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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이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이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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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5일 오전 10시 55분]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검찰이 징역 2년 6월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에 문건을 유출한 일이 법 위반이란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 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거나 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통치 일환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39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고도의 비밀성 요구되는 청와대 문건을 대규모 유출해 최순실씨가 국정에 개입해 농단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 청와대 문건이 악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이 결과로 신뢰가 뿌리채 흔들리게 됐고, 사법상 중대한 책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울먹인 정호성 "다른 나라 정상들도 흔히 할 수 있는 일"

하늘색 수의를 입고 출석한 정 전 비서관은 일어선 채 7분 동안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울먹이며 마지막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쌌다.

정 전 비서관은 "우리 정치사회에서 박근혜 대통령님만큼 비극적인 사람이 또 있겠는가. 마음이 아프다"며 "국정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잘 해보기 위해 하나하나 직접 챙기시는 대통령님을 조금이라도 더 보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박 전 대통령과 자신은 '선의'였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제가 대통령님 뜻을 헤아리고, 그걸 받드는 과정에서 과했던 점은 있었을 수 있지만, 특별히 잘못됐다거나 부당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통치 일환이고, 과거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정상들도 흔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라를 위하고,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이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알지 못했던 최씨의 행동들과 연계돼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최씨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18일 박 전 대통령의 5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께서는 가족도 없고, 정말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입하신 분"이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재판부에 읍소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들으며 휴지로 눈가를 훔쳤다. (관련 기사: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읍소에 눈가 훔친 박근혜)

이날 정 전 비서관은 준비한 종이 없이 시선을 아래에 둔 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엔 공직자로서 일했던 과정을 회상하며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보낸 시간을 돌이켜볼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일주일에도 몇 번씩 집에 가지 못하고, 사무실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새벽 한 5시 20분쯤에 본관을 청소하시는 분들이 들어오는 소리에 잠을 깼던 나날들이었다"며 "그리고 가족들과 친구,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재판장님과 검사님들도 업무를 수행하시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까 인간관계를 절제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미안한 일도 있으실 것"이라며 "공직자들의 그런 노력, 절제, 사명감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만든다. 저도 공직에 있는 동안 사생활을 다 포기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3주 뒤인 11월 15일에 정 전 비서관에 대한 1심을 선고하기로 했다.

지난 5월부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도 함께 심리해 온 재판부는 애초에 정 전 비서관을 포함한 국정농단 관계자들과 박 전 대통령을 같이 선고하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사임으로 인해 재판 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 먼저 선고할 계획이다.



태그:#정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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