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곰이 창원 공룡을 제압하고 광주 호랑이와 단군매치를 벌이게 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1일 통합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4차전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17안타를 터트리며 NC다이노스를 14-5로 꺾었다. 1차전 패배 뒤 내리 3연승을 거둔 두산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오는 25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KIA 타이거즈와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5번 1루수로 출전한 오재일은 3회 역전 3점 홈런, 6회 결승 3점 홈런, 8회 쐐기 투런 홈런, 9회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무려 4홈런9타점을 쓸어 담았다. 4번타자 김재환 역시 홈런 3안타 경기를 펼쳤고 민병헌과 최주환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두산 승리에 기여했다. 한편 정규리그 4위에 오르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던 NC는 2015년부터 가을야구에서 3년 연속 두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안내한 오재일의 홈런 4방

 21일 경기에서 4홈런을 친 두산 오재일 선수

21일 경기에서 4홈런을 친 두산 오재일 선수 ⓒ 연합뉴스




두산은 4차전에서 '판타스틱4'의 마지막 주자 유희관이 등판했다. 유희관은 두산이 우승을 확정 지은 2015년 한국시리즈 5차전과 작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두산이 믿고 쓰는 '끝내 주는 투수'라는 뜻이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조기 교체된 양의지를 아예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고 박세혁을 그대로 6번 포수 자리에 배치했다.

마지막 경기에 몰린 NC는 1차전에서 73개의 공을 던진 장현식이 3일만 쉬고 등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올 시즌 선발 등판이 단 한 번에 불과한 2년 차 우완 정수민이었다. 플레이오프부터 무리한 투수운용을 했다가는 혹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좌완 유희관에 대비해 우타자 김성욱(1번 중견수)과 지석훈(7번 3루수)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사실 선발 투수의 무게감만 본다면 5년 연속 10승에 빛나는 유희관과 통산 4승의 정수민은 애초에 비교가 안되지만 선취점은 의외로 NC의 몫이었다. NC는 1회말 1사 2,3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의 유격수 땅볼 때 김성욱이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두산은 3회 2사 후 박건우, 김재환의 연속안타에 이은 오재일의 3점 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김경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까지 신청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4차전에서 패하면 그대로 시즌이 끝나는 NC는 4회부터 정수민을 내리고 장현식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장현식도 안타 하나와 사사구 3개로 1점을 내주며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 왔다. 하지만 NC는 가을야구 무실점을 기록 중인 이민호를 투입해 급한 불을 껐고 NC 타선은 5회말 스크럭스의 희생플라이, 모창민,지석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유희관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하지만 두산은 그대로 NC에게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두산은 6회초 오재일의 3점 홈런, 7회초 민병헌의 적시타로 다시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NC는 7회말 나성범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를 투입해 가볍게 불을 껐다. 두산은 8회 오재일의 투런 홈런과 오재원의 적시타, 허경민의 땅볼,9회 김재환,오재일의 백투백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마무리 김강률을 투입해 구위를 점검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오재일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최다 타점 신기록 달성

오재일은 작년 시즌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315 27홈런92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우승팀의 중심타자로 당당히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박건우, 김재환 등 유난히 신데렐라가 많았던 작년 시즌의 두산에서 오재일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오재일은 팀의 4연승으로 크게 티가 나진 않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59(17타수1안타)로 크게 부진했다.

오재일은 올해 심기일전하며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06 26홈런89타점을 기록했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2년 연속 3할 120안타 20홈런80타점.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기록이다. 하지만 오재일은 올해도 두산의 핵심 선수로 인정 받지 못했다. 오재일은 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까지 타율 .455(11타수5안타)1홈런3타점4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2,3차전 두산 승리의 영웅은 오재일이 아닌 만루 홈런의 주인공 최주환과 민병헌이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두산의 '언성 히어로'로 활약하던 오재일은 4차전에서 드디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3회초 정수민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린 오재일은 6회에도 이민호를 강판시키는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오재일은 8회에도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 9회에는 솔로홈런을 추가했다. 오재일은 1회와 5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하며 6출루4홈런9타점 경기를 만들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단일 경기 최다홈런, 최다타점 신기록이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유희관이 5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강판됐지만 불펜 듀오 김승회와 함덕주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NC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함덕주는 4차전에서도 1.2이닝 동안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함덕주는 이번 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등판해 6.2이닝2피안타1사사구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함덕주의 존재는 '판타스틱4'가 차례로 무너진 시리즈에서 두산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반면에 NC는 정수민이 3이닝 3실점, 장현식이 0.2이닝1실점, 이민호가 2이닝3실점, 원종현이 1이닝1실점, 김진성이 0.2이닝4실점을 기록하며 물 오른 두산 타선을 견뎌내지 못했다. 스크럭스가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2타점, 박민우와 권희동,지석훈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NC를 승리로 이끌기엔 부족했다. 한편 이미 은퇴식을 마친 '호부지' 이호준은 4회 2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와 3루 땅볼로 물러나며 현역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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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 오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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