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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제주기지전대 정문 앞에서 평화백배 집회가 시작되자, 경비팀원이 등장이 훼방을 놓는 모습 <제공=강정마을회>
 해군 제주기지전대 정문 앞에서 평화백배 집회가 시작되자, 경비팀원이 등장이 훼방을 놓는 모습 <제공=강정마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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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서울에 딸 하나 있지? 그 아이 제대로 살게 하려면 적당히 좀 해라"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돕기 위해 서울을 떠나 제주에 정착한 지 어느새 7년. 주민 B씨(여)는 지금도 올 봄 해군기지전대 정문에서 자신이 들은 이 한 마디를 떠올리면 몸서리를 치게 된다. 지난해 자신이 보는 앞에서 숫돌에 칼을 갈며 밤길 조심하라고 했을 때만 해도 다소 겁이 날 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가족이 언급되니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었다.

자신의 피해사례를 증언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B씨는 "그 사람은 한 명의 경비 용역 직원에 불과한데 누구에게 제 신상정보를 받은 것일까"라 반문하며 "그들은 우리를 와해시키기 위해 별짓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

 해군 제주기지전대 경비팀 관계자가 마을주민들의 차량을 저지한 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 <제공=강정마을회>
 해군 제주기지전대 경비팀 관계자가 마을주민들의 차량을 저지한 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 <제공=강정마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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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해군 횡포 여전...책임자 처벌해야"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회의는 17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탄압과 불법 행위 등 공권력의 횡포가 여전하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언어폭력과 조직적인 집회 및 시위 방해는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고, 개인 SNS를 통한 신상 정보까지 해군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고권일 강정마을 부회장은 "해군이 민간인을 경비용역으로 고용한 후 불법적인 촬영과 신상정보 수집 등 조직적인 활동을 벌였다. 심지어 합법적인 집회에서도 채증과 욕설 등이 이어졌다"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군이 광주와 4.3때와 마찬가지로 무력으로 민간을 탄압하는 나쁜 버릇이 여전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불거진 구상권 철회 논란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에서는 구상권 철회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사설까지 내면서 주민들이 국가 안보 사업을 불법으로 저지했던 세력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이제는 누가 마을주민들의 행동을 불법행위로 매도하고 전파하는지 분명히 알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홍기룡 범도민대책위원장은 "무서운 것은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파괴하기 위한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일들이 전 정권 뿐만이 아닌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군이 사찰과 방해 등을 지시한 것이라면 국방부도 당연히 알 것이고, 청와대 안보실도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반대 단체 등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의 민간인 불법감시와 인권탄압 중단,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반대 단체 등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의 민간인 불법감시와 인권탄압 중단,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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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경비팀원' 고용 이후 유독 심해져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우선 해군의 집회 방해 사례를 소개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는 매일 오전 7시 평화백배를 비롯해 오전 11시 천막미사, 오후 12시 인간띠잇기 문화제와 집해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해군이 고용한 경비노동자들이 나와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은 물론 욕설과 협박,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과 활동가들의 이름과 재판일정 등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당사자과 마주칠 때마다 위협은 물론 모욕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 반대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 Y(여)씨는 "부대 정문 앞에서 별의 별 욕설을 다 들었는데 제 마음에 분노가 일지 않더라. 욕에 내성이 생긴 것 같다"며 "폭력에 길들여지고 싶지 않지만, 군대가 주민들을 길들이는 것이 이런 방식인가 생각하게 됐다. 경비노동자의 그러한 행위는 반드시 해군에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전했다.

반대측에서 설치한 시위 깃발과 현수막이 불탄 것은 물론 찢긴 상황도 자주 확인됐는데 이들 역시 경비노동자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반대위는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마을주민과 활동가들의 SNS계정을 일일이 확인하며 활동에 나선 정황도 포착됐다.

해군 제주기지전대가 창설된 지난해부터 고용된 경비노동자들은 모두 5명이 한 팀을 이뤄 활동하고 있다. 군인이나 군무원과 달리 단위 부대에서 직접 고용한 민간인으로 '근무원'이라는 명칭으로 시설관리와 경비, 관사 관리와 조리 등의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마을회 등은 "경비노동자의 업무를 확인해보니 방법과 순찰, 불법 시위 확인 및 대응, 기타 관리관이 지시하는 정당한 업무로 규정되어 있다"며 "집회를 방해하거나 민간인의 신원을 파악하거나 감시하는 행위, 재판 정보를 조사할 권한 등은 없으며, 그러한 행위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과 부대 책임자와 경비팀장의 처벌,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마을회 등 반대측 주장에 대해 해군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제주에 사는 고재일입니다. 팟캐스트 <고칼의 제주팟>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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