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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자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비정규노동자대회
 '함께 가자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비정규노동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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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유령 취급을 당하는 청소 노동자, 최저임금에 시달리는 마트 노동자, 거대자본에 맞서 싸우는 삼성 노동자, 총파업을 준비 중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9일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부산 비정규노동자대회' 참석을 위해서다.

촛불투쟁 1년을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천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은 여전하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회는 이들이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리기 위해 곳곳에서 선전전과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한 지난 10월 16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노동청 앞에서 "사람 죽이는 고용허가제 폐지"를 위한 1인 시위도 진행 중이다.

비정규노동자대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과 정당, 시민사회 단체들도 함께 했다. 대회는 당사자인 비정규 노동자들의 공연과 발언, 연대 공연 등으로 진행했다. 이주 노동자들을 대신한 가톨릭 노동상담소 차광준 신부의 연대 발언도 있었다. 청소노동자들과 노래패 '소리연대'가 함께 한 공연은 큰 박수를 받았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제대로 시행하라!"
"진짜 사장 원청 교섭 보장하라!"
"최저임금 꼼수 웬말이냐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부산 비정규노동자대회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발언 후 구호를 외치고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를 부르며 마무리됐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미조직비정규국장
▲ 사회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미조직비정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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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회를 맡은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촛불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을 앞두고 있는데 천만이 넘는 비정규직의 설움은 변한 것이 없다"면서 "우리의 권리는 정권이 대신해 주지 않는다. 제조업이니 서비스업이니 하는 이름들 모두 내려놓고 오직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단결하자"고 말했다.

김재남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 시키는 정부와 자본의 꼼수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을 개시할 것임을 선포한다"라며 "오늘 이 출발을 계기로 10월 28일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11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로 힘차게 투쟁하자"고 외쳤다.

홈플러스 노동자 몸짓패 '딴짓'
▲ 몸짓 공연 홈플러스 노동자 몸짓패 '딴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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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삼성서비스지회 분회의장, 차광준 가톨릭 노동상담소 신부, 이가희 부산일반노조 희망환경 현장대표, 차재달철도노조 부산본부 KR테크 지부장, 서희자 학비노조 부산지부 수석부지부장
▲ 발언 이동석 삼성서비스지회 분회의장, 차광준 가톨릭 노동상담소 신부, 이가희 부산일반노조 희망환경 현장대표, 차재달철도노조 부산본부 KR테크 지부장, 서희자 학비노조 부산지부 수석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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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삼성서비스지회 분회의장은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실질임금은 안 오르는 이상한 현실에서 우리는 삼성을 새로 고치려 한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바뀔 것이고 삼성 노동자의 삶이 바뀌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도 바뀔 것이라 믿는다"면서 "이재용이 감옥에 가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감시자가 되지 않으면 원위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광준 신부는 "신부가 왜 거리로 나왔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기도해 주는 이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면 기도만 해서는 안 되겠더라. 기도를 넘어서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는 것이 기도 못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광준 신부는 "고용허가제는 현대판 노예제이며 노동악법과 맥락이 같다. 노동자를 사회의 주인이 아니라 도구로 생각하는 발상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이주노동자를 노예로 만든다"면서 "이를 바꾸는 것은 곧 우리 전체를 위한 것이다. 고용허가제와 비정규직 악법을 바꾸는 데 항상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가희 부산일반노조 희망환경 현장대표는 "노조에 가입한 후 위원장에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위원장이 '싸우면 된다'고 했다. 열심히 싸우면 차별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 믿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차재달 철도노조 부산본부 KR테크 지부장은 "간접고용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해당되는데 철도공사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발뺌하고 노동부가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는데 철도공사는 돈 없다며 딴소리하고 있다. 완전한 직고용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서희자 학비노조 부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 하려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꼼수를 두고 볼 수 없어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 단식을 했고 10월 25일, 26일 총파업에 나선다.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이 한 약속 지키라고 투쟁할 것이다. 학비연대회의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소리연대
▲ 노래 공연 소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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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연대와 청소노동자들이 함께 서영은의 '꿈을 꾼다'를 불렀다.
 소리연대와 청소노동자들이 함께 서영은의 '꿈을 꾼다'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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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연대가 서영은의 '꿈을 꾼다' 1절을 부른 후 청소 노동자들과 천연옥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장이 무대에 등장했다. 청소 노동자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들이 꾸는 꿈을 낭독했다. 청소 노동자들은 낭독이 끝난 후 소리연대와 함께 '꿈을 꾼다'를 불렀다.

때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면 괜히 웃음이 나와
정신없는 하루 끝에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지나간 추억을 뒤돌아보면 입가엔 미소만 흘러

꿈을 꾼다 잠시 힘겨운 날도 있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일을 향해 나는 꿈을 꾼다

혹시 너무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천천히 함께 갈 수 있다면 이미 충분하니까
자꾸 못나 보이는 나 맘에 들지 않는 오늘도 내일의 나를 숨 쉬게 하는 소중한 힘이 될 거야

꿈을 꾼다 잠시 힘겨운 날도 있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일을 향해 나는 꿈을 꾼다
꿈을 꾼다 잠시 외로운 날도 있겠지만 세월이 흘러서  시간이 가면 모두 지나간다

서영은 - 꿈을 꾼다

아래 청소 노동자들의 글 전문을 싣는다.

청소노동자의 삶이 바뀌어야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오늘 우리는 청소노동자의 꿈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청소는 우리들이 땀을 흘려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청소는 이 사회로부터 가장 존중받아야 할 노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언, 성희롱, 더럽고 누추한 휴게실, 일하다 다쳐도 파스 한 장 붙이고 일을 하는 현실입니다.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밤잠을 설치고, 낮은 용역비와 중간착취 때문에 최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는 하찮은 업무로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이 청소노동자까지도 하찮은 존재로 치부하는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가 노조로 단결한다면 못 이룰 꿈은 없습니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인 최저임금 1만 원, 2018년도에 반드시 쟁취합시다. 간접고용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존중마저 빼앗고 있습니다. 이젠 직접고용도 더 이상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여러분 우리는 유령이 아닙니다. 청소노동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함께 투쟁합시다. 우리 노동자들이 함께 뭉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직접고용쟁취, 청소노동자가 존중받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힘들고 지쳐도 희망찬 꿈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 마무리 발언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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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날 때부터 금수저, 흙수저가 정해져 있고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다가 빈곤한 노후를 맞게 된다. 이것은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다. 약육강식만 존재하는 동물들의 정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수많은 행사와 집회들이 있지만 오늘 이 대회가 가장 소중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제일 정의롭고 행복한 세상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는 서러워 울던 지난날의 '을'이 아니라 촛불의 주인인 '갑'이다"라면서 "이 자리엔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이것이 민주노총이다. 직종을 넘어 노동자로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이 민주노총"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조직하고 투쟁하는 만큼 비정규직이 없어지고 세상은 바뀔 것이다. 민주노총 답게 투쟁하자"고 격려했다.



태그:#비정규직, #민주노총부산본부, #다스는_누구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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