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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 기자 말

무궁화호에 설치되었던 열차카페가 새로운 모습으로 이용객들을 만난다.
 무궁화호에 설치되었던 열차카페가 새로운 모습으로 이용객들을 만난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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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무궁화호의 열차카페를 탑승하게 될 탑승객들은 바뀐 열차카페의 모습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간 도떼기시장처럼 엄청난 사람에 시달려야만 했던 열차카페는 이제 안녕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간 입석 고객들의 공간처럼 사용되었던 열차카페가 본격적으로 입석 고객들을 위해 문을 열어, 좌석이 마련됨과 동시에 판매시설이 간소화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무궁화호는 입석 승객들을 수용할 곳이 부족해 큰 논란을 빚어왔다. 새마을호와 KTX는 평일 일부 열차에 한하나 자유석 제도를 운용하여 승객들이 표를 구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을 마련했고, 입석 승객들을 위한 문간 간이좌석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있었지만, 무궁화호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퇴근, 내일로 때는 '지옥문', 꽉꽉 들어찼던 열차카페

그간 운영되었던 열차카페의 모습.
 그간 운영되었던 열차카페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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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호가 이런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은 무궁화호가 비둘기호, 통일호의 퇴역 이후 대표적인 서민 열차가 되었다는 것에 있다. 일부 열차나 일부 좌석이 자유석으로 운영되었던 통일호, 완전 자유석으로 운행되었던 비둘기호에 비해 무궁화호는 태생부터 지정좌석제로 운행되었지만, 이들 열차가 사라진 이후 자유석, 정기권, 입석 승객들을 받아내기 버거워했다.

특히 자유여행 패스인 '내일로'가 2006년 도입되었으나 이로 인해 입석 승객의 수가 적절히 조절되지 못해 여름과 겨울에는 유일한 대피소인 열차카페에 많은 입석 승객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열차카페에 탑승했던 판매 직원이 원래의 업무였던 스낵 판매 업무 대신 입석 승객 안내 및 계도 업무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더욱이 열차카페 내의 안마의자나 PC 기기, 노래방은 점차 사용하는 사람이 줄었는데 반해, 무궁화호의 공급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입석 고객은 점점 많아졌다. 이에 따라 열차카페의 매출도 줄어들고, 입석 승객들은 잔뜩 4호차의 열차카페에 몰려 불편을 자아냈다. 이에 따라 한국철도공사가 열차카페의 승무원 탑승 운영을 2017년 중단하고, 입석 겸용 칸으로의 개조를 진행했다.

입석 승객들은 '편리하다'는 반응, 디테일한 설계까지

새로이 운영을 시작한 열차카페의 모습.
 새로이 운영을 시작한 열차카페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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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한 새로운 열차카페에는 다양한 이용객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과자와 음료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자동판매기와 28석 규모의 지하철 형태의 롱 시트 좌석이 마련된다. 스낵을 먹을 수 있는 스탠딩 테이블과 15석 규모의 좌식 테이블도 마련되어 이용객들의 편의를 더했다. 실제로 열차카페를 찾은 승객들은 신기한 듯 열차 안을 둘러보기도 했다.

더욱이 열차에서 콘센트를 사용할 만한 곳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객차의 상부에 콘센트를 장착한 것도 눈에 띈다. 콘센트를 이용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만일 서서 가더라도 롱 시트 좌석에 설치된 바를 잡으며 가거나, 등받이 쿠션에 몸을 기대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승객들은 이전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등포역에서 천안역까지 정기권으로 열차를 이용한다는 한 승객은 "전에는 열차를 돌아다니며 빈자리를 찾거나, 열차카페의 바닥, 열차 출입문의 계단에 퍼져 앉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럴 염려가 없을 것 같다"며, "기차가 아니라 지하철을 타는 것 같아서 뭔가 신기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리울 거에요, 열차에서 먹었던 '화이네 후랑크'

무궁화호 열차카페의 판매시설은 자동판매기가 전부가 되었다.
 무궁화호 열차카페의 판매시설은 자동판매기가 전부가 되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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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8년 식당차가 사라지며 도시락, 커피, 스낵 등을 판매하며 새로운 열차 내 판매시설로 주목받았던 열차카페의 원래 모습은 사라지게 되었다. 다른 열차들도 도시락, 스낵을 판매하는 열차카페나 이동판매시설을 축소하는 것을 보면 순리에 맞는 것이지만, 승무원의 추천을 받아 샌드위치, 커피 등의 식사를 하는 모습은 이제 볼 수 없게 되었다.

식당차 때도 그랬겠지만, 열차카페 안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꽤 많았다. 열차에 타면 바나나우유와 함께 먹어야 맛이 좋다던 '밤마론'과 '화이네 후랑크'가 있었고,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열차 안에서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던 '레일락' 도시락이 있었다. 열차카페라는 이름답게 원두커피 역시 판매했는데 맛이 좋기로 입소문이 났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들 열차카페 안에서의 음식을 다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밤마론'은 단종되어 자취를 감추었고, 도시락 역시 KTX에서 예약하지 않고서는 만나보기 어렵게 되었다. 열차카페 안에 다양한 자판기를 더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우유나 스낵을 팔던 '카트'나 열차카페의 스낵바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용객 편에 서는 정책 더 나오길

이번 무궁화호 카페열차 개조는 이용객 편에 선 철도공사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번 무궁화호 카페열차 개조는 이용객 편에 선 철도공사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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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는 "앞으로도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일반 고객보다 더욱 저렴한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입석, 정기권, 내일로 등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는 것은 매우 반갑다. 그간 철도공사가 수익만을 위한 정책을 펴왔다고 비판받은 것을 어느 정도 해소할 기회가 되었다.

열차카페의 입석 공간 마련 외에도, 더욱 이용객들의 편에 가까이 설 수 있는 다양한 철도 정책이 나왔으면 한다. KTX를 이용하는 고속열차 고객 외에도 새마을호, 무궁화호나 광역전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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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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