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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 1위 이면에 늘어나는 정비결항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18일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지난 2005년 1위에 오른 뒤 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공사는 내년부턴 평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은 여객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며 세계 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중국 노선 45개, 일본 23개를, 그 외 아시아 43개, 미주 27개, 유럽 24개, 러시아 15개, 오세아니아 8개 등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선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2015년 대비 17% 증가한 여객 5777만명을 수송하고, 세계 19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20위권 내로 진입했다.

인천공항은 2015년엔 4941만명을 처리하며 22위를 기록했는데, 1년간 836만명이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3단계 건설(제2여객터미널) 공사가 2년 지연돼 공항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올린 성과라 의미가 더 컸다.

인천공항의 올해 여객은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6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 여행객이 감소했지만, 전체 여객은 9월까지 일평균 16만 6000명 수준을 기록하며, 전년대비(15만 7800명) 7.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를 감안하면 무난하게 넘어설 전망이다.

인천공항의 여객 증가 추이는 정부가 예측한 상황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보면, 여객수요는 2020년에 6223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3년 앞당겨 올해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여객터미널과 항공정비단지 부족은 인천공항 성장의 걸림돌이다. 인천공항은 현재 2단계 공사를 마친 상태로 여객처리 능력은 4800만명에 불과하다. 인천공항은 2015년 4900만명을 돌파하며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2018년 1월 제2여객터미널 1단계가 개장해도 처리 능력은 6400만명에 불과해, 개장한 해에 여객이 포화상태에 도달할 예정이다. 여객처리 규모를 8000만명으로 확대하는 4단계 공사인 제2여객터미널 2단계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

여객터미널 확충과 더불어 항공안전을 위해 항공정비단지 조성도 시급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학재 의원(바른정당, 서구갑)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지난 2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15개 공항에서 정비 미흡으로 인해 발생한 항공기 지연 및 결항 건수가 무려 7342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 2013년 1232건 ▲ 2014년 1484건 ▲ 2015년 1637건 ▲ 2016년 1694건 ▲ 올해는 9월 기준 1295건이 발생해, 매년 정비 미흡으로 인한 항공기 지연‧결항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정비 인프라 부족으로 항공안전에 '빨간불'

인천공항의 경우 총 3600건(지연 3,362건, 결항 238건)이 발생했고, 김포국제공항은 1475건(지연 1073건, 결항 402건), 제주국제공항은 1256건(지연 915건, 결항 341건), 김해국제공항이 711건(지연 553건, 결항 158건) 순이었다.

인천공항의 정비로 인한 지연과 결항은 2013년 547건 36건, 2014년 688건 47건, 2015년 723건 54건, 2016년 773건 56건, 2017년 631건 45건으로 매년 늘었다. 여객처리 규모가 늘어난 반면에 정비 인프라에 대한 투자 실종이 초래한 결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대형 국적항공사(FSC)는 인천공항 내 자체 정비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외국 항공사나 저가항공사(LCC)를 위한 항공정비 시설은 소형여객기 2대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정비고가 10월 중 개장할 예정이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 항공사와 LCC를 위한 정비인프라는 턱 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제2여객터미널이 내년 1월 개장하면, 여객이 62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하루 1000편 이상인 비행편 또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 정비단지 확충이 시급하다다.

특히, 2012년 이후 도착 편보다 출발 편 결항이 많아진 게 심각한 문제다. 2010년 출발 편 정비 결항률은 3.9%지만, 도착 편 정비 결항률은 8.3%다. 2012년까지는 인천공항에서 정비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공급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출발 편 결항률이 도착 편 결항률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출발 편 정비 결항률 23.5%, 도착 편 정비 결항률 18.2%로 격차가 5.3%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결항 편수도 많아졌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국적 항공사(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만 엔진정비와 부품정비 이상의 중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정비를 하는 만큼, 제2여객터미널 개장으로 정비수요가 늘어나면 현재 유휴지 상태로 있는 인천공항 격납고(정비공장) 옆에 정비격납고를 증설하면 된다.

문제는 외국 항공사들이다. 외국항공사들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격납고가 비어 있을 때만 중정비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더불어 인천공항에 항공정비시설과 단지를 구축해 외국계 항공사에 항공기정비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해야 하는 게 공사의 과제다.

항공정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만 6400억원 해외 지출

항공정비단지 조성은 항공정비 산업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인천공항에 항공정비 시설을 갖추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도 항공정비를 위해 해외 외주 비용으로 2014년 기준 약 6400억원을 지출했다.

아울러 허브공항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인천공항이 동아시아에서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항공정비단지는 시급하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공항 배후단지에 대규모 항공정비단지를 조성해 최고의 환승공항이자 국제 항공정비기지로 발돋움했다. 인천공항이 여객안전을 담보하면서 동북아시아 환승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이공항처럼 배후에 MRO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게 절실하다.

인천공항은 이미 제4활주로 왼쪽에 항공정비단지로 지정돼있는 114만㎡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4단계 마스터플랜에 항공정비단지 조성 계획을 세운 지 오래다. 하지만 국토부의 반대로 답보 상태에 있다.

또한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는 국내외 투자유치로 정비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만큼, 항공정비 산업 육성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토지사용을 승인하는 과제만 남아 있다.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정비 미흡이나 결함으로 인해 항공기가 지연‧결항되는 건수가 매년 늘고 있다"며, "정비 결함은 항공기 운항 안전과 직결돼 승객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항공안전과 인천공항의 허브공항 경쟁력 확보, 나아가 항공정비산업 육성을 위해 항공정비단지를 조속히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국제공항, #이학재, #항공정비단지, #인천국제공항공사,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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