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류중일 감독 체제의 닻을 올렸다. 지난 13일 류중일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거행된 취임식을 통해 LG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14일에는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2018년 LG 트윈스가 추구할 방향성에 대한 류중일 감독의 언급도 있었다. 그 중 흥미로운 대목은 외국인 타자로 '나바로는 영입하지 않는다'였다.

나바로는 2014년과 2015년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14년에는 타율 0.308 31홈런 98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69를, 2015년에는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 OPS 0.989를 기록했다. 2014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MVP도 차지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2018년 LG의 외국인 타자로 나바로는 영입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전력 질주를 하지 않으며 훈련 시간에 늦는 등 성실성에 문제가 있는 선수로 평가했다.

나바로는 2016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진출했지만 역시나 불성실한 플레이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실탄 소지 혐의로 4주 출전 정지의 구단 자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바 롯데에서는 1년 만에 퇴단했다.

# 전 삼성 나바로 KBO리그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류중일 감독의 '나바로 영입 대상 제외' 방침은 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있어 기량 뿐 아니라 인성까지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LG는 순위 싸움이 한창인 지난 7월 외국인 타자 로니를 데려왔다. 메이저리그 통산 1,4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1,425안타 108홈런 669타점으로 이름값을 따지면 최고의 영입이었다. 

하지만 로니는 실전 공백으로 인한 약점을 드러내며 LG에서 타율 0.278 3홈런 12타점 OPS 0.822에 그쳤다.

8월말 양상문 감독이 2군행을 지시하자 로니는 불응한 채 무단이탈해 미국으로 귀국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외국인 타자가 떠난 LG는 타선 약화를 보완하지 못해 6위로 정규 시즌을 마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력 질주'는 외국인 타자에게 국한된 주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LG의 국내 선수들에게도 얼마든지 해당될 수 있다.

지난 9월말 LG는 5강 트래직 넘버의 소멸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홈경기를 치렀다.  LG의 한 젊은 타자가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 상대 야수는 타구를 한 번 놓쳤지만 타자 주자가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아 여유 있게 아웃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LG는 올 시즌 젊은 야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은 과연 최선을 다하는 것인지 의문시되는 플레이를 노출하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이 나바로를 거론하며 '전력 질주'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LG의 젊은 야수들에 대한 경종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할 수 없어 못하는 것과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타격 직후의 기본기인 전력 질주에 대한 류중일 감독의 언급은 향후 LG가 기본기를 강조하는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팀의 '체질 개선'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과연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는 2018년 일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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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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