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검색
클럽아이콘0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타칭 '교통 오타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가 연재합니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그런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 기자 말 
 지난 8월 KTX가 원주∼강릉 복선철도(120.7㎞) 구간에 처음 투입돼 강릉 남대천교를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다.
 지난 8월 KTX가 원주∼강릉 복선철도(120.7㎞) 구간에 처음 투입돼 강릉 남대천교를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경강선의 판교 - 여주 구간이 지난 2016년 9월 개통된 이후, 오는 12월 2018 평창올림픽을 백업하기 위한 만종 - 강릉 구간이 개통한다. 1973년 원주에서 영월과 태백, 삼척을 잇는 태백선의 완전 개통 이후 44년 만에 강원도를 관통하는 철도 노선이 새로 생기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수요가 폭발적인 영동고속도로축을 통과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 노선은 평창올림픽만을 바라보고 개통하는 것이 아니다. 동해안, 영동권 관광 및 비지니스 수요의 흡수, 이들 지역권의 반나절 생활권화를 염두하고 건설된다는 데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역까지 1시간 10분여가 소요되는데, 고속버스가 소요했던 2시간 30분(+a)에 비해 매우 획기적이다.

강원도에서는 태백선 이후 44년 만에 첫 개통하는 횡축 간선 노선이고 현재 영업 시운전을 진행하며 개통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이들 노선을 운영할 한국철도공사에 바라는 점이 많다. 영동고속도로와의 경쟁 뿐만 아니라, 비수익 노선 운영과 관련하여 더욱 그렇다. 12월 첫 기적을 울리게 될 경강선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① 더도 덜도 말고 '울산역'처럼

 시내와 먼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연계교통 확충을 선택해 많은 이용객을 확보한 울산역의 모습.
 시내와 먼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연계교통 확충을 선택해 많은 이용객을 확보한 울산역의 모습.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연계교통의 확충이 역의 운명을 바꾼 사례가 있다. 시내와의 거리가 10여km 떨어져 이용객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울산역은 리무진버스나 시내버스의 확충 운영, 울산역과 가까운 언양읍 관광대책 마련으로 가장 성공한 KTX 정차역이 되었다.

하지만 함안역은 함안읍내와 4km 정도 떨어져 있음에도 연계교통 확충은 커녕 열차 시간에 맞춰 버스도 다니지 않아 '유령역'이라는 오명을 얻어,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경강선이 지나는 역들 중 복선 준고속철도의 한계로 시내와 멀리 떨어진 곳에 역이 설치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시점인 만종역은 원주 시내와 5km 정도 떨어져 있고, 횡성역은 횡성읍내와 2여km, 평창역은 평창읍내와는 직선거리로만 21.5km 거리이다. 소재지 대신 봉평읍이나 대화면 읍내로 행선지를 정해도 가는 데만 10여km를 달려야 한다.

강릉역은 강릉 시내 한 가운데의 구 역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둔내역이나 진부역 정도만이 역에서 읍내가 1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역사가 읍내, 시내와의 거리가 멀다. 연계교통 확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열차가 아무리 역에 자주 정차한들 이용객들은 오래 걸리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연계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할 것이다.

관광객이 택시를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버스 역시 우회하여 목적지에 도착한다면 관광객이나 비지니스 맨들은 열차 대신 자동차를 이용할 확률이 크다. 철도역의 개통과 함께 각 시/군청과의 협조를 통해 읍내, 리조트 등 수요처와 연결되는 버스를 열차 시간에 맞게 운행하여야 이들 역이 활성화될 것이다. 더도 덜도 말고 '울산역'이라는 모범사례만 따르면 된다.

② 강릉역에서 멈추기에는...

 정동진역에서 바로 나갈 수 있는 정동진 해변가의 모습. 경강선 개통 이후의 강릉발 서울행 열차에서는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정동진역에서 바로 나갈 수 있는 정동진 해변가의 모습. 경강선 개통 이후의 강릉발 서울행 열차에서는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경강선의 실제 종착역은 강릉역이다. 하지만 삼각선을 통해 동해, 삼척 등 다양한 지역과의 연계가 이루어질 확률이 크다. 강릉역에서 종착하는 편성이 절대 다수임은 자명할 만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릉 이남의 강원도 지역에도 철도가 정차할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져 있으니 만큼 이들 지역에도 충분한 수의 편성이 운행되어야 한다.

정동진, 묵호, 동해 등 상당수의 역이 전철화가 이미 70년대에 완료된 영동선을 통해 KTX가 직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고, 삼척역 역시 전철화 공사가 없어도 동해역에서 무궁화호의 디젤 기관차로 바꾸어 연계할 수 있다. 더욱이 삼척역 이남으로는 울진을 거쳐 포항으로 직결되는 동해선이 한창 공사 중이다.

이렇듯 강릉역에서 멈추기에는 경강선이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또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춘천 - 속초간 철도 개통과 북한의 강원선과의 직결을 통한 러시아행 대륙열차 운행을 위해 6.25 전쟁 이후 폐선된 동해선의 속초 - 강릉 구간, 넘어서 속초- 제진 구간도 부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경강선으로 갈 수 있는 행선지가 훨씬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③ 대중교통 관광상품 개발해야

개량공사 이전의 강릉역의 모습 개량 공사가 끝나면 강릉역은 멋진 모양의 반지하 역사로 새로이 이용객을 맞는다.
▲ 개량공사 이전의 강릉역의 모습 개량 공사가 끝나면 강릉역은 멋진 모양의 반지하 역사로 새로이 이용객을 맞는다.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경강선은 영동고속도로가 그렇듯 국내의 대표적인 관광형 철도 노선으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평창군의 관내에만 겨울 레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스키장이 즐비하고, 여름에는 강릉역, 동해역 등 바닷가로의 여행 수요가 충족된다. 이런 여행수요가 폭증하는 지역에서의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철도를 이용한 사람의 대다수가 대중교통이나 시티투어를 이용하여 여행을 즐기니 만큼, 양떼목장, 풍력발전소 등 명소, 리조트, 문화유적이나 휴양지 등으로 가는 버스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았던 관광지를 발굴해 실제 대중교통 여행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지를 주요 순환하는 시내/농어촌버스 노선을 만드는 것도 좋다.

특히 철도가 처음 들어오는 두 군인 횡성군과 평창군의 변화가 가장 주목된다. 두 군은 철도역이 없어 관광객들이 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이번 경강선의 개통으로 그간 부족했던 시티투어 등 문화관광 시스템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좋은 문화관광 발전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④ 태백선을 잊으면 너무해, 너무해

경강선의 개통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태백선 사진은 태백선 영월역에서 촬영했다.
▲ 경강선의 개통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태백선 사진은 태백선 영월역에서 촬영했다.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경강선이 개통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노선은 기존 청량리 - 강릉 노선을 운행하는 태백선이다. 태백선은 1966년 완전 개통 이후 동해, 강릉으로 가는 승객들 역시 수송하는 주요한 기능을 했으나 경강선의 개통 이후 그 위세가 쪼그라들거나, 아예 경북선처럼 몰락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태백선 개통 이후 영동선 삼척 - 영주 구간이 원래의 강릉행 승객을 잃고 경북 산악지역을 오가는 철도로서만 기능했다는 사실을 보면, 태백선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에게는 경강선의 개통이 달가롭지는 않다. 특히 태백선이 지나는 구간이 영월, 정선, 태백, 도계 등 인구가 많지 않은 대신 철도의 의존도가 높은 구간이라 더욱 그렇다.

경강선의 개통 이후 태백선에 '칼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운행 횟수를 줄이는 '잔인한' 대책 대신, 태백선 열차가 동해역까지만 운행하거나 연선의 관광 수요를 확충하는 대안이 좋다. 또 승객을 많이 태우지 않고도 운행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열차 등의 개발을 통해 태백선의 여객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코레일이 공기업으로 존재하는 이유이다.

12월 개통, 관광객, 올림픽, 비지니스 수요 모두 잡길

건설중인 경강선 2014년 한창 공사 중이던 경강선의 모습.
▲ 건설중인 경강선 2014년 한창 공사 중이던 경강선의 모습.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오는 12월 경강선 만종 - 강릉 구간이 개통하면 2개월 후 올림픽이 열릴 것이다. 백두대간을 터널과 교량으로 한 번에 넘는 한국의 최신 토건 기술이 집대성한 노선이니 만큼 올림픽 기간 중 사람들을 무사히 KTX로 수송할 수 있다면 국내 기업이 해외 철도 건설 수주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사용방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단순히 청량리와 강릉을 오가는 열차로만 남게 된다면 '적자투성이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기대가 식는 것이 곧 우려로 바뀌는 것이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평창의 산물'로 국내외 관광객과 시간에 쫓기는 비지니스맨들의 수요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열차로 거듭났으면 한다.

다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비슷한 산악철도인 태백선이 부족한 기술력 탓에 한국에서 제일 뛰어난 차창 밖 풍경을 보여주지만, 경강선은 대부분이 장대교량과 터널로 이루어져 있어 '강원 지하철 1호선'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열차가 속도를 중시하는 시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지만, 차창 밖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가끔 태백선을 타고 빙 돌아가는 열차를 탈지도 모르겠다.


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능력자' 청소년들과 인터뷰도 하는,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 한 번 서고 싶어하는 대딩 시민기자이자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더보기

시민기자 가입하기

© 2017 OhmyNews오탈자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