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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김연국 아래 MBC 노조)와 MBC 아나운서 28명은 신동호 MBC 아나운서국장을 부당노동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신동호는 자신이 아나운서 국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5년간 아나운서 국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였다"고 밝혔다. 부당전보, 출연 배제 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신 아나운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폭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BC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은 지난 8월 22일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아나운서국 내 부당한 인사와 차별대우, 그리고 언론 탄압 사례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신동호 국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왜 이 시점에 신 국장을 고소했는지 묻기 위해 지난 17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신동진 아나운서를 만났다. 다음은 신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신동진 MBC 아나운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동진 MBC 아나운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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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16일) 신동호 MBC 아나운서국장을 검찰에 고소했어요. 8월 기자회견 하고 2개월만인데 이 시점에 고소한 이유가 있나요.
"두 가지인데요. 추석 바로 직전에 고용노동부가 발표를 냈습니다. MBC가 기자, PD, 아나운서를 스케이트장이나 주조정실인 MD 등 업무와 상관 없는 엉뚱한 부서로 발령낸 것에 대해, 대표적인 부당노동 행위라고 간주한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국정원 문건 논란이 터졌잖아요. 또 어제 아침 김재철씨가 국정원 직원을 만나 문건 내용을 전달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는 게 기사로 나왔죠. 이런 일련의 상황이 있었던 거죠. 갑자기 고소를 준비한 건 아니라 한 달 이상 전부터 생각했었어요. 신 국장이 법대로 하라고 했고요. 지금이 적당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 그럼 8월엔 고소할 생각이 아니었어요?
"그땐 고소까지 생각할 시점은 아니었죠. 그러나 신 국장이 전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김장겸 사장을 포함한 6명이 기소된 상태잖아요. 그 다음이 실무자 국·부장, 그 체제에서 열심히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던 사람들 차례였죠. 노조에서도 실무자들 고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신 국장이 가장 먼저 고소를 당한 거죠."

- 기자회견에서 "신 국장은 또 아나운서 국원들이 부당전보자들과 교류를 하는지, 아나운서 노조원들의 동향은 어떤지 등을 지속해서 살피는 등 MBC 내에서 동료 아나운서들에게 사찰도 자행했다"고 주장했어요.
"최근 노조원들이 만나면 신 국장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이 사람이 국장실에 개별적으로 사람을 불러서 저를 포함해 밖에 나가 있는 이들 11명을 만난 적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 누가 가장 삐딱한 마인드를 가졌는지, 노조가 파업할 것 같은 움직임이 있는지 등을 수시로 질문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나운서국에 있는 사람하고 바깥에 나와 있는 사람의 교류조차도 사찰하고 아나운서 중에도 누가 노조와 관련해 강성인지 등을 지속해서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 사찰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어요?
"도처에 CCTV가 있거든요. 출근에서 퇴근까지 늘 감시 당하는 기분이 들었고, 회사가 하나의 수용소란 생각을 했어요."

- 피구를 하다 배현진 아나운서를 맞혀 인사 조처를 당하셨다면서요?
"저희 파업이 2012년 7월에 끝났잖아요. 그날 밤에 파업 참여자들이 대대적으로 발령 났을 때 저도 일산 MBC 사회 공헌실로 발령 났어요. 그때만 해도 두세 달 있다가 아나운서실로 갈 줄 알았어요. 심각하게 생각 안 했지만 생각보다 길어진 거죠. 그 다음 4월에 부당전보 무효 판결이 났잖아요. 그래서 아나운서실로 발령이 난 거예요. 다시 여의도로 갔죠.

생각보다 길어지긴 했지만, 예전처럼 정상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순진한 생각을 한 거죠. 국정원이 관련돼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죠. 저희를 철저히 배제해서 영구 퇴출 시키려 했던 것 같은데, 그걸 모르고 다시 모였으니 옛날처럼 재밌게 생활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때 연합회장을 하던 시절이에요. 열심히 연합회장 일을 하고 있었고 방송은 안 시킬 거라고 생각했어요. 연합회장이라서 아나운서 국장과 긴장 관계가 있잖아요. 연합회는 권익 보호 같은 일을 하잖아요. 심하게 부딪힌 적은 없었는데 삐딱한 건 있었죠.

그러다 1년 지났어요. 배현진, 양승은, 최대현 등 파업 중 올라간 아나운서들과 거리는 있었죠. 때문에 아나운서국 차원에서 화합을 도모하려고 한강 둔치에서 체육대회를 한 거예요. 그때 피구를 했죠. 당시 김철진 편성 본부장도 왔어요. 아나운서국이 편성 본부 소속이거든요.

피구를 하는데 저는 바깥 라인에 있었고 김 본부장이 저에게 토스를 한 거예요. 바로 앞에 배현진씨가 보였어요. 일부러 배현진씨를 맞히려던 건 아니고, 앞에 보였어요. 굳이 피해서 다른 사람를 맞히는 것도 부자연스럽잖아요. 그래서 다리를 맞혔어요. 맞히고 나니 뭔가 어색한 분위가 있더라고요. 그 뒤 일주일 후 발령이 났어요. 전 발령 났을 땐 피구와 관련 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지금 와서 보면 단순히 그것만으로 발령 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것도 작용했을 거로 생각해요."

- 오비이락일 수도 있나요?
"오비이락 같지는 않아요. 양치 사건도 그렇고 피구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아나운서연합회장 하며 불편한 존재였고, 더구나 파업으로 찍히는 등 신 국장에겐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았을 텐데 그때 본부장 앞에서 (배현진씨를) 맞히기까지 했으니까. 그때가 인사철도 아니고 아나운서국에서 저만 주조정실로 발령 났거든요."

"부당전보, 머리가 쭈뼛쭈뼛 설 정도로 모욕적 경험"

- 주조정실 생활은 어땠어요?
"조금 힘들어요. 5교대로 5일에 한 번씩 밤을 새워야 해요. 저희에겐 생소한 일이죠. 어둡고 밀폐된 공간이에요. 전 기계와 안 친한데 전부 기계로만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죠. 발령을 낸다면 다른 데로 낼 수도 있을 텐데 한학수, 김재영, 조능희, 이근행, 김민식 PD를 왜 주조로 보냈겠어요? 거기는 사람과 교류하기가 힘들거든요.

근무가 하루는 7시 출근 5시 퇴근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6시 퇴근이잖아요. 한 시간 기다려서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아요. 피곤하고 무력감이 들어요. 즐거워야 사람을 만나죠. 그 다음 날은 오후 5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7시에 퇴근해요. 거의 종일 방송이라 방송을 안 할 때가 새벽 한두 시간밖에 없어요. 쪽잠 자지만 거의 날밤 새우는 거죠.

아침 7시면 파김치가 돼요. 그러면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이틀을 쉬어요. 쉬는 날은 회사 사람들 안 만나잖아요. 쉬거나 개인 생활하죠. 이건 주말도 상관없고 연휴도 상관없어요. 닷새 텀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 아나운서잖아요. 자괴감이 들었을 것 같아요.
"네. 그랬죠. 그래서 발령받은 날 밤에 머리가 쭈뼛쭈뼛 설 정도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뭔가 무너진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어요. 저녁에 발령 나서 밤에 선후배가 위로 전화하는데 일절 안 받았어요. 전화 받아봤자 뻔하게 잘 버티라는 거죠. 받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날의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일체 사람을 만나고 싶은 의욕이 없었어요."

- 어떻게 버티셨어요?
"버텼다기보다 하루하루 산 거죠. 제가 3년 전에 정치학 학위를 받았는데, 그때가 논문 막바지로 제일 열심히 해야 할 때였어요."

- MBC 떠날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네. 이런 생각은 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노조원들도 비슷하게 말하는데 지난해 촛불 없었으면 MBC의 터닝 포인트도 없을 거예요. 전혀 보이지 않았잖아요. 그러나 그 이후 대통령도 MBC 개혁에 대한 의지를 많이 피력했죠.

박근혜 정부 아래선 점점 상황이 좋지 않아져서, 이번 대선 결과를 보고 떠날 생각도 했었죠. 5년을 또 어떻게 버티겠어요? 지난 5년도 아주 넌더리 나거든요. 저는 주조에 6개월밖에 근무 안 했어요. 그해 10월 뉴미디어국 온라인 편집부로 발령 나서 지금까지 3년 됐죠. 6개월 만에 나왔는데 주조에 있던 6개월이 지금까지 3년보다 더 길었어요."

- 모욕감도 많았을 거 같아요.
"굉장히 심했죠. 사람들과 거의 차단된 생활이잖아요. 친구도 만나기 싫었어요. 만나면 요즘 무슨 일 하냐고 묻잖아요. 사람들이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하기도 길고 설명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사람도 잘 안 만나게 되니 점점 더 위축되고, 다운되고. 어쩌다 퇴근길에 동료나 후배 아나운서 있으면 일부러 안 마주치려고 돌아갔어요.

돌아갈 때 제 심정이 '내가 왜 후배를 피하고 돌아가야 하나'는 거죠. 저를 괴롭히는 신동호도 아니고 마주쳐서 같이 얘기할 힘이 없는 거죠. 지금은 파업하고 동료들도 자주 만나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그러나 두 달 전만 해도 매너리즘에 오랫동안 지칠 대로 지쳐서 아주 친한 사람 아니면 잘 안 만났어요."

- 주조 2개월 만에 최하등급인 R등급을 받았어요.
"저에게 R등급 준 사람이 동기였어요. 전 4월 말에 발령 났어요. 상반기 인사 평가는 1월부터 6월까지예요. 주조에선 2달이에요. 인수인계와 교육받고 6월 한 달은 사고도 안 냈어요. 그러나 편성부에서 저만 R등급을 받은 거예요. 저만 쫓겨온 거잖아요. 저는 부당 발령 난 거니까 동네북이죠. 동기에게 R 받는 것 또한 경험하지 못한 기분이죠."

"떠날 생각도 했지만... 아나운서국 재건할 것"

 신동진 MBC 아나운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동진 MBC 아나운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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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오상진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최근 김소영 아나운서까지 10명 넘게 퇴사했잖아요. 선배로서 심정이 착잡했을 거 같은데.
"같이 방을 쓰던 동료 아나운서들은 한 명 한 명 나갈 때마다 다음 차례는 본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이게 한두 명도 아니고 12명이 되나 보니까 또 나간다는 생각한 거죠.

김소영 아나운서는 지난 파업 직전에 입사해서 저와는 계속 떨어져 있었잖아요. 제대로 얘기해 본 적이 없어요. 5년 차밖에 안된 후배가 나간 거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얘기도 거의 안 해 본 후배가 나간다는 생각을 했죠.

사실 부당 전보된 11명과 안에 있는 아나운서들의 교류가 자주 있는 건 아니에요. 지금 상황에서 할 얘기도 별로 없고, 만나도 유쾌하지 않아요. 넋두리나 하게 돼서 잘 안 만나죠. 내부적인 이야기를 잘 몰라요. 그러다 이번에 누가 나간다는 소리를 듣는 거죠.

김 아나운서도 퇴사하게 된다고 문자가 온 거예요. 같은 동네라서 일상적인 얘기를 했거든요. 이런 걸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에요.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는 걸 열 명 넘게 보다 보니까 '또 나간다' 싶은 거죠.

제가 다시 아나운서국으로 돌아가도 아나운서국이 다시 예전 같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50명이던 조직에서 12명 퇴사하고 11명 쫓겨나서 이제 절반이죠. 그중 11명의 계약직이 들어왔는데 누군지도 몰라요. 다시 돌아간다 해도 어떻게 아나운서국이 돌아갈지 모르거든요."

- 돌아가면 어떤 일 하고 싶으세요?
"3년 전에 경희대에서 TV토론 프로그램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TV 토론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미치는 정치적 영향에 대해 썼어요. <100분 토론>을 중심으로 한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자료들을 모아서 할 수 있었죠. 설문조사와 12명 심층 인터뷰한 걸 자료로 해서 어렵사리 학위 받았지만, 제가 전혀 활동하지 못 하는 거예요. 왜냐면 학회 활동은 다 근무시간인 거잖아요. 그리고 예전엔 이런 걸 자유롭게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신고해서 허락받아야 해요. 제가 쫓겨난 상황에서 신청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3년 동안 학위 받고, 한 게 없어요. 어쨌든 TV토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니까 관련 프로그램을 하고 싶죠."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이번 파업은 분명히 이기는 건데, 시간 문제란 생각이에요. 모진 세월 동안 성숙한 사람이 됐는지, 스스로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방송하면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지난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게 아니라, 제가 성숙해졌다는 걸 발견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동료들이 예전보다 훨씬 소중하게 느껴져요. 소중한 동료들과 더 잘 지내면서 아나운서국 재건을 꼭 하고 싶어요. 170일 파업하기 전에 아나운서국엔 좋은 분위기도 있었지만 안 좋은 점도 있었어요. 이번에는 오히려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전에 안 좋았던 문화까지 바꿔서 아나운서국을 더 좋은 조직으로 재건하고 싶어요.

요즘 집회 끝나고 아나운서국을 어떻게 재건할지에 대해 이야기해요. 굉장히 힘든 건데 그만큼 꼭 해야 할 일,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청산이 필요해요. 그래야 다시는 조직과 동료 팔아치우고 자신들의 앞길만 가는 사람이 안 나와요. 철저히 잘못된 점 뿌리 뽑고 미래를 앞으로 어떻게 건설해 나갈지에 대해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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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