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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연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연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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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조지 W. 부시 연구소가 주최한 안보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거세지고 있는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와 보호무역 강화 등을 우려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민족주의가 국수적인 토착주의(nativism)로 왜곡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라며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가져다준 역동성에 대해 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혈 시위를 옹호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미국에서 전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은 인종, 민족, 종교를 떠나 모두가 완전히 동등한 미국인이 될 수 있다"라며 "편협함과 백인 우월주의는 미국적 신념에 반하는 신성모독(blasphemy)"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담론이 우발적인 잔학행위에 의해 타락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라며 "우리는 다른 집단에 대해 최악의 사례로 판단하는 반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최고의 의도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정책에 대해 "고립주의 정서가 부활하고 있으며, 아주 먼 곳으로부터의 절망과 혼돈으로 인해 미국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라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화 피할 수 없어"...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비판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도 "자유시장과 국제거래의 가치는 빛이 잃고 있으며,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갈등과 불안정, 빈곤이 뒤따를 것이라는 사실은 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화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과 사회적 분열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가 농업혁명이나 산업혁명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것처럼 세계화도 결코 피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에 찬사를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는 "예고 없는 웅변 같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이 대통령답게 들렸다"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의 칼럼니스트 제니퍼 루빈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은 그의 우둔함을 모른 척하거나, 가증스러운 언어와 행동에 대해 변명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CNN 방송은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서로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았지만, 그들이 공유한 것은 미국의 미래를 낙관적이고 관용적으로 전망하며 국가를 이끄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은 그런 전망에 관한 것이며, 바로 '트럼피즘'(Trumpism)에 대한 거부"라고 강조했다. 


태그:#조지 W. 부시, #도널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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