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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운임 인상에 갑질 횡포 제주도"

"운임 태클 거는 제주도의 갑질 도 넘었다"
"제주도, 제주항공의 '상전'?...국내선 운임 인상 제동"

"제주항공 요금 최대 11% 인상 계획에 제주도 '반발'"
"하필 사드 보복 시기에..제주항공 요금 인상 강행"
"제주항공 앞뒤 바뀐 인상 강행 빈축"

 미국 교통보안청(TSA)의 테러 대비 강화 요청에 따른 조치로 미국행 항공편 발권카운터 및 탑승구에 대한 보안이 강화된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괌으로 향하는 제주항공 탑승구에서 한 어린이 승객이 항공기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 교통보안청(TSA)의 테러 대비 강화 요청에 따른 조치로 미국행 항공편 발권카운터 및 탑승구에 대한 보안이 강화된 지난달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괌으로 향하는 제주항공 탑승구에서 한 어린이 승객이 항공기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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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주항공이 최대 11%의 요금 인상을 강행했을 당시 일부 중앙 언론과 제주 지역 언론의 헤드라인이다. 전자가 마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행정기관이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에 반해, 후자는 제주항공이 공공적 기능을 외면한 채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제주도는 당시 이 같은 제주항공의 일방적인 요금 인상에 반발해 법원에 항공요금 인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제주항공은 전직 부장판사 출신의 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를 내세워 대응에 나섰다. 결국, 지난 7월 열린 1심 재판에서 법원은 제주도에 항공료 인상 금지 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제주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법원인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민사부(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는 지난 1일 1심 판결을 뒤집고 항공료 인상 결정을 철회하고 이를 위반할 시 1일 1천만원을 제주도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제주항공의 설립 경위와 제주도와 맺은 협약을 근거로 봤을 때 요금인상이 독단적인 경영활동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제주항공 첫 출발은 양대 항공사 횡포에 대항하기 위한 것

요금인상으로 제주도와 법정 분쟁까지 벌이게 된 제주항공의 갈등 시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항공사의 요금 인상 횡포 때문이었다.

국내 항공노선을 독점하고 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97년 이후 연 평균 12.8%의 요금 인상을 통해 제주도민의 뭍나들이는 물론 관광객 유치에 발목을 잡아왔다. 도정의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가 항공사를 직접 찾아 요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음에도 양대 항공사는 이를 비웃듯 2001년 12%의 요금 인상을 재차 단행했고, 제주 지역에서는 항공요금 인상 저지를 위한 도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 등이 진행됐다.

결국 제주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민관합작 항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이 항공사 추진에 관심을 갖고 제주도에 적극적인 구애 활동을 벌였지만, 결국 최종 파트너로 선정된 곳은 당시 재계 순위에도 한창 미치지 못했던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애경홀딩스다. 애경의 창업주이자 현 채형석 부회장의 조부인 고 채몽인 회장이 제주 출신 인사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로는 드물게 제주도는 당시 50억 원을 들여 제주항공 자본금의 4분의 1을 충당했으며, 무엇보다 제주항공이 정부(당시 건설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정치권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벌였다.

70명 가량이 탑승할 수 있는 터보트롭(프로펠러 항공기) 항공기 5대로 2006년 5월 첫 비행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말 그대로 제주와 서울을 연결하는 도민의 날개가 됐다. 도민 사회는 양대 항공사보다 기왕이면 제주항공을 이용하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고, 공무원들 역시 출장시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등 사실상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각종 안전사고와 소음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이 탄탄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같은 도민 사회의 정서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덩치 커지며 돌변한 제주항공... 도민 사회와 사사건건 충돌

제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제주항공은 점차 사세를 확장했고, 지난 2011년부터 흑자를 달성하기 시작했다. 출범 당시 투입한 3대의 프로펠러 항공기를 모두 처분하고 자본금을 2900억 원까지 불리며 보잉 737-800기종을 도입해 최근에는 30대까지 확보했다. 예산제한과 공유재산 처분에 따른 정치권의 동의 등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 계속 참여할 수 없었다. 25%였던 제주도의 제주항공 지분율은 점점 떨어져 7% 수준에 그쳤다.

제주도와 제주항공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2년 10월이다. 출범 당시 맺은 양측 협약에 따라 제주항공은 제주도와 협의를 거친 후 요금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요금 인상을 단행했고, 이에 제주도는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었다. 이는 법원의 화해결정이 내려지며 풀리는 듯 했으나 도처에서 다른 충돌이 잇따랐다.

2015년 제주항공은 자사의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바꾸기로 하고 이를 제주도에 통보했다. AK는 모기업인 애경의 영문 앞글자다. 제주사회의 반대에도 상호 변경을 밀어붙이던 제주항공은 결국 주주총회 하루 전날에서야 상호 변경을 없던 일로 철회했다.

올해 초에는 제주에서 운영하고 있던 콜센터를 서울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센터 직원들이 대부분 도민들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해고 통보나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졌다. 지역사회의 논란이 다시금 거세지자 제주항공은 센터 이전 계획을 당분간 유보했다. 하지만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40명을 넘던 콜센터 직원은 현재 2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법인 등기부상 제주항공의 본사는 제주도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서울지사의 기능을 대폭 확충해 현재는 서울지사가 사실상 본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제주항공 본사에는 몇 명 만의 상주 인력이 남아 있는 상태다.

협약서 내용 개정 위해 호시탐탐 눈독 

제주항공은 출범 당시 제주도와 체결한 협약서가 자신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항공요금과 노선변경 등에 대해 '사전 제주도와 협의 후 시행해야 한다.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제주도가 지정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 또는 업체 등의 중재(조정) 결정에 따른다'는 대목을 가장 불편해하고 있다. 상호 변경에도 이같은 협의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제주항공은 "출범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관계로 협약서 내용과 현재 상황이 맞지 않는 내용들이 일부 포함됐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제주항공의 출범이 공공성을 강하게 띄고 있는 만큼 협약서 개정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제주항공의 바람에 쐐기를 박았다.


제주에 사는 고재일입니다. 팟캐스트 <고칼의 제주팟>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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