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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춤을 배우고 한춤공연을 통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머리카락을 기르느라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김형금 시인
 요즘 한춤을 배우고 한춤공연을 통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머리카락을 기르느라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김형금 시인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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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금(61) 전 대한적십자 화순지구협의회장이 늦깍이 시인으로 등단했다. 장흥이 고향인 김형금 시인은 20여년간 살고 있는 화순을 제2의 고향이라 말한다.

김 시인은 신혼시절 첫 아이와 자신을 남겨두고 군에 입대한 남편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문학적 감성을 키웠고, 화순에서 적십자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강좌를 들으며 본격적인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평발이라 안간다더니 군에 입대한 남편

김형금 시인은 23살 무렵 지금의 남편인 안길환 장흥군농업기술센터장과 결혼해 광주광역시 학동 부근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꿈같던 신혼생활도 잠깐. 결혼 1년만에 첫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태어난 지 95일만에 평발이어서 군대에 가지 않는다던 남편이 군대로 훌쩍 떠났다.

어린신부와 어린신랑은 서로에 대한 그리움 등을 글에 담아 편지를 주고받았고, 당시 주고받았던 편지에는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고단함과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동과 환희,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혼 전 수많은 세계명작 도서를 읽고 틈틈이 지인들에게 안부도 묻고 소식도 전할 겸 그때그때의 감성이 담긴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글쓰기에 도움이 됐다.

 김형금 시인의 습작노트
 김형금 시인의 습작노트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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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활동하며 숨어있던 문학적 감성 깨워

김형금 시인이 화순에 터를 잡은 시기는 1990년대 중반 무렵이다. 이후 화순적십자와 인연을 맺고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다가 화순협의회장을 맡게 됐다.

회장이 되어 자연스럽게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 축사와 격려사, 대회사, 인사말 등을 쓰고 읽으면서 지인들로부터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들었다. 지인들은 그녀의 글이 '영혼을 맑게 하고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다'고 말했다.

자주 글을 쓰고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숨어있던 문학적 감성이 깨어나고 글쓰기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내친 김에 주민자치센터의 글쓰기 강좌에 등록하고 글쓰기를 배우면서 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틈틈이 습작을 하며 언젠가 내 글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시인 김형금' 부담스럽지만 뿌듯

시인으로의 등단은 우연찮게 이뤄졌다. 20여년간 알고 지내던 시인이 그녀의 습작노트를 보고 '발상이 참신하고 글에 울림이 있다'며 출품을 권유한 것.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험삼아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지난해 겨울 종합문예지인 문학춘추 4분기 신인작품상 공모에 10편의 시를 출품했고 신인작품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녀는 '시인'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등단 전에는 '김형금의 글'이었지만 등단 후 '시인 김형금의 글'로 읽히며 '시인의 글'로 평가받은 것이 부담스럽단다. 그러면서도 꿈 하나를 이뤄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그동안 쓴 글들과 인생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김형금 시인의 언덕 위의 하얀 집.
 그동안 쓴 글들과 인생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김형금 시인의 언덕 위의 하얀 집.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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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나의 삶의 흔적이자 인생

김형금 시인에게 시는 삶의 흔적이다. 그녀의 시에는 집 앞 텃밭을 가꾸거나 지인과의 만남, 여행지에서의 감성들이 담겨 있다. 크고 작은 일상이 시의 소재가 된다.

김 시인은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내가 쓸 수 있을까, 무엇을 쓸까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때그때 무조건 글로 풀어내란다. 그 글을 다듬고 다듬다 보면 수필이 되고 시가 된단다.

지난해 큰 사고를 당하면서 예전보다 부쩍 핼쓱해진 그녀는 현재 '전원주택에서의 삶'이라는 또 다른 꿈을 이루고 화순 동면 작은 마을 언덕위에 하얀 집에서 체리농원을 가꾸며 살고 있다.

그 집에서 신혼시절 남편과 주고받았던 편지와 살아온 이야기, 그동안 습작한 시와 수필을 엮어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틈틈이 펜을 잡는다.

<언덕 위의 하얀 집 … 김형금>

별빛 내리는
자리에 서서
백화(白花)로 맑게 태어나
한 폭의 그림처럼 살아가리다

서늘한 바람을
가슴으로 느끼며
고단한 삶의 무게 모두 내려놓고
바라보리다
억새꽃 틈으로 사라져 가는
저 야윈 햇살의 모습을

이제는
등나무 껍질 같이 단단해진
나의 아픔도
티눈 없이 닦아내리다
깨어 숨 쉬는 마음으로

뜰 안에서 노래하는
다홍빛 새들
산야의 이마 위로
하나 둘씩 훨훨 날아 오를때
나 이슬 배인 풀밭으로
거뜬히 걸어나와
그대만을 위한 그리움의 시
시원스럽게 읊으리다
'풀꽃'이라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순자치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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