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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오는 대안학교 입니다. 서울, 경기, 충청, 전라, 경상 등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학생들이 옵니다. 그야말로 전국구의 인맥입니다.

어릴 때부터 소꿉놀이, 동네 놀이터 놀이, 그리고 혼자 놀기도 아주 잘했던 둘째는, 동네 애들은 물론 심지어 동네 강아지들 이름까지도 줄줄이 다 꿰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엘리베이터에서 한 아주머니가 뜬금없이 고맙다는 인사를 저에게 했습니다. 내용인즉 우리 아이가 아주머니의 강아지와 놀이터에서 너무 잘 놀아줘서 감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을 즐거워하는 딸아이 어릴적 모습입니다.
 여행을 즐거워하는 딸아이 어릴적 모습입니다.
ⓒ 장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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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꼬마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강아지들에게까지 인기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던 걸까요. 저도 엉겁결에 꾸벅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잘 놀던 아이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오는 다양한 지역의 아이들, 그 중에는 재미있는 사투리를 쓰는 아이들도 있고 새침한 서울 친구들도 있습니다. 방학이 되면 아이는 이제 전국의 친구들을 만나러 다닙니다. 거제도의 친구집에도 초대받고, 올여름에는 인천에 사는 친구와 제주도에서 열리는 교회수련회도 다녀왔습니다. 학교의 테마여행 때는 팀별로 선생님과 함께 전국의 각지를 여행하고, 국토순례 기간에는 베낭을 메고 수십 킬로미터를 걷기도 합니다.

제가 자랄 때와는 많이 다른 저의 아이들의 학창시절이 저는 부럽기만 합니다. 거의 한 곳에서 자라고 학교 다니고 잘 놀 줄도 몰랐던 저의 어린 시절과 달리 이 아이들은 더 넓은 곳을 보고 배우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서 아이들의 경험에 투자해주라는 내용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돈을 들여 사주어야 할 가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하게 하고 그 경험들이 삶의 자양분이 되도록 돕는 일입니다. 부모가 가치를 두는 것에 투자할 때 아이들은 말로 하지 않아도 그 가치를 배워갑니다.

중학생 아이에게 엄마인 제가 '열심히 신나게 실컷' 놀다 오라고 말해줄 수  이유는 저도 아이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태그:#여행 , #교육, #삶,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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