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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자기 혁명'을 제안한다. 1년 52주 동안,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매주 그 한 권의 책으로부터 삶에서 실천 가능한 한 개의 아이템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1년을 사는 것이다. 1년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52가지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 기자말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다. 따라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We are what we repeatedly do. Excellence is, then, not an act, but a habit)."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자, 습관적으로 책을 읽는다면 독서애호가다. 어느 쪽이 되는지는 자기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어떻게 해야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을까?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는 <습관의 힘<(Power of Habit)을 통해 습관의 구성 요소를 파헤치고, 어떻게 하면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가에 관해 썼다. 이 책에 따르면, 습관은 신호, 루틴(반복 행동), 보상의 3요소로 이루어진다.

특정 신호가 발생하면 관련된 루틴이 실행된다. 실행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그 만족감은 보상으로 작용하여, 다음번에 같은 신호가 발생했을 때 해당 루틴이 실행될 가능성이 강화된다. 만약 결과가 불만족스럽다면, 음(-)의 피드백에 의해 해당 습관은 약화된다.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우리가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저녁 식사 후에 간식을 과도하게 먹는 습관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과식이라는 루틴을 불러내는 신호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저녁 식사를 평소보다 많이 하거나, 식후에 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식후에 곧바로 양치질을 해 본다.

만약 저녁 식사량을 늘렸더니 식후에 간식을 탐하지 않게 되었다면, 과식이라는 루틴을 불러오는 신호는 배고픔이었던 것이다. 식후에 운동을 해서 습관이 고쳐졌다면, 식후에 별다른 할 일이 없는 것이 신호가 되었을 수 있다.

찰스 두히그의 이론은 스키너의 자극-반응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우리가 실험실 쥐라도 된 기분이다. 그러나 통제된 조건 아래서 사는 실험실 쥐와는 달리 우리 삶은 너무 복잡하다. 어제는 과식을 하고 오늘은 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원인을 하나로 콕 찍어 분리해 내기는 쉽지 않다.

찰스 두히그는 차기작 <1등의 습관>(Smarter Faster Better)에서 첫 책의 성공 후 자기 삶의 패턴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하면서, 자신이 책의 내용대로 살지 못했음을 시인하고 있다. <습관의 힘>이 실천하기 쉬운 내용이 아니라는 증거 아닐까?

습관의 재발견

<습관의 재발견> 표지
 <습관의 재발견> 표지
ⓒ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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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형성에 관해, 스티븐 기즈(Stephen Guise)의 <습관의 재발견>(Mini Habits)은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제시한다. 습관이 아닌 새로운 행동은 동기 또는 의지력에 의해 시작된다는 거다. 그런데 동기는 믿고 의지할 수 없다. 감정과 느낌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은 유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뿐만 아니라 혈당, 우울감, 호르몬 변화, 건강 상태, 외부 자극, 에너지 수준, 신념, 고양이가 토해 놓은 것 등, 그 무엇이든 당신의 감정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80쪽)

반면, 의지력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행동경제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는 의지력이 어떻게 보충되고 고갈되는지에 대해 <의지력의 재발견>(Willpower)>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의지력은 심지어 근육처럼 단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지력은 고갈된다. 큰 노력이 필요하거나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는 일을 시작하려면 의지력이 많이 소모된다. 게다가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거나, 피로감을 느끼거나, 심지어 혈당이 부족해도 의지력이 바닥난다.

따라서 의지력을 고갈시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행동을 하려면 그것이 너무 어렵지 않아야 한다. 어렵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무런 노력이 필요 없어 보이는 아주 하찮은 행동이라면 어떨까? 그런 것이라면 아무리 기분이 나쁘고, 피로하고, 혈당이 모자란 상황에서라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스티븐 기즈가 제안하는 '작은 습관(mini habit)'이다.

작은 습관

작은 습관은 한심할 정도로 작아야 한다. '하루에 팔굽혀펴기 한 번 하기' 같은 것이다. 작은 습관은 너무도 간단한 일이라서, 웬만해서는 빼먹기가 힘들다.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일단 해치우고 나면 뿌듯한 것은 마찬가지다. 성취감은 습관을 강화하므로, 작은 습관은 쉽게 정착한다. 이것이 끝이다.

작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생각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습관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습관을 잘게 쪼개서 한심할 정도로 작은 단위로 만들면 된다. 예컨대, 건강한 신체가 목표라면, 매일 운동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운동 중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 벤치프레스 같은 것은 적절치 않다. 출장이라도 간다면 역기를 못 구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어디서든 당장 실행할 수 있으면서 운동 효과도 우수한 스쿼트(squat), 버피(burpee), 팔굽혀펴기 같은 것들이 좋다. 운동으로 팔굽혀펴기를 선택했다고 하자. 다음은 목표를 작게 만든다. 팔굽혀펴기 다섯 개? 충분히 가소로운 목표이기는 하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정한 습관은 한심할 정도로 작은가? 종이에 적은 것을 소리 내어 읽어 보자. 헛웃음이 절로 난다면 합격이다." (스티븐 기즈, 165)

팔굽혀펴기 다섯 개도 매일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우선 한 개를 목표로 정하자. 작은 습관의 묘미는 초과달성에 있다. 사실, 팔굽혀펴기를 한 개만 하고 끝내는 것도 정서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습관을 정했다면, 제대로 골랐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여 핵심에 접근하라. 왜 이 습관을 기르려고 하는가? 내게 소중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습관이라면 제대로 고른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한 습관이라면 그렇지 않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한 이유가 회사 사람들에게 '아침형 인간'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잘못 고른 습관이다. 아침에 일어나기로 한 이유가 선선한 아침 시간에 운동하기 위한 것이고, 운동을 통한 신체의 단련이 당신에게 중요한 가치라면, 그것은 훌륭한 선택이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삶의 목표와 부합하는 습관을 골라야 한다.

다음은 실행이다. 실행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기록이다. 지켜나갈 작은 습관의 내용과 매일 성취 여부를 기록하자. 저자는 손으로 종이에 기록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체크리스트에 V 표시를 하는 것의 쾌감을 생각하면 저자의 조언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나는 일관적인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적 기록을 권하고 싶다. 어디나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기록을 빠뜨릴 일이 좀처럼 없을 것이다.

성취 여부를 기록할 때에는, 목표를 달성했는가 못 했는가를 O/X로 기록하는 데 그쳐야 한다. 예컨대 팔굽혀펴기 한 개가 목표라면, 오늘 한 개 이상 팔굽혀펴기를 했는지 아닌지만 기록한다. 목표는 한 개였지만 실제로는 열 개를 했다고 기록하면 안 된다. 거기에서 욕심이 싹트기 때문이다.

작은 습관의 묘미는 초과 달성에 있다. 팔굽혀펴기 한 개가 목표라고 해도, 실제로 해보면 보통 한 개로 끝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루에 열 개씩 팔굽혀펴기를 하게 되면, 목표 자체를 열 개로 수정하려는 욕심이 생기게 되는데, 절대 그러지 말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성취 여부를 기록할 때 단순히 성공했나 아닌가 대신 몇 개를 했는지 기록하기 시작하면, 목표를 높이려는 유혹이 생긴다. 어떤 진척이든 만족하라는 것이 저자가 당부, 또 당부하는 말이다.

작은 습관 전략은 100% 성공률을 전제한다. 매일 팔굽혀펴기 30개를 목표로 하고, 90% 달성하는 것보다, 팔굽혀펴기 한 개를 목표로 하고 100% 달성하는 것이 낫다. 100% 달성의 쾌감은 90%나 95%, 심지어 99%와도 견줄 수 없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성취는 성취다. 목표는 최대한 낮게 잡고, 초과 달성을 즐기는 것이 작은 습관의 핵심이다. 하지만 작은 목표인 만큼, 핑계는 절대 허용하지 말자.

녹초가 되어 새벽 두 시에 귀가했더라도 팔굽혀펴기 한 개를 못할 사정은 없다. 팔굽혀펴기 한 개는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라도 할 수 있다. 어떤 핑계도 용납될 수 없는 수준의 작은 목표를 세우자. 그리고 욕심이 나더라도, 더 큰 목표는 과감히 거부하라. 더 많은 것은 초과달성을 통해 이루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전략으로 우리는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다.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작은 습관을 한 개 만들자. 팔굽혀 펴기 한 개도 좋고, 하루에 두 페이지 책 읽기도 좋다. 결심한 내용을 적어 놓고, 달성 여부를 매일 기록하자. 수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습관의 재발견 -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작은 습관의 힘

스티븐 기즈 지음, 구세희 엮음, 비즈니스북스(2014)


태그:#52권 자기 혁명, #스티븐 기즈, #습관의 재발견, #작은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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