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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부산 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한 영화관에서 영화 "미씽:사라진여자"를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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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의 한 극장에 들어섰다. 자리에 앉아 상영을 기다리던 관객들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부산은 대통령의 방문을 뜨겁게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방문해 해운대 한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화 관람을 마친 후 GV(Guest Visit : 감독과 배우들이 나와 관객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도 참여했다. 그는 "부산영화제가 우리 부산시민들과 국민들, 영화인들이 모두 자랑스러워하는 영화제이지 않느냐. 세계 5대 영화제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라며 "그런 부산영화제가 몇 년간, 특히 근래 2~3년간 아주 많이 침체한 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부산영화제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영화제에 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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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영화관에서 "미씽:사라진여자"를 관람 한 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 공효진 씨, 오른쪽은 배우 엄지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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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탄압, 영화제 조직의 갈등... "국고지원금 반토막... 영화제 위축"

문 대통령의 말처럼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시작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 문제였다. 부산시는 상영 중단을 요구했지만 영화제 측은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상영을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영화조직위원회를 상대를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다.

부산시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이용관 전 BIFF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하지만 영화제 측은 해당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가 개인의 부정이 아닌 회계상의 사소한 잘못이라는 점을 들어 사퇴를 요구하는 건 정치 보복이라며 일축했다. 그 결과 부산시의 영화제 지원 예산이 삭감됐다. 다음해인 영화제 예산은 14억6000만 원에서 8억 원가량으로 줄었다. 이 전 위원장도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사퇴했다.

이후 강수연 집행위원장 체제로 사태를 수습하고 정상적으로 영화제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영화제 사무국 전 직원은 강 위원장 불신임 성명을 발표했다. 결국 강 위원장도 이번 영화제가 끝나는 대로 사퇴할 것을 선언했다. 부산시의 노골적인 탄압, 영화제 조직의 갈등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점차 힘을 잃었다. 지난해 21회 영화제 관람 관객은 20회에 비해 27%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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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강수연 집행위원장(왼쪽), 김동호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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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과거의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 관람 이후 영화전공 학생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지난) 몇 년간 부산영화제가 '좌파영화제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영화제 지원을 빌미로 정부와 부산시가 간섭을 했고,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아예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국고지원금이 반토막 나는 상황이 되면서 영화제가 위축됐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부산 사람이어서 부산영화제가 아주 자랑스럽다. 22년 전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때로는 공식적으로 참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개인적으로 와서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함께해왔다"라며 "오늘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산영화제에 방문했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뜻깊은 생각이 든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기적적인 성공을 거뒀다. 정말 기적 같은 성공을 거둬 빠른 시간 내 세계 5대 영화제와 아시아 대표 영화제가 됐다. 부산시민들과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영화제로 성장했다"라며 "그 성장한 배경을 생각하면 정부도, 부산시도 영화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더라도 철저히 간섭하지 않았다. 영화제 자체를 영화인에게 맡겨 독립적·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했기 때문에 영화인들이 갖고 있는 저력을 100% 발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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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영화관에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한 뒤 나오다 환영하는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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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위상을 복원하겠다는 책임감·사명감 느낀다"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 복원을 위한 구상과 관련해 "그 방향은 자명하다. 초기처럼 정부도, 부산시도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살리면 된다"라며 "저는 지원을 최대한 하되 역시 간섭하지 않고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 자율과 독립에 맡기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영화제가 다시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더 권위있는 국제영화제로 발전해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부산 시민들은 부산영화제가 자부심이다．이를 통해 부산이 영화의 도시가 (됐고), 여러 대학에 영화학과가 생기고 영화 관련 기관이 부산에 모였다. 심지어 부산에서 (영화를) 찍으면 대박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부산이 영화의 도시가 되고 부산지역 경제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부산영화제 (위상을 복원하)겠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