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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훈 언론노조 KBS 본부 부위원장
 오태훈 언론노조 KBS 본부 부위원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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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의 파업이 한 달을 넘겨 진행되고 있다. 특히 MBC의 뉴스가 파행을 겪고 시사나 주요 예능 프로그램은 결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KBS의 경우 뉴스는 파행되지만, 주요 예능은 2주 정도 결방된 뒤 다시 방송이 재개되고 추석 연휴에도 파일럿 프로그램이 8개나 선보여 언론노조 KBS 본부(아래 KBS 새 노조)의 영향이 미미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가장 힘들어 하는 사람들은 파업 중인 KBS 새 노조다. 애초 MBC보다 주목을 못 받는 상황인데 결방 숫자가 적어 파업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S 새 노조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기 위해 지난 11일 KBS 새 노조 사무실에서 오태훈 수석부위원장을 만났다. 오 부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파업에 돌입한 지 38일째입니다. 한 달이 지났는데 노조 구성원 분위기는 어떤가요?
"상당히 좋아요. 2010년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가 출범한 후 총 네 번의 파업을 했습니다. 2010년 단체협약을 만들기 위해 29일 동안 파업했고, MBC와 같이했던 2012년은 95일이나 파업했어요. 그리고 2014년엔 총파업을 통해 당시 길환영 사장을 내보내기도 했죠. 이번 파업은 지난 10년간 KBS의 위기 상황을 끝내고자 하는 파업이고, 저희는 고대영 사장 퇴진이 해결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에요.

파업하면서 새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파업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파업 중간에 열흘 동안 연휴가 있었잖아요. 파업 분위기가 좋아지다가 열흘의 연휴가 생겨서 열기가 줄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러나 어제(10일) 연휴 후 처음으로 집회를 열었는데 정말 많은 조합원이 가득 민주 광장을 메워 줬어요."

- 2012년 95일 파업할 때도 집행부에서 끝까지 간다고 했지만 95일 만에 사 측과 합의하고 들어갔어요. 이번엔 그럴 가능성 없나요?
"2012년 3월 6일 김인규 사장 퇴진을 걸고 파업에 들어갔죠. 그리고 파업 중간인 4월에 총선이 있었는데 그 당시 기대와 국민의 선택이 달랐어요. 그래서 어려움도 있었고 실망도 많았죠. 계속 노력은 했지만, 결국 회사와 일정 정도 합의를 보고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때와 다릅니다. 지금 상황에선 고 사장과 저희는 단 하나의 사인도 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고 사장이 있는 KBS엔 절대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민도 그걸 원하고 바라고 계십니다. 아무리 파업이 길어진다고 해도 이 부분을 해소하고 들어갈 겁니다."

- 아무래도 여론의 관심이 MBC보다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힘들 것 같은데.
"MBC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조금 더 높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언론에서도 MBC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곤 하죠. MBC 상황은 파급효과가 큰 게 많았어요. 일 잘하는 아나운서들을 스케이트장으로 보낸다거나 드라마 세트장 관리 하라고 한다거나 영업을 뛰라고 한다거나 하는 등, 다른 매체에서 기사를 쓸 이슈가 많았죠. KBS는 해고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서울에서 방송하다 하루 만에 부산으로 쫓겨나기도 하고, 제주로 발령내기도 하고 지역으로 좌천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워낙 많은 사람이 KBS 구성원으로 있고, 또 노동조합이 두 개다 보니 회사에서는 굳이 드러내서 압박하거나 심하게 해고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아요.

쉽게 말해 MBC는 사람을 공격할 때 커다란 망치 같은 것으로 쿵 내리치는 것이라면 KBS는 작은 바늘로 쿡쿡 찌르는 거죠. 근데 이건 겉으로 봤을 땐 큰 타박상이 없어요. 그러나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아프고 힘든 거죠. 여론의 관심이 떨어진다고 해서 저희가 투쟁을 하지 않고 그 안에서 고뇌를 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물론 MBC 구성원들도 고생 많았고 힘들었지만, 그와 달리 저희가 해 나가야 할 투쟁이 있고 싸워야 할 대상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 때문에 요즘 KBS 파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시는 것 같아요."

- 2014년 이인호 KBS 이사장이 취임 이후 이사장의 방송 개입이 계속되었다던데 어느 정도였어요?
"이 이사장 취임 이후 KBS의 여러 가지 방송 개입이 있었다고 단언하기는 애매해요. 방송개입을 직접 대 놓고 하지는 않죠. 다만 정황으로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이걸 말하기는 쉽지 않아요. 다만, 이전의 역사 프로그램이라든지 특집 프로그램에서 이 이사장을 출연시키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문제 제기를 저희가 하기도 했었고요. 또 최근엔 국정원에서 여러 문건이 나오잖아요.

예전 KBS의 뉴스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KBS 다큐에서 '이런 게 나가면 안 된다'고 문제적인 발언을 하고 그 이후 그것에 대해서 방심위에서 경고를 내린다거나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또 이인호 이사장이 프로그램에 대해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걸 이사회장에서 발언해요. 지나고 나서 발언을 정리해 보니까 김기춘 비서실장의 발언이 있고 나서 방심위가 움직이고 이사회에서는 이사장이 그런 발언을 하고 그 프로그램이 경고를 받고 이런 움직임이 드러나기 때문에 정말 지속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추정은 할 수 있겠죠."

-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새 노조가 제기했어요. 이에 대해 강 이사는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부인하던데.
"저희가 강 이사 법인 카드 사용 내용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강 이사에 대한 제보가 많이 들어왔거든요. 특히 강 이사는 애견인이라고 들었어요. 같이 활동한 분들이 우리 조합으로 직접 제보해서 '회식 자리에서 법인카드를 맡겨놓고 갔다. 뒤풀이에서 계산하고 자기에게 보내달라'는 등의 내용이었어요. 강 이사는 '이사 사무국에서 쓰라고 해서 썼다. 그리고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커피를 마신다거나 어느 음악회를 간다거나 하는 건 문제 없다고 들었다'고 말해요. 그건 강 이사 주장일 뿐이에요.

KBS 직원들은 법인카드를 쓸 때 사용 내역과 영수증을 다 회사에 제출해요. KBS 이사라는 사람이 법인카드를 임의로 쓰고 싶은데 쓰곤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거죠. 거기다 이사들이 쓰는 법인 카드는 국민이 내주시는 수신료에서 주는 거죠. 그런데도 자기가 애견인들 회식 자리에서 카드 쓰라고 주는 건 아무 문제 없고 그걸 문제 삼는 걸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리고 그렇게 주장하는 자체가 강 이사가 공영방송 이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 강 이사는 KBS 애견 프로그램이 있어서 만난 것이라 문제없단 입장이던데.
"KBS 이사가 프로그램에 왜 관여해요? 말이 안 되죠. KBS 이사라고 한다면 KBS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인사가 잘 되는지 그리고 KBS 정책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가는지를 판단하고 조치해야지, 일개 프로그램에 대해 자기가 왜 신경 써요? 백번 양보해서 자기 취미가 그런 쪽이라 관심 가졌다고 쳐도, 그럼 개인 카드를 써야지 왜 법인카드로 써요."

- 강규형 이사는 법인카드도 문제지만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 옆에서 V자를 하고 사진을 찍는 등 기행을 보여요. 이유가 뭘까요?
"KBS 이사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식견과 지위, 바른 판단 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가 볼 때 그렇지 않은 이들도 꽤 돼요. 우선 몇 명은 저희가 고발했는데, 그 중에는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을 했던 조우석 이사도 있고, 박근혜 정권에서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리는 '정호성 비서관'의 변호사 역할을 맡은 차기환 이사도 있어요. 이런 분들은 드러난 사람들이었고 저는 강 이사가 기행을 벌이거나 문제적 활동을 하는 분인지는 파업 전에는 몰랐어요. 그 민낯이 이번에 드러났다고 생각하고 이렇게까지 KBS 이사들 행적에 문제가 많았다는 걸 확인하는 상황이죠."

- 지난 11일 한양대 김경민 교수가 KBS 이사직을 사퇴했어요.
"김 교수가 이사직 사퇴한 건 환영하고요. 옳은 결정을 내리신 거라고 봐요. KBS 이사회는 11명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7명은 박근혜 체제에서 임명된 구 여권 이사들이죠, 그리고 이 사람들이 고대영 체제를 만든 사람들이기도 해요. 저희는 그중에서 교수, 변호사 등과 같이 KBS 이사직 외에도 다른 활동을 왕성히 하는 분들이 현재 많이 고민할 거로 생각해요. 그래서 빨리 물러나시라는 거죠. 김경민 이사는 한양대 교수이시고 해서 저희는 학교에 찾아가 1인 시위도 했었어요.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이번에 결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요."

- 지난주 추석 연휴 때 KBS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8개나 선보였고 <1박 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주말 예능이 방송되어 파업 영향이 미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던데.
"저희도 안타까운 부분인데 예능국에 소속돼 있는 새 노조 조합원들은 다 파업을 하고 계세요. 다만, <1박 2일>이라든지 파일럿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예능 프로가 아니라 대부분 외부로 나가 카메라가 동원돼 찍는 게 많아요. 한 번 나가서 촬영하면 2~4회분을 찍기도 하죠. 이미 파업 전에 많이 촬영된 상황이었는데 이걸 편집하고 완성해서 프로그램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또 최근 프로그램 제작은 외주 제작사들이 다양하게 참여해요. 또 KBS는 외주 제작사를 이용해서 조합원이 먼저 찍어온 걸 일부 간부들이 편집해서 내보내는 경우가 꽤 있어요, 파일럿도 그런 걸 짜고 짜내 방송했던 것이죠. 답답하고 안타까운 것은 조합원들은 자기가 기획하고 촬영하여 제작해 놓은 프로그램을 자신이 완성하고 싶어 하죠. 사실은 그걸 놓고 파업 현장에 나와 있는 거예요. 근데 그걸 국장 등 일부 간부들이 대충 외주 인력들을 데려와 편집해서 내보내는 부분들을 보는 PD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어요, 마치 파업에 전혀 참여를 안 하는 것으로 비치지는 것 같아 안타깝죠."

- KBS는 도청 의혹 사건이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요,
"검찰 수사가 재개되었어요. 도청은 6년 전인 2011년에 일어난 사건이에요. 당시 이것이 무혐의 처리되어 사건이 종결되었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덮어진 상황이었는데 최근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어요.

이번에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문건이 많이 나왔잖아요.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가 작성했던 'KBS 관련 검토사항'이라는 문건이 최근 나왔어요. 그 문건을 보면 당시 김인규 사장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하기 때문에 도청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서 김인규 사장을 도와주라는 게 청와대에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어요. 저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있고 검찰도 재수사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미 KBS 기자협회에서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여러 가지 내용에 대해 정황 증거를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내용은 조만간 결론이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다시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파업이 길어질수록 노조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 빨리 끝내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나요?
"제가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파업을 이길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파업은 반드시 이깁니다. 단 언제 이기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대한 빨리 이기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드렸어요. 고 사장이 자진 사퇴하도록 노력도 했어요.  하지만 자진 사퇴가 아니라 본인의 임기를 채우고자 내년 11월까지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어요. 고 사장이 버티기로 들어가도 중요한 건 이사회 구조예요. 그래서 저희는 계속 이사들에게 요구하는 거죠. 오늘 김경민 이사가 사퇴했는데 김 이사 후임은 현 여권 추천으로 새로운 사람이 임명될 거예요. 이사회 구조에 변화를 통해서라도 고 사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보고 빨리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고 사장을 당장 내리지 못하더라도 고 사장을 내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만들어지면, 혹은 이를 통해 고대영 체제를 종식하는 약속을 받아낸다면 저희가 파업을 풀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것은 그 상황이 와서 고민하겠지만 이런 이유 등으로 저희는 이번 파업이 그렇게 길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그 시점은 언제로 생각하세요?
"전 10월 안에 끝내고 싶어요. 오늘이 11일이잖아요. 20일 남았는데 그 안에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생각입니다."

- 2012년 KBS에서 블랙리스트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국정원 문건에 블랙 리스트가 나왔어요.
"KBS에 블랙리스트가 있을 거란 얘기는 여러 번 나왔어요. 2010년 김미화씨 문제도 있었고, 바로 올 초에 있었던 한완상 부총리 블랙리스트까지 그동안 계속 있었지만 우리는 이게 정권이나 국정원 차원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단순히 회사 사장이나 주요 간부들 선에서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그런 것들이 국정원 문건으로 드러나는 걸 보고 놀랐어요.

또 하나는 언론을 장악하는 국정원의 행동에 KBS 직원이 동원되거나 공모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앞으로 이 문제는 사장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해요. 이건 범죄입니다. 공영방송 직원이 절대로 해선 안 될 일임에도 거기에 동원되고 이용되었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누렸기 때문에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끝까지 추적해서 밝혀내야죠."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정말 죄송해요. KBS의 주인은 국민인데 국민은 KBS 안 보니 없애도 되겠다고 하는 분도 계세요. 하지만 소중한 국민의 재산을 버리진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더 노력해서 국민들이 '이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나에게 소중한 재산이구나!'라고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파업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이죠. KBS를 너무 미워하거나 버리지 마시고,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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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