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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고 있는 저어새
 먹이를 찾고 있는 저어새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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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군이 세종특별자치시가 되면서 현재 26만 3천 명의 도시가 되었다. 1996년 처음 사람인기 척조차 찾기 어려웠던 1996년 연기군에서 탐조했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은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수준이다. 연기군을 가로지르는 금강에 많은 새가 찾아왔었다.

1년에 수십차례씩 새들을 찾아다녔던 터라 연기군은 그야말로 매우 가까운 탐조지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먼 탐조지를 가지 못하게 된 2006년 이후부터는 연기군만 1년에 수십차례씩 방문했다. 겨울이면 하루에 100종 수만 개체씩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장남평야에서는 2008년 이전까지 매, 털발말똥가리, 큰말똥가리, 잿빛개구리매, 쇠황조롱이, 참매, 흰꼬리수리, 참매, 독수리 등의 다양한 맹금류들 만날 수 있었다. 맹금류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맹금류 서식은 지역의 생태적 건강성을 입증하는 지표가 된다.

이런 곳에 세종시가 들어오고 4대강 사업으로 강이 파헤쳐지면서 새들은 그야말로 급감했다.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이렇게 개발되는 세종시에 남은 농경지가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 중앙에 위치한 장남평야 중 약 2/3는 개발해서 공원과 주택단지로 사용하고 1/3은 농경지로 유지돼 현재도 벼농사가 진행 중이다. 면적은 줄었지만 새들이 꾸준히 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렇게 남아있는 농경지에는 아직도 다양한 새들이 찾아온다. 올가을 대전환경운동연합 조사결과 총 71종 1143개체의 조류를 확인했다. 26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이렇게 많은 종과 개체가 관찰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스푼같이 생긴 부리를 볼 수 있다.
▲ 깃털을 손질하는 노랑부리저어새 스푼같이 생긴 부리를 볼 수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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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새가 찾아오는 장남평야에 지난 15~17일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멸종위기종 2급) 2마리가 나타났다. 2014년 처음 발견한 이후 두 번째 관찰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과거 2003년 용담댐건설 당시 진행한 자연환경조사에서 확인된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새로 찾아오는 개체 수 역시 매우 적다. 저어새는 아시아에서 1만 5000마리 정도가 확인되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귀한 종이다. 그 때문에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는 적색자료목록(멸종위기종 목록)에 2급으로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런 노랑부리저어새가 장남평야에 나타난 것은 특이한 일이다. 금강하구나 낙동강, 서산 등의 철새도래지에 무리를 이루어 월동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낮은 수심에서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저어새 같은 물새는 이제 금강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4대강으로 수심이 깊어지면서 저어새는 금강에서 서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도시로 성장하다 보니 남겨서 보전하기로 한 1/3의 농경지는 개발의 위협에 늘 직면하고 있다. 가끔 찾아오는 귀한 손님 저어새는 농경지가 훼손되면 이제 더 이상 찾아올 수 없다. 때문에 남겨진 농경지는 보전되어야 한다. 사람이 만든 최고의 습지 논을 보전하는 것이 장남평야에 남은 새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태그:#장남평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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