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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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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구고등법원에서 황한식 부산고등법원장과 사공영진 대구고등법원장 등이 참석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뿌렸다가 법정 구속됐던 박성수씨의 재판 과정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엘시티 관련 전관예우 변호사 폐해 등이 거론됐다.

이춘석(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갑) 의원은 박성수씨를 6개월간 구속한 뒤에도 집시법 위반 등의 이유로 2개월간 추가 구속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 의원은 "공직자 개인 비판도 악의적 표현이 현저히 있는 게 아니라면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게 그동안 대법원의 주관적 판례"라며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돌렸다가 6개월 구속되고 또 만기 채우니 무리하게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추가 구속하는게 법원에서는 흔한가"라고 물었다.

김찬돈 대구지법원장은 이에 대해 "1심 구속기간이 다 돼서 추가 기소된 사건을 병합한 것"이라며 "하지만 추가 기소된 것은 흔하지 않은 케이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재판이 공정했느냐는 질문에는 "항소심 재판 중이라 말하기에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박성수씨가 만든 전단지를 들어보이며 "박성수씨가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내용을 복사해 뿌린 것"이라며 "산케이 신문에서 쓴 기사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산케이 지국장도 무죄 나오고 조선일보 기자는 서면 조사 받고 처벌도 안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돈도, 빽도, 권력도 없는 일개 시민은 8개월 구속시켜서 징역형 나오면 이 재판이 공평하다고 생각하겠나"라면서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해야 한다. 1심 형평성이 현저히 없었다. 항소심에서는 제발 원님 재판 말고 판사님 재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춘석 의원은 부산 '낙동강 부녀자 살인사건'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살인을 하고 이동할 수 있겠느냐"면서 재심이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확실한 증거는 당시의 피의자 자백과 조작, 고문인데 증인도 나타났고 당시 경찰도 부당한 수사를 인정했다"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공권력에 의해 몇십 년 징역을 살았다면 사과해야 한다. 재심이 신속히 진행돼 피해자가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황한식 부산고법원장과 사공영진 대구고검장 등이 선서를 하고 있다.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황한식 부산고법원장과 사공영진 대구고검장 등이 선서를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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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민주당, 서울 은평갑) 의원은 대구지법이 국민참여재판을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재판부의 판결 일치가 대전지방법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구지법은 최초로 국민참여재판을 연 법원으로 남다른 애정과 관심 있는 것으로 아는데 배심원 판결과의 일치율은 너무 낮다. 판사들이 배심원 판결을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찬돈 대구지법원장은 "인위적으로 일치율을 높이는 것도 옳지 않지만 배심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면서 "배심원들과 국민참여 변호사들의 모임을 통해 연말에 의견을 조율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부산고법 및 지법 질의에서는 엘시티 사건 관련 전관예우 폐해와 부산 청소년 폭행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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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민주당, 경기 남양주갑) 의원은 부산고법원장에 대한 질문에서 "올해 윤인태 고등법원장이 퇴임하면서 부산 지역 언론에서 '부산 변호사업계가 술렁인다'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전관예우를 문제삼았다.

조 의원은 전 부산고법원장 출신인 A변호사가 엘시티 시행사 3대 주주인 에코하우스의 최대 주주이고 이영복의 다양한 소송을 수임하는 등 엘시티 사건과 상당한 관련이 있으며 부산 동부지원 영장판사 교체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판사들의 보직은 1년 단위로 매년 2월 실시하고 있지만 엘시티 측 변호인단의 요구로 불과 5~6개월 만인 지난 해 7월 동부지원 영장전담 판사가 교체됐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전 부산고법 판사 출신인 B변호사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 뇌물수수 사건 피의자인 건설업자 정아무개씨로부터 골프 및 룸살롱 등 수백 회의 향응을 제공받고 정씨가 영장실질심사에 2차례 불출석하고도 영장이 기각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특임검사 임명해 구속할 사안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전관예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용주(국민의당, 전남 여수갑) 의원도 "부산고법에 전관예우가 실제로 있느냐"면서 "두 변호사가 실질적으로 수임에 관여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부산고법원장에게 사실확인을 요구했다.

황한식 부산고법원장은 "2015년 이후 2번이나 불출석하고도 영장이 기각된 것은 처음 있는 것 같다"면서 "전관예우 관련해서는 언론을 보고 알았지만 사실관계는 잘 모른다. 사실이라면 지적하신 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질의를 하고 있다.
 24일 오전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질의를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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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정의당, 경남 창원성산) 의원은 경남 지역에서 소년 사건을 8년간 전담해 와 '소년범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판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노 의원은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전국민적인 우려와 분노를 자아내면서 소년재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천종호 판사는 2011년부터 보통 1년 맡는다는 소년재판을 8년째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판사는 8년 동안 1만2000여 명의 소년범을 재판했을 뿐 아니라 '청소년회복센터', 일명 '사법형 그룹홈' 제도를 제안하여 정착시키는 등 문제해결방안도 제시했다"고 칭찬했다.

한편 오전에 끝난 대구고법과 부산고법 등의 법사위 국감은 오후에는 대구고검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될 예정이다. 


태그:#법사위, #국정감사, #대구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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