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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필요성

역시 사회적경제가 대세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빌딩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3차 회의에서 "사회적경제는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착한 경제"라며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사회적경제가 정부의 주요 정책임을 다시금 천명한 것이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3차 회의장에서 사회적경제의 핫플레이스 성수동
▲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3차 회의장에서 사회적경제의 핫플레이스 성수동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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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놨는데, 그 안에는 사회적경제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주요 분야별 진출 촉진 등이 포함돼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사회적경제를 국정동력으로 삼고 강하게 진행시킬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프랜차이즈 분야에 대한 정책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갑질 논란'이 한창인데,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종종 거론돼 왔다. 기존 사업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가맹본부를 협동조합 형태로 설립하고,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는 모델이다..

물론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운영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할지 모르나, 우리 사회의 경우 그 경험이 매우 미천하다. 프랑스의 경우 소매점포의 30% 이상이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모델이지만,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사업은 아직 갑을 간의 불공정 행위가 심하게 나타나는 분야 중 하나다.

그렇다고 마냥 포기할 수만은 없는 법. 다행히 많은 이들이 협동조합 기본법 발의 이후 다양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다. 가맹본부의 가혹한 착취에 대항해서 혹은 동네로 침투해 들어오는 대자본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있다.

동네빵네 협동조합은 그중 하나다. 지역의 동네 빵집 대표들이 동네로 침투해 들어오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응해 만들어낸 협동조합인 동네빵네. 과연 그들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로 대표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동네빵네 협동조합의 박성원 이사를 지난 11일 만나봤다.

동네빵네 협동조합 페이스북 많이들 찾아오세요
▲ 동네빵네 협동조합 페이스북 많이들 찾아오세요
ⓒ 동네빵네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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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동네 진출, 50% 감소한 매출

-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0년대 이후 대기업 빵집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사업이 힘들어졌어요. 지역에서 제과협회 친목계를 30년 정도 해왔는데, 다 없어지고 저 혼자 남을 정도로요. 그래서 지역 동네 빵집 사장들과 고민하다가 협동조합을 이야기하게 됐어요. 결심했죠.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마지막으로 도전해보자고."

- 대기업 프랜차이즈 때문에 그렇게 많이 힘드셨나요?
"말도 못 해요. 매출 급감하고.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가 들어올 때마다 매출이 팍팍 차이 났어요. 협동조합 차리기 전인데 동네에 파리바게뜨가 들어왔을 때는 진짜 매출이 50% 떨어졌어요. 운영이 안 돼요. 사람을 팍 줄일 수도 없고. 한 달에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 천만 원씩을 집어넣어야 했어요.

그래서 저 역시도 떠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남기로 결정했어요. 그래도 이름을 걸고 했는데, 아이들 결혼할 때까지만 유지해보자. 부모가 뭐하냐고 그러면 그래도 동네서 가게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그런 자부심도 있고요. 이름 안 걸고 했으면 없앴을 거예요. 그런데 자식 여기서 낳아서 여기서 학교 다녔지, 명예도 있지… 막상 문을 닫으려니까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 그게 협동조합 만들기 전인데, 어떻게 버텼나요?
"고민하다가 오히려 그때 모든 재료를 최고로 올렸어요. 더 적자를 봤죠. 그런데 한 3개월 지나니까 입소문이 나고 사람들이 돌아오고 원래 매출로 돌아왔어요. 더 맛있어졌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 엄청나게 힘든 과정이었어요. 하루하루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협동조합의 힘

 동네빵네 박성원 대표
 동네빵네 박성원 대표
ⓒ 조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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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을 만들고 나서는 힘이 됐나요?
"그럼요. 무엇보다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외롭지 않죠. 그 전에는 모든 걸 혼자 고민했는데 이제는 여러 사람이 같이 의논하니까. 얼마나 마음이 편하고 또 얼마나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데요. 예전에는 친목계 만나서 밥 먹고 시답잖은 이야기하고 끝났는데 이젠 만나면 빵 이야기만 해요. 어디 그뿐인가요. 바쁠 때 번개 치면 누구든 와서 도와주고. 새로운 제품 만들면 다들 서로 의견을 이야기해주고."

- 동네빵네 협동조합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죠?
"11개 제과점이 협동조합 이름으로 공장을 만들었어요. 각자 매장에서는 너무 수량이 작아 만들 수 없는 제품들을 공장에서 만들면 효율적이니까. 공장에서 완제품과 반제품을 만들어서 각 매장으로 공급하죠. 최고의 질로 만들어요. 대신 협동조합은 수익을 안 남겨요. 인건비와 기계, 공장 돌릴 수 있는 정도. 수익은 매장에서 내는 거죠. 공장에서 반제품을 가지고 오면 매장에서 굽고 휘핑하고. 그때 거기에다 각자의 개성대로 다른 걸 올리죠."

- 그런 시스템이 주는 이점은 무엇인가요?
"덕분에 가게 제품들이 많아지고 다양해졌죠. 프랜차이즈는 어디를 가도 비슷하잖아요. 거의 90%가 똑같은데 우린 다 달라요. 메뉴가 계속 바뀌죠.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또 지킬 거는 계속 지켜 나가고."

- 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협동조합으로 뭉치려면 무엇보다 마음을 비워야 해요. 뭉치면 길이 있기야 있죠.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개인의 마음을 비운다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하나를 놓고 생각해도 여럿이서 하면 다 달라요. 그러니까 마음을 비워서 조화를 맞춰내고 그걸 이끌어 가야 돼요. 처음부터 꿈만 꾸면 무너질 확률이 높아요.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는 서로를 알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그리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의지도 하고요. 협동조합은 서로 도와야 하니까요."

- 설립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받으셨나요?
"도움을 많이 받았죠. 소상공인진흥원에서는 자금도 지원받았고, 특히 연세대 사회적기업 동아리 '인액터스' 학생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같이 다 했어요. 우리와 끊임없이 회의하고, 같이 설명회도 듣고. 박스 만드는 거, 동네빵네 이름도 공모전으로 받고. 특허받는 것도 도와줬고. 우리 같이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면 연대생들이 했듯이 누군가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길

동네빵네 공장 열심히 빵을 만드는 중
▲ 동네빵네 공장 열심히 빵을 만드는 중
ⓒ 조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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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은 다른 단체와 교류하나요?
"교류 많이 하죠. 대화도 하고. 우리도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노하우도 알려주려 하고. 초기에 힘들 때는 우리한테 의지하라고 해요. 우리 공장에서 제품을 가져가시는 분도 많고. 저희가 배송까지 해드리니까요."

- 협동조합과 지역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저희는 화요일마다 20% 세일을 해요. 20년 정도 됐어요. 동네 분들에게 저희 빵을 사주셔서 고맙다는 뜻으로, 그 날만은 이윤 남기지 말고 드리자 이런 뜻이죠. 그래서 요즘은 연세 있으신 분들은 아무 것도 써 붙여 놓지 않아도 기가 막히게 다 오세요. 저희도 고마운 마음으로 빵을 팔죠."

-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의 꿈은?
"처음에는 백화점에도 들어가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내실화를 하려고 해요. 내실화를 해서 공장이 탄탄하게 돌아가게 한 다음에 매장을 내는 거죠. 지금은 협동조합이 공장에서 1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직영점을 3, 4개 내서 동네빵네 이름으로 직원을 두고 운영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과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와서 조합원이 되고, 나중에는 직원들도 조합원이 되어서 다 같이 함께 나가는 거죠. 이제 협동조합을 해서 옛날 시골로 말하면 품앗이하듯이 하는 게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동네빵네는 열심히 빵을 굽고 있다. 부디 많은 지역에서 동네빵네 협동조합 같은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설립되기를 바란다. 소수가 아닌 많은 사람이 함께 잘 사는 사회. 그것이 사회적경제가 꿈꾸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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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