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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총선시민네트워크 탄압사건의 공판이 재개된다. 김진동 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사건까지 맡으면서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의 무리한 표적수사 탓에, 22명의 총선넷 활동가들이 1년이 넘도록 피고인이 되고 말았다.
 24일 총선시민네트워크 탄압사건의 공판이 재개된다. 김진동 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사건까지 맡으면서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의 무리한 표적수사 탓에, 22명의 총선넷 활동가들이 1년이 넘도록 피고인이 되고 말았다.
ⓒ 강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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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시민네트워크(아래 총선넷) 활동가들의 재판이 임박했습니다. 22명이 다시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에 서게 됩니다. 공판은 24일 아침부터 하루종일 이어집니다. 재판장 김진동 판사와 반 년이 넘어서야 다시 마주하는 셈이네요. 그 분이 지난 3월 말 이재용 부회장 뇌물사건까지 맡으며 총선넷 사건이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지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1년이 넘도록 피고인 신세인 이유가 궁금하시지요. 긴 과정을 요약하면, 2016년 4월 총선에서 패한 박근혜 정부가 시민사회단체를 원흉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표적수사를 남발했습니다. 낙선운동을 빌미로 인권탄압을 벌인 셈이지요.

그동안 증거가 없어 의혹 수준에 그친 일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의 선거개입 정황이 담긴 '캐비닛 문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 결과 보고서도 공개됐습니다.

이 문건들에 따르면 2016년 1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변단체들의 총결집을 지시하고, 2월엔 '비판 세력의 특정 후보 낙선운동 등 불법선거운동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엄정 대응하라'고 했답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던 담당 행정관은 구속됐습니다.

지난 9년 '이명박근혜' 정부를 관통하는 통치철학은 '편 가르기'였을까요. 지금까지 드러난 문화예술인과 연예인, 언론인에 그친 게 아니었나 봅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블랙과 화이트로 나눠 관리하려 했던 것인가요. 총선넷도 아마 블랙리스트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관변단체와 정반대의 일을 한, 그들의 표현대로 '비판 세력'이었으니 말이죠. 

퍼즐 조각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관변단체를 총동원했는데도 패했으니 약이 바짝 올랐겠지요. 낙선운동 한다며 돌아다닌 시민단체들이 얼마나 눈엣가시였을까요.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시민사회를 향한 표적수사는 정권 차원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결과로 짐작됩니다. 이제 조만간 총선넷 표적수사 하명문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이랬던 박근혜가 인권을 화두로 던지다니

이런 정권의 꼭대기에 있던 박근혜씨가 인권을 화두로 던지셨다지요. 인권 탄압 운운했다는 그 속내가 이해는 갑니다. 박근혜 정부가 가장 역점에 둔 정책이 그분의 '최고 존엄성' 지키기였으니까요. 그녀의 심기를 거스를 만한 요소들은 사전에 잘려나가곤 했지요.

무수한 진짜 민생입법들이 막혔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도, 경찰력 남용으로 목숨을 잃은 백남기씨도, 가습기살균제참사 특별법까지도 예외는 없었네요. 철벽같은 심기경호를 받던 분이 독거실에 들어가 계시니 마음에 차실리가 없겠지요.

재판까지 거부하며 국내외를 막론한 여론전에 나서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우격다짐하는 그분에게 성찰과 반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요. 일관된 무책임의 경지에 탄식이 나옵니다.

국정원과 어버이연합 관계자의 구속영장도 연달아 기각됐습니다. 선거개입과 대국민 공작까지 불법행위의 실무를 책임진 이들인데 말이지요. 찜찜합니다. 혐의는 인정되나, 지위가 낮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나요. 총선넷 활동가들이 그들이 벌인 일의 반만이라도 따라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돈과 권력이 없는, 평범한 다수가 느끼는 법 감정과 현실의 간극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법과 인권을 언제까지, 강자들을 '더욱 평등하게' 지켜주는 도구로 방치해야 할까요. 총선넷을 피고인으로 엮어낸 선거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봅니다. 깨끗한 선거를 위해 도입한 법이, 주권자 시민들의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마저 지나치게 억누르는 게 정당한 걸까요.

박근혜씨가 탄핵되고, 박근혜 정부의 불법선거개입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도, 22명의 총선넷 활동가들은 여전히 피고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와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태그:#총선시민네트워트탄압사건, #1심공판재개, #김진동판사, #이재용뇌물사건, #피고인1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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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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