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불펜 투수 권오준(37)이 FA를 신청했다. 프로에 입단한 지 18년만에 첫 FA다.

권오준은 1999년 삼성에 데뷔 한 이래 지금까지 쭉 삼성에서만 선수 생활을 해온 '원 클럽맨'이다. 그리고 삼성이 리그를 호령하며 '왕조'를 구축했을 때 그는 항상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가 삼성에서 어떠한 발자취를 남겼는지 살펴보자.

권오준은 1999년 삼성에 입단 후, 첫 팔꿈치 수술을 결정한다. 이 후 해병대 상근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그가 본격적으로 활약한 시즌은 2004년이었다. 권오준은 당시 투수 코치였던 선동열 감독의 눈에 들어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47경기에 등판해 11승 5패 7홀드를 올리며 삼성 투수진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2005년 권오준은 초반에는 마무리로 활약하며 17세이브를 올렸으며 후반기, '돌부처' 오승환이 마무리로 자리잡자 셋업맨에 위치해 한국 야구사에 남을 'KO펀치'를 구축했다. KO펀치는 삼성이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데 주역이 되었다.

2005년 두산과 펼쳐진 한국시리즈에서 권오준은 전경기에 출장해 무실점으로 두산의 타선을 봉쇄하는데 성공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1등 공신이 되었다. 특히 3차전, 6회말 1사 1,3루의 위기 상황에서 중심 타자였던 안경현과 홍성흔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은 권오준의 진가를 확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2006년에도 권오준의 활약은 계속됐다. 9승1패 32홀드 방어율 1.69의 성적을 올리며 아시아 홀드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2012년, SK 와이번스의 박희수가 34홀드를 올리기 전까지 유지됐다.

계속된 연투의 후유증으로 권오준은 결국 2008 시즌 후 2번째 수술을 결정했다. 2010년, 돌아온 권오준은 예전처럼 필승 계투진의 중심은 아니었으나, 정신적인 지주로써 활약했다. 그리고 권오준이 정신적 지주로 있던 불펜진은 삼성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4년 연속 통합우승을 하며 구축했던 '왕조'의 중심이 되었다.

2015년, 국내선수 최초로 세번째 수술을 하면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며 돌아온 권오준은, 불미스러운 일로 안지만과 임창용이 빠진 상황에서 치른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후배들을 다독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해 헌신했다. 

과거 삼성 필승 계투진에서 남아있는 선수는 권오준 밖에 없다. 삼성은 불미스러운 일로 안지만과 임창용을 잃으며 불펜진의 안정적인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현재 삼성 불펜진은 심창민과 장필준에게 과부하가 걸려있는 상태이다.

다시 완벽한 불펜진을 구축하려면 정신적 지주 권오준은 삼성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 권오준의 많은 경험과 야구에 대한 열정, 팀에 대한 헌신은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예전만큼 강력한 구위는 보유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삼성에 권오준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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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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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전문기자를 꿈꾸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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