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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인터뷰 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이었던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지난 촛불을 통해 바라던 것의 일환으로 나왔던 것이 '만 18세 선거권'과 '청소년 참정권'이었습니다. 2월까지 '바짝 타올랐던' 이 논란은 지금 현재 거의 사그라진 상태입니다. 그 상황에서 다시 현수막을 들고 청소년 참정권을 청와대 앞에서 외친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 기자 말

'우리도 국민이다!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투표용지가 인쇄된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우리도 국민이다!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투표용지가 인쇄된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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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차게 타올랐던 촛불인 청소년 촛불은 청소년 참정권 쟁취를 향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특히 촛불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더욱이 만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이 선거권이 없다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1월에는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워크숍과 대회가 열렸고, 이러한 외침은 2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당의 반대, 현실적인 여론을 끌고오지 못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당시 촛불을 들었던 일부 대학생들마저 선거를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이후 18세 선거권, 청소년 참정권 논란은 유야무야 마무리된 채 내년의 지방선거를 기약하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난 10월 28일 또 다른 '외침'이 촛불 1년의 광화문 광장에서 울려퍼졌다.

한국청소년유권자연맹이 이날 오후 4시 30분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한 '우리도 국민이다! 청소년에게 선거권을!'의 현장에 다녀왔다.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떠올랐던 단체인 '중고생혁명'이 시도했던, 청와대 앞으로의 행진을 1년 만에 성공했다는 데에 있었다. 기자회견 및 행진 현장에 다녀왔다.

절실함 묻어난 기자회견장... 지지부진한 논란 관심 호소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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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현장에는 지난 겨울 촛불을 들었던 많은 청소년을 비롯해 만 19세 선거권 제한으로 인해 19대 대선에 표를 행사하지 못했던 대학생 약 50여 명 정도가 모였다. '청소년도 시민이다', '우리의 미래 우리가 정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청소년의 참정권과 선거권 연령의 재조정을 요구했다.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에 참가한 한 청소년이 피켓을 들고 있다.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에 참가한 한 청소년이 피켓을 들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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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언한 한 연사는 "OECD 국가 중 선거 연령이 가장 높고, 피선거 연령이 가장 높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운을 떼면서, "독일의 경우 청소년 정당인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 있고, 다른 국가에서도 젊은 정치인이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라며 선거 및 참정 관련 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발언 이후 이들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구호와 함께 날린 종이비행기의 안을 살펴보니 투표 용지를 복사한 것이 눈에 띄었다. 투표용지를 눈앞에 두고도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였는데, 강풍 탓에 비행기가 잘 날아가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일부 이어졌다.

경찰의 '에스코트' 속 청와대 앞으로... '1년 전만 해도 상상 못해'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 행진에 참여한 청소년이 자유발언하고있다.
▲ 연무관 앞에서 자유발언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 행진에 참여한 청소년이 자유발언하고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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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년 전 중고생혁명 집회에서 여러 번 집회를 이끌었던 고등학생 이태건씨가 앞장서서 마이크를 들고 참석자들을 이끌었다. 세종문화회관을 출발한 행렬은 경복궁역을 거쳐 청와대 부속건물 앞까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청소년에 참정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많은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년 전 부패 정부를 막기 위해 '청와대로 가자'며 사직동 뒷길로 청와대행을 선택했던 중고생혁명 집회의 모습이 겹쳤다. 당시 사직동 뒷길을 통해 청와대로 가려던 청소년들은 경찰버스에 의해 길이 막혀 좌절하는가 하면, 길이 막힌 분함에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관련기사: [현장] 경찰과 대치한 중고생들) 이번 행진에는 1년 전과 다르게 경찰의 안내와 보호를 받으며 행진하게 되었던만큼 더욱 그 때의 모습이 겹쳤다.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의 행진 행렬이 청와대 연무관 앞에서 멈췄다.
▲ 바로 앞에서 '스톱' '우리도 시민이다! 청소년도 선거권을!'의 행진 행렬이 청와대 연무관 앞에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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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행진은 경호 상의 이유로 계획했던 청와대 정문 앞과 사랑채 대신, 청와대 연무관 앞에서 멈추게 되었다. 연무관 앞에서 '청소년에게 선거권, 참정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청와대 인근을 지났던 시민들 역시 신기한 듯 이들 집회를 쳐다보고, 경찰과 참가자들에게 이 집회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1년 전 중고생혁명 집회 때 청와대로 행진했던 홍수연씨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1년이 지난 변화가 눈앞으로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이 곳에 온 것이 청소년들의 참정과 관련해 변화가 많지 않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온 것이니 만큼 대통령 공약으로도 나왔던 청소년 참정, 선거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었다.

박수경(16)씨는 "당연히 되어야 될 일이 당연시되지 않아서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집회에) 참여하게 되어서 뿌듯하다. 이런 작은 행동들이 밑바탕이 되어서 결국 청소년 참정이 이루어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방선거 때 뒤늦은 공론화 대신, 1년 촛불 타고 지금이라도 해야 할 때

광화문광장에서 박수경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박수경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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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이 청소년들의 의견을 듣거나, 청소년들과 함께 정책을 토론하는 기회를 만들려 해도 현재의 선거법으로는 불가능한 면이 많다. 그런 점으로 인해 각 정당이 만든 청소년 관련 단체가 '청소년 예비정당제'나 '청소년 지지모임, 포럼' 등으로 각 정당과 어느 정도 선을 긋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그간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해 뚜렷한 토론회나, 언론에서의 주목이 많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이러한 공론화 시도는 반길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론화 시도의 결과가 언제나 '흐지부지' 마무리 되었던 선례가 많았다. 이제라도 촛불 1주년을 맞아 이러한 공론화가 다시 이어질 때이다.

더욱이 지방선거 경선 즈음하여 나오는 공론화에는 '특정 정당의 표를 늘리려는 수작이다' 등의 비판 및 의혹의 꼬리표가 따라붙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공론화가 선거와 크게 상관이 없는 지금 다시 이어져야 한다. 또 이러한 공론이 '만 18세 선거권'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정치 참여로 이어져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옆동네 1318은 우리 사회의 '멋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제보는 trainholic@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실 분의 '자천'도 환영합니다



태그:#청소년, #청소년 참정권, #청소년 선거권, #만 18세 선거권, #촛불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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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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