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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때 가장 시너지가 크다."

국민의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 결과가 알려지면서 국민의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민정책연구원은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현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4개 정당들의 '당 대 당 통합' 효과에 관련된 전화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 결과,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하면 약 20%의 지지율을 기록해 민주당에 이어 정당 지지율 2위의 정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 당시 한 자릿수(6.4%)였던 국민의당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는 셈이었다.

이에 비해 민주당과 국민의당,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효과는 미미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는 경우 두 당의 지지율 합보다 오히려 소폭 하락하는 결과가 나왔고,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경우엔 두 당의 지지율 합보다 4.5%p 상승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인 셈이다.  

안철수 "민심 파악을 위한 조사, 제3당의 길에 대한 기대 높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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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안철수계가 바른정당과 통합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 당 혁신기구인 제2창당위원회가 '전국 시도당·지역위원장 전원 사퇴안'을 혁신안으로 내놓은 것을 두고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통합, 혹은 연대·연합에 부정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한국당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바른정당 자강파와의 연대·연합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과 선거제도 개혁을 놓고 공동토론회를 여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데 반해 민주당의 '2기 내각 연정·정책 연합' 제안에 대해서는 "말장난 마시라"고 일축한 것이 대표적 예다.

당장, '안철수계'로 꼽히는 최명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결합하는 것은 시너지가 '마이너스'라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오히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치면 극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게 확인됐다. 관계된 모든 분들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태일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하는 승자독식체제의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악마와 손잡아도 좋다"라면서 '명분'을 전제로 한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안 대표는 이날 "민심 파악 차원에서 진행한 조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제3당의 길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다"고 높게 평가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각각 통합해 양당 체제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제3당'으로 함께 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보인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 본인이) 여론조사를 지시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연구원의 제안이었다"라며 "정치권에서 이합집산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난무해서 국민정책연구원에서 민심 파악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시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특정정당과의 연대를 고려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우리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면 제3지대에 대한, 제3의 길에 대한 기대가 국민들이 굉장히 높게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확인했던 조사였다"고만 답했다. 다만, "다당제가 꼭 유지돼야 한다는 게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당 전열 흐트러지게 해, 지도부가 신중히 접근해야"

그러나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현재의 여론조사만 보면 우리 당의 존재마저도 의심스러울 정도라 생각한다"라며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우리 당 의원들의 국정감사가 호평 받는 이때,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가를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시도당·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여론조사 결과를 흘리는 것은 설사 좋은 안이라도 지금은 아니다. 지도부의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은 원론적인 반응만 보이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세히 파악을 못하고 있지만, 한국 정치가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인 중도개혁세력이 (정치를) 이끌어간다는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라며 기본적인 입장만 밝혔다. 

바른정당 자강파인 진수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과 한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에 대해 "그냥 친한 분들끼리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됐던 것이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유승민, #국민의당, #정계개편, #바른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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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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