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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금강을 살리기 위해 대청댐부터 금강 하굿둑까지 쉬지 않고 마라톤을 해보려고 합니다."

대청댐부터 금강 하굿둑까지는 최적화된 길을 따라 달려도 146km다. 울트라 마라톤 속도로 계산하면 21시간이 걸린다. 노는 것도 잠 안자고 21시간 하라고 하면 못할 노릇인데, 마라톤을 하겠다니...

기막히고 황당한 제안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 김창현씨로, 지구에서 종이컵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하는 환경운동가다. 생업은 재활용품으로 교구를 만들어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김창현씨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강에 보를 건설한 것은 사람으로 따지면 혈관을 막은 것"이라고 표현하며, "아름답던 금강이 흐르지 못한 채 망가진 것이 가슴 아프다. 금강에서 보가 모두 철거되어 다시 흐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마라톤을 준비했다"고 금강 마라톤의 이유를 밝혔다.

대운하 반대 운동을 시작으로 꾸준히 금강에서 4대강 보 수문 개방과 철거 운동을 해온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뜻이 맞았다. 소식이 전해지자 자원봉사자도 나왔다.

"이렇게 훌륭한 활동을 한다고 하니 돕고 싶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옆에서 지원하겠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태형 회원과 김성중 활동가 그리고 역시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인 필자도 함께 하기로 했다. 마라톤 팀이 구성되고 회의를 진행했다. 계획은 간단했다. 사람이 강을 따라 쭉 달린 것처럼, 금강도 보에 막히지 않고 막힘없이 흐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10월 21일 대청댐에서 출발하여 금강 하굿둑까지 146km를 무박 2일 동안 뛴다.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대전충남녹색연합의 금강 활동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진행하여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강 마라톤, 대청댐에서 출발

10월 21일 낮 12시 30분 대청댐에서 마라톤 팀이 모두 모였다. 지원팀인 김성중 팀장의 부인 박은정씨도 함께 왔다. 그는 "남편과 함께 마라톤 끝까지 적극 지원하겠습니다"라며 지원팀 봉사에 자원했다. 응원차 방문한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날씨가 좋아 다행입니다. 건강하게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라며 격려했다.

마라톤 팀은 대청댐 앞에서 [금강아~ 나는 쉬지 않고 뛸테니, 너도 쉬지 말고 흘러라] 현수막을 들고 간단한 출정식을 가졌다. 김창현 회원은 "물과 나무가 행복해야 온 세상이 행복하다. 여러분도 동참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출정식이 끝난 오후 1시, 김창현 회원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힘차게 출발했다.

마라톤은 10~12km 거리를 60~80분 동안 뛰고 10분 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태형 회원이 자전거를 타고 옆에서 보조하고, 지원팀은 다음 지점에서 미리 대기하며 식사, 물 등을 준비했다.

대청댐 출정식
▲ 대청댐 출정식 대청댐 출정식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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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회원
▲ 김창현 회원 김창현 회원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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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 잦은 고장 혈세 먹는 고철덩어리 세종보 철거하라!

오후 5시 30분, 37km를 달려 첫 번째 목적지인 세종보에 도착했다. 세종보는 준공식부터 결함이 생겨 매년 잦은 보수 공사로 많은 혈세가 들어가는 시설로 작년 7월에는 기름 유출 사태까지 일어난 곳이다.

김창현 회원은 "강물이 막혀 있고, 거슬러 올라가야 할 물고기들의 길이 막혀있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고 말하며 세종보 앞에서 [기름 유출, 잦은 고장 혈세 먹는 고철덩어리 세종보 철거하라!] 현수막을 들고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후 마라톤 팀은 저녁 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했다.

세종보 피케팅
▲ 세종보 세종보 피케팅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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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없앤다며 수문 개방 고작 20cm? 즉각 공주보 수문 전면 개방하라!

6시가 넘어가니 추워지기 시작했다. 어두운 길을 헤맨 탓에 다음 목표 지점인 공주 석장리 박물관에는 예상 시간보다 한 시간 가량 늦게 도착했다. 김창현 회원은 계획보다 오랜 시간 달린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끝나면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해 오후 10시 공주보에 도착했다.

공주보에선 [녹조 없앤다며 수문 개방 고작 20cm? 즉각 공주보 수문 전면 개방하라!] 현수막 피케팅을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녹조 저감과 수질 개선을 위해 4대강 보 수문을 개방하라고 업무 지시했지만, 수자원공사는 지난 6월 금강 세 개 보 중 공주보에 한해 수위를 20cm 낮추는 부분 개방에 그쳤다.

부분 개방은 아무 효과를 거두지 못해 올해도 금강에는 녹조 문제가 심각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됐었다. 김창현 회원은 "보를 막으면 물 흐름의 정체 현상으로 부영양화와 그로 인한 수질 오염이 불가피하다. 수문을 20cm만 열 것이 아니라 아예 헐어버리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말했다.

공주보 피케팅
▲ 공주보 공주보 피케팅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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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 #4대강, #마라톤,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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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양준혁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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