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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놀이가 바깥에서 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래끼리 골목마다 어울려 놀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니거나 부모와 실내놀이터를 찾고 실내에서 게임, 독서, 공부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놀이터를 중심으로 한 바깥놀이보다는 게임, 독서, 각 기관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실내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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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비석치기', '고무줄 놀이' 등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됐고 아이들의 필수품이었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는 지난해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드 보드 등 롤러용품 매출이 10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급락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인라인 스케이트 매출은 10년 전의 5.2%, 보호대와 헬맷 매출은 6.2% 수준까지 추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자완구 매출은 3배가량 늘었고, 남아완구 전체매출은 2배, 여아완구는 70%가량 증가해 달라진 놀이문화를 실감케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학원(학업)으로 인한 시간부족, 놀이공간의 상업화, 위험한 외부환경, 황사와 미세먼지 등 실외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날씨, 가족을 중심으로 한 놀이문화 확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깥에서 놀 시간이 없다

아이들의 실내 활동이 증가하는 데는 학업(학원)으로 인한 시간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의 '2016년 사교육비 조사 실태'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67.8%가 학교 수업과는 별도로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특히 초등학생은 학원에 다니는 비율이 무려 80%에 이르러 공부 때문에 놀 시간이 없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도서관 등 각 기관에서 실시하는 (무료)수업도 한몫을 하고 있다. 각 기관에서는 방학기간에는 물론 평상시에도 상, 하반기로 나눠 독서교실, 문화교실, 과학교실 등을 열고 한 강좌 당 많게는 20~30명에 달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방학기간에는 70~80여개 달하는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개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실제 바깥에서 놀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주부 김선희씨는 "중, 고등학생들은 학과 공부하느라 바쁘고 초등학생 아이들은 학원이나 좋다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바쁘다"며 "이런 현상은 토요일과 방학기간에 더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놀고 싶어도 아이들이 모두 학원에 가서 실제로 놀 아이들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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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놀이터 창업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황사나 미세먼지 등 나쁜 날씨로 바깥놀이가 어려워짐에 따라 부모가 동반하는 실내놀이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청주지역의 실내놀이터는 20~30여 곳으로 추정되며 경기불황으로 폐업한 곳도 많지만 창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주지역 실내놀이터 시장은 '대형화'와 '특성화'로 요약할 수 있다. 넓고 안전한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으며 다양한 놀이를 통해 교육적인 효과까지 얻으려는 '젊은 엄마'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의 '플레이타임'과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메가폴리스의 '디보빌리지'가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모래놀이, 회전목마, 기차, 영화 상영관 등 각종 체험 및 놀이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뽀로로와 디보가 대형화에 앞장서고 있다면 트램펄린 전용 실내놀이터임을 내세우고 있는 개신동의 '플라잉덕', 산남동의 '점핑프린스' 등은 유아 및 초등학생들의 '스포츠 센터', '엄마들의 전용카페 구비'등을 특성화로 내세우고 있다.

개신동에 사는 주부 최미애씨는 "요즘은 성범죄 등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증가하고 외부 환경이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아이들끼리 놀게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도서관 수업, 실내놀이터, 부모가 동반한 나들이 등으로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놀이 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아이들의 실내 활동 및 실내놀이가 증가하는 것은 부모가 놀이하는 아이를 쉽게 관찰할 수 있고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실내놀이터에서는 부모가 아이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김영희 교수는 "실내놀이터에서 놀이를 하는 것은 아이들이 놀이를 주도한다기보다 시설을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고 과도한 시설이용은 창의성에 있어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사실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실내 활동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구조화된 놀이기구와 비 구조화된 놀이 환경이 적절히 조화롭게 접목될 때 최고의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자연에서는 자연스럽게 놀이재료를 구할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놀이방법을 통해 즐거움과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환경과 실외환경의 장·단점을 잘 살려 아이들이 건강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김영희 교수는 "어른도 주변의 적절한 자극과 구조화된 체계가 있을 때 업무의 능률이 오르는 것처럼 아이들도 구조화된 놀이시설이나 프로그램 등 적절한 외부 자극이 있을 때 훨씬 높은 놀이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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