들어진 음식은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나눠먹는다고 합니다.

2012년경 독일에서 시작된 'Schnitzeldisko(슈니첼디스코)'가 요리가무의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밭에 버려지고, 마트에서 폐기되는 음식물들이 결국은 완벽히 먹을 수 있는 음식임'을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고 합니다.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대중과 향유함으로써 인식을 타파하고, 범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자각을 이끌어내는 셈이죠.

요리가무 포스터 매년 4.30 국내에서도 요리가무 행사가 진행됩니다.
▲ 요리가무 포스터 매년 4.30 국내에서도 요리가무 행사가 진행됩니다.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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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4월 30일마다 요리가무 행사가 개최되고 있는데요. 올해로 8번째를 맞은 본 행사는 서울시와의 연계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건강한 먹거리와 재미, 농가의 매출증대, 바람직한 식문화에 이르기까지 4가지 토끼를 단번에 잡는 뜻 깊은 행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은 작은 움직임에 불과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에서도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음식 폐기물 또한 감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먹는 음식. 어쩌면 겉모습이 다는 아닐 지도 모릅니다. 못난이 농산물 언제까지 버리실 건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식품연구원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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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궁금해 하는 사람 독립출판 저자, 스토리텔러,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