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할리우드 스타 케빈 스페이시를 퇴출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성명을 통해 "스페이시가 출연하는 <하우스 오브 카드> 추가 제작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페이시가 출연하는 영화 <고어>도 방영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미국 정계를 배경으로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정치 스릴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스페이시는 이 작품에서 미국 대통령 '프랭크 언더우드'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러나 스페이시가 성추행 논란에 휘말리자 넷플릭스는 내년 방영 예정인 시즌 6을 끝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를 종영한다고 발표했고, 사태가 더욱 커지자 시즌 6의 제작도 전면 중단키로 했다.

다만 넷플릭스는 시즌 6의 줄거리를 변경해 스페이시가 맡은 언더우드 대통령이 사망하는 것으로 처리하고, 여배우 로빈 라이트가 연기하는 영부인 '클레어 언더우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도 스페이시한테 당했다" 폭로 이어져

 케빈 스페이시가 주인공으로 열연한 <하우스 오브 카드> 포스터.

케빈 스페이시가 주인공으로 열연한 <하우스 오브 카드> 포스터. ⓒ 넷플릭스 페이스북


앞서 할리우드 남자 배우 앤서니 랩은 자신이 14세였던 지난 1986년 당시 26세였던 스페이시와 함께 뮤지컬 공연을 하며 친해졌다가 강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격 폭로해 충격을 던졌다.

랩은 최근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의 여성들의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에 용기를 얻어 폭로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자 스페이시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지만, 랩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죄한다"라고 인정하면서도 "나는 그동안 많은 남자와 연애를 했으며, 앞으로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택하겠다"라고 커밍아웃했다.

하지만 성 소수자 단체는 스페이시가 성추행 의혹을 덮기 위해 커밍아웃을 이용했다고 비난했으며, 최근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진도 스페이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진은 "스페이시가 젊은 남성 제작진을 상대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라며 "합의되지 않은 신체 접촉을 하고 음담패설로 촬영장 분위기를 문란하게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스페이시는 과거 영국 런던에서도 20대 남성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영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갈수록 궁지에 몰렸다. 때문에 더 이상 연기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기파 배우로 유명한 스페이시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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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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