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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의 총선 승리를 보도하는 일본 NHK 개표 방송 갈무리.
 일본 자민당의 총선 승리를 보도하는 일본 NHK 개표 방송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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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22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일본 NHK 개표방송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연립여당 자민·공명당은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의석(전체 465석 중 310석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헌에 찬성하는 '희망의 당'과 일본 유신회 의석까지 합하면 전체 의석의 4분의 3을 초과한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총선, 2014년 12월 총선, 2013년과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에 이어 자민당을 이끌고 전국 단위 선거에서 5연승을 거두며 막강한 국정 장악력을 얻게 됐다.

또한 내년 9월 치러질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아베 총리는 최대 2021년 9월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의 역대 최장기 재임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풍' 타고 살아난 아베, '1강 체제' 굳히기

아베 총리는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자신의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 재단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사학 스캔들'에 휘말려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며 정권 퇴진론까지 나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안보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지지율을 회복했고, 야권이 분열하자 지난달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승부수를 던져 대승을 거뒀다.

단독 과반을 넘어 개헌 발의선까지 확보한 아베 총리는 당초 공약대로 자위대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헌법에 명기하고, 더 나아가 최대 숙원인 '전쟁 가능한 국가'를 위한 개헌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자민당에 마땅한 정치적 라이벌도 없어 이번 총선을 통해 '1강 체제'를 굳힌 아베 총리는 강력한 개헌 드라이브는 물론이고 소비세율 인상, 대북 압박, 원전 재가동 확대 등 핵심 공약을 추진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새 내각을 구성하더라도 한일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서는 한국, 미국과의 대북 공조가 절실한 만큼 위안부나 역사 문제 등 양국의 민감한 사안이 부각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출구조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은 것은 안정된 정치 기반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놓으라는 국민의 목소리로 생각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개헌은 여당의 발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만큼 국민의 이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구체적인 개헌 방안을 정리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찬성을 얻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2020년 헌법 개정 시행이라는 목표에 대해 "헌법 개정 스케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의 위협에 맞서 노력하는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빨리 명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진보 돌풍' 입헌민주당... 야당 존재감 과시할까

일본 NHK의 10·22 총선 개표 방송 갈무리.
 일본 NHK의 10·22 총선 개표 방송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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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창당한 '희망의 당'은 기대 이하의 부진을 겪으면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벌써 희망의 당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직접 총선에 출마하지 않아 선거 운동을 진두지휘하기 어려웠고, '탈원전'을 빼고는 대부분 정책이 자민당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극우 성향을 드러내며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희망의 당'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국민의 비판을 받았다"라며 "내가 (높은 지지율로) 교만했던 탓에 패한 것이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민진당 출신 15명이 창당한 진보 성향의 입헌민주당이 최소 54석을 확보, 예상을 뛰어 넘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아베 총리의 개헌에 반대하는 대안 세력으로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풀뿌리 정치를 회복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얼마나 의석을 확보했느냐보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잘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일본 총선, #아베 신조,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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