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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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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떨리는 음성이 광화문광장에 울렸다. 건너편 미국 대사관의 성조기가 펄럭였다. 그는 2002년 10월 즈음 옥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임신 때문에 감기약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2살이던 아들은 건강했다.

이듬해 2003년 6월 둘째 딸아이 출산했다. 그런데 분유를 전혀 먹지 못하고 하얀 거품을 토하기만 했다. 먹는 것도 힘겨워 했다. 울음소리조차 작고 희미했다. 병원에서는 가습기 이용을 권했고, 기침이 심할수록 살균제 사용량은 늘어만 갔다. 첫째도 이상하게 기침도 심해졌다.

아이들이 심한 기침을 하고 답답함을 호소하면 제품만 교체했다. 옥시·이마트·애경까지 두루 이용했지만 증세는 나빠졌다. 항생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기 바빴다. 몸에 좋다는 건 가리지 않았다. 한약까지 복용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하 가피모) 회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 활동가들은 지난 6월 26일 SK를 시작으로, 가해기업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벌을 촉구하는 시리즈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하 가피모) 회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 활동가들은 지난 6월 26일 SK를 시작으로, 가해기업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벌을 촉구하는 시리즈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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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살점이 하나도 없이 뼈만 남은 아들을 보고 막막했다. 내 아이만 왜 이렇게 아파야 하는지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 유치원은 결석하는 날이 더 많았고, 사계절 약을 도시락 챙기듯 먹어야 했다. 더운 여름에도 기침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 했으며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뒤늦게나마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공론화되었다. 하지만 피해구제는 순탄치 않았다. 병원은 너무 오래전 일이라 보관 자료가 없다고 했다. 병원비로 들어간 돈과 잃어버린 시간은 막대했다. 기약 없는 고통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녀와 아이들은 아직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16일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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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하 가피모) 회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 활동가들은 지난 6월 26일 SK를 시작으로, 가해기업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벌을 촉구하는 시리즈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트럼프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물질인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의 스프레이제품이용을 금지한 한국정부의 조치는 과도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규제완화를 요구했다고 자료를 공개했다.

이 물질은 PHMG에 이어 2번째로 많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 원료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전체판매량 (998만개) 중 26%에(259만개)에 달한다. 유공과·애경·이마트·헨켈 등 7개 업체가 이 성분을 이용해 무수한 피해자를 양산했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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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유무역에 반하는 조치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자국기업의 이익 때문에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애써 외면하려는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참사에 대한 한국정부의 역학조사결과를 전 세계에 배포했기 때문에, 미국정부가 모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눈앞의 작은 이익만 보고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태도가 이중 잣대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작 미국정부는 자국민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50년대 후반 산모들이 입덧완화제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하고, 손발이 짧은 기형아를 출산하는 세계적인 참사가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신생아 1만여 명 중 5천여 명이 사망하고 말았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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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캐네디 정부는 안전성미비를 이유로 1년 이상 판매를 금지했고 참사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당시 규제를 맡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관 프랜시스 올던 켈시는 대통령상을 받으며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최 소장은 이에 비하면 환경부의 규제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물질들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호흡독성시험을 의무화해야 했지만, 스프레이형 제품만 규제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다른 가습기넷 관계자도 "향후 한미FTA(자유무역협정) 개정과 관련하여 어떤 무리한 요구가 있을지 염려된다며, 한-미 양국 모두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16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알려진 트럼프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때문이다. 이번이 15번째 시리즈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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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개정협상에서 자유무역협정에 명시된 '국민건강보호를 위한 규제'를 적극 행사하지 않는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정부의 공식 피해접수창구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의하면 2017년 10월 13일까지 신고된 피해자는 모두 5,861명이다. 이 중 사망자는 21.5%인 1,260명이다. 이 캠페인은 매주 월요일 낮 12시에 계속되고 있다.


태그:#가습기살균제참사, #가습기넷, #가피모, #시리즈캠페인, #15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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