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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또 나드리 화이트 와인
 샤또 나드리 화이트 와인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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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맛은 달콤하면서 상큼했다. 그래서 순수한 여운이 길게 남았다. 맛있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샤또 나드리에서 만든 화이트와인을 마신 소감이다.

"샤또 나드리의 화이트와인은 아주 맛있습니다. 2015년에 처음 마셨을 때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맛있는 와인이 어디에 숨어있었던 거지 하면서 말이죠. 대체 누가 만든 와인이냐고 물었더니 '샤또 나드리'의 너브내 와인이었습니다."

최정욱 광명동굴 소믈리에의 말이다. 최 소믈리에는 당장 임광수 대표에게 광명동굴에 와인 납품을 요청했다. 그렇게 해서 샤또 나드리의 '너브내 와인'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샤또 나드리는 강원도 홍천에 있다. 너브내는 넓은 내라는 의미로 '홍천'의 다른 이름이다. 홍천에 있는 유일한 와이너리이기 때문에 홍천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너브내'를 와인 이름으로 사용했다는 게 임광수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10월 26일, 샤또 나드리에 최정욱 소믈리에와 함께 다녀왔다. 강원도 홍천이지만 샤또 나드리가 있는 서면은 서울과 가깝다. 강남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강원도라 샤또 나드리로 가는 길은 이미 겨울의 그림자가 깊숙이 드리워져 있었다.

 임광수 샤또 나드리 대표
 임광수 샤또 나드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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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나드리에 가기 전부터 마음이 설렜던 것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와이너리였기 때문이다. 임광수 대표를 만나 너브내 와인을 시음하면서 와인을 만들게 된 속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샤또 나드리 방문을 마치고 어둠이 깊게 깔린 길을 되짚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에 다시 방문해 밤새도록 너브내 화이트와인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운이 길게 남는 만남이었다.

가족 나드리 펜션도 같이 운영하는 '샤또 나드리'는 와인제조장과 와인시음장으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다. 와인시음장은 아담하면서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와인시음장이나 와인시음장 앞 데크에서 포도밭을 조망하면서 와인을 마실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포도밭은 여름의 싱싱함이 사라진 상태였다.

샤또 나드리는 레드 스위트와인, 화이트 스위트와인, 로제 와인을 생산한다. 올해부터는 화이트 드라이와인도 만들 예정이다. 달콤하면서 은은한 매실 향이 감도는 매실와인도 만들지만 판매는 하지 않는다. 매실와인은 '샤또 나드리 비장의 카드'로 숨겨두면서 손님 접대용으로 사용한다고.

최정욱 소믈리에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너브내 화이트와인을 가장 먼저 시음했다. 와인을 마시는 순간 '맛있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달콤한 첫맛이 입안을 황홀하게 감싼다. 그건 최 소믈리에도 마찬가지다.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띤 채 "맛있다"고 외친다. 하지만 이 와인은 2015년에 최 소믈리에를 사로잡았던 그 와인이 아니다. 이제 그 와인은 없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재고가 완전히 소진됐기 때문이다. 다시 맛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잘 나가던 축산유통업을 하던 임광수 대표가 연고가 전혀 없는 홍천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것은 2004년. 본격적인 와인제조를 시작해 첫 와인을 출시한 것은 2008년이었다.

임 대표는 홍천으로 귀농할 때만 해도 자신이 와인메이커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취미(?)로 시작한 양조가 그의 삶뿐만 아니라 아내 이병금씨의 삶도 바꿔놨단다. 축산유통업을 시작하면서 10년 뒤에는 시골로 내려가 살겠다는 말을 했던 것이 '씨'가 되었다고.

아내 이병금씨는 이런 남편의 말을 그냥 해보는 말이려니 했다. 그런데 2002년에 귀농을 하겠다면서 남편이 땅을 보러 다니더란다. 그렇다고 무작정은 아니었다. 임 대표는 친환경농업 교육도 받으면서 차근차근 귀농준비를 했다. 취미생활도 준비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 두 가지가 양조와 색소폰이었다.

 샤또 나드리 와인시음장
 샤또 나드리 와인시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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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가서 무엇을 할까 고민했어요. 전원생활을 한다지만 하늘만 쳐다보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 해서 취미생활을 할 것을 찾았는데, 술을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우리나라 양조의 신화로 불리는 배상면 선생이 살아계실 때인데 배상면 주가 양재동연구소에서 전통주 제조 교육을 받았어요. 그게 아마 2000년 정도였을 겁니다."

2004년에 귀농하면서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캠벨 포도였다. 포도농사를 짓다보면 자연스럽게 포도가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포도즙 생산을 했고, 와인제조로 눈을 돌리게 된다. 임 대표는 이미 전통주 제조 교육을 받았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했다. 홍천농업기술센터에서 와인양조 심화과정 교육을 받으라는 제안을 해왔던 것이다. 그게 '샤또 나드리'의 출발점이 되었다.

한국와인산업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정석태(농촌진흥청 연구관) 박사에게 와인양조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홍천에서 수원까지 가서 와인양조 교육을 6개월 동안 받았다. 그리고 2008년에 처음 레드와인을 만들었다. 농민주 제조면허를 받은 것은 2009년, 사업자등록은 2010년에 냈다.

와인제조는 15평 남짓한 자택 지하실에서 시작했다. 공간이 넓지 않았지만 와인제조설비와 발효설비 등을 갖추는데 4천~5천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 술 제조는 '취미생활'로 시작한 건데,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갔다.

임 대표의 말을 빌자면 수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란다. 와인제조는 시작하면 계속 설비투자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생기면서 점점 필요한 설비가 늘어나는데, 와인 제조 설비는 당연히 고가일 수밖에 없으니 투입 비용이 늘어난다.

그렇다고 짧은 기간에 와인을 판매해 수입을 올릴 수 없다. 와인을 판매해서 수입을 올리려면 와인을 제조해 숙성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긴 기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기간이 얼마나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 임 대표의 설명을 듣다보니 '수렁'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또 나드리 레드와인
 샤또 나드리 레드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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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소믈리에의 와인 팁>

너브내 화이트 와인 : 이 와인은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포도양조용으로 개발한 청향포도를 원료로 만든 와인입니다. 청수, 청향 등과 같이 한국의 풍토와 기후에 맞게 개발된 포도로 만든 신품종 와인들은 향이 화사하면서 화려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한국음식과 서양음식,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잘 어울리는 특성도 갖고 있습니다.

과일안주를 곁들이면 와인이 갖고 있는 매력을 제대로 느끼면서 마실 수 있으며, 약간 매운 맛이 있는 음식은 어느 것이든 잘 맞습니다.

너브내 로제와인 :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포도양조용으로 개발한 블랙스타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맛이 진하지 않아 음식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와인입니다. 생선구이나 나물류가 많은 한정식, 양념이 과하지 않은 고기 등 한식 정찬과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너브내 레드와인(드라이, 스위트) : 신품종 머루와 스투벤 포도를 블렌딩해서 만든 너브내 레드와인은 머루의 진한 맛과 향 그리고 스투벤 포도의 농축감이 있는 당도가 잘 어우러진 와인입니다. 드라이와인과 화이트 와인 모두가 밸런스가 잘 맞고 맛과 향이 조화로워 한식, 중식, 일식에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립니다. 드라이와인은 강원도의 청정한우 요리와 잘 맞고, 스위트와인은 양념을 한 불고기나 갈비요리에 잘 맞습니다.

[대한민국 와인기행] 홍천 샤또 나드리 ②로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치분권뉴스>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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