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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바른정당 통합추진 의원모임에서 참석 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당 이철우.김성태, 바른정당 이종구, 한국당 홍문표, 바른정당 김용태,황영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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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통합'을 추진하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가 20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에 발끈했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 양당의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양당 통합을 논의하면서 기존의 보수대통합 시나리오와 다르게 진행될 수 있는 정계개편 가능성을 견제하고 나선 셈이다.

우선, 바른정당 '통합파'는 이날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를 '야합'이라고 반발했다. 바른정당 통합파 김용태·이종구·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바른정당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에 참석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김용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바른정당이 바른보수와 자강이라는 이름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레토릭일 뿐 한 정당의 노선이 될 수 없다"라며 "항간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도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바른정당의 입장 없이 그냥 (논의, 진행) 한다면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구 의원은 아예 유승민 의원을 향해 "큰 정치를 할 사람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선 당시 유승민 후보는 '국민의당과 정책이 안 맞고 안보정책이 전혀 달라 같이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얼마든지 합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큰 정치를 할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단일대오를 만들어도 선거를 치를 수 없다"라며 "일단 보수가 대통합하고 더 나아가 깨끗하고 따뜻한 모든 보수가 모여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 정치생명 단축될 것"

이들은 통추위 회의 직후 "우리는 끝까지 대통합을 통한 보수의 재건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국감 일정으로 출국한) 김무성 의원이 오는 27일께 귀국하면 통합 모임을 따로 개최할 것"이라며 "대통합과 관련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결정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당 지도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면서 "통합파 의원들은 우리가 분당되기 이전의 하나였던 모습으로, 보수진영이 하나로 가기 위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추위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도 이에 적극 호응했다. "보수대통합이야말로 문재인 정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응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야당은 보수통합하는 길 밖에 없다"면서 "보수대통합의 길을 위해서 우리가 헌신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은 아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이상한 연합설은 의도적이다. 이 의도에 말려드는 것은 현실정치에 맞지 않다"면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를 '정략적 의도'라고 질타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따로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를 '저격'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를 '비우호적인 언론의 공작'으로 규정했다.

무엇보다 홍 대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양당의 통합은 보수우파, 진보좌파 양 진영과 영·호남 양 지역에서 모두 배척받는 기형적인 정당이 될 것이고 그 양당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통합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한국당 대신 국민의당을 '파트너'로 상정한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자강파'를 향해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한 셈이다.

통합파·자강파 '신경전' 계속될 듯

이러한 보수통합파 측의 반발에도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른정당 '자강파'는 이를 통해 가속화 됐던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강파인 하태경 의원은 지난 19일 저녁 SBS라디오 <시사전망대>와 한 인터뷰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래 한국당하고 통합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는데 국민의당과의 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라며 "'한국당과의 통합'의 불씨를 좀 껐다"라고 자평했다.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우리 당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라며 "오히려 당 내부의 결속력이 강해질 수 있는, 당 내부의 단합이 강화될 수 있는 기회"라고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