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가을 정취! 이러한 글을 보던가, 말만 들어도 설렘으로 가슴이 뛴다.
고궁을 걷다 보면 옛 선조들의 숨결도 느끼지만, 평소 보지 못하던 독특한 풍경을 보며 마음이 즐거워진다.
여기저기에서 가을 단풍 소식이 들려온다. 가을을 느낄만한 곳이 어디일까 생각하다가 경복궁이 생각났다. 특히 경복궁의 향원정은 조선 최고의 정원으로 사계절 아름답다.
23일 전철을 타고 3호선 경복궁역에 도착하니 오후 3시이다. 흥례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고궁의 가을을 즐기고 있다.
한복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들 중에는 내국인뿐 만아니라 외국인들도 보인다. 한복을 입으면 고궁 무료입장, 정말 좋은 아이디어이다. 고궁과 한복은 참 잘 어울린다.
단풍이 곱게 물든 향원정, 보수공사로 가림막 설치 아쉽다근정문에 들어서니 수많은 사람들이 경복궁에 들어가고 나온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보이고 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도 보인다.
왕의 즉위식이나 문무백관의 조회를 하던 근정전에 관람객들이 제일 많다. 여기 저기서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근정전을 둘러보고 경회루로 걸어간다. 경회루는 왕이 신하들에게 큰 연회를 베풀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이다.
이곳에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 한복은 입은 유치원 아이들까지 있어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경회루 주변의 수양버들, 소나무, 물에 비친 반영이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이날 경복궁을 찾으면서 가장 기대했던 곳은 향원정이었다. 향원정의 가을 풍경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런데 향원정에 도착하며 실망의 한숨이 나왔다. 향원정은 보수공사를 위해 가림막을 설치해 놓았다. 향원정 주변의 나무들은 단풍이 곱게 물들었는데, 가림막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가 없다. 다행이 중간중간 향원정을 바라볼 수 있도록 투명 아크릴을 만들어 놓았다.
곤녕각에서 '명성황후를 그리다' 전시회 열려향원정을 둘러보고 건청궁으로 갔다. 건청궁 옆에 곤녕합이 있는데 이곳은 왕비의 처소이다. 왕비의 처소인 이곳은 을미사변 때 명성황후가 일본의 낭인들에게 살해된 장소이기도 하다. 이 곳 곤녕각에는 '명성황후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명성황후의 삶과 죽음을 표현한 장소이다.
경복궁에서 아미산 굴뚝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교태전 뒤에는 계단식으로 후원을 만들었는데, 이곳에는 4개의 굴뚝이 있다. 6각형으로 만들어진 굴뚝 벽에는 덩굴무늬, 학, 봉황, 소나무, 매화 등의 무늬를 조화롭게 배치하였는데 참 아름답다.
석양이 고궁과 곱게 물든 단풍나무에 내려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 이 가을 경복궁 나들이로 가을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