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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호 성공회대학교 일본학과 교수가 지난 12일 "정부가 북핵 문제를 공동 대응해 한일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날 '한반도평화포럼'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2009년 11월 설립된 한반도평화포럼에는 외교·안보·통일 등의 소장학자를 비롯해 전직 관료, 시민사회 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단체는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남북공동 번영의 길을 찾기 위해 격주마다 한평아카데미를 연다. 양 교수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 쟁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2000년대 남북정상회담과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데탕트 분위기에 힘입어 한일관계는 큰 진전을 봤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수상의 '21세기 새로운 한일파트너십 선언'은 양국관계를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문화 개방과 한류 붐,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등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이후 한반도 주변에 국가주의가 부상하고 미중 G2체제의 갈등구조, 일본의 경기침체와 우경화 등으로 한일관계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전후 세대의 등장을 비롯해 정치인들의 내정 중시 경향, 일본·한국 때리기에 편승하는 포퓰리즘 등도 두 나라의 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가 한반도평화포럼에서 강의를 하는 모습.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가 한반도평화포럼에서 강의를 하는 모습.
ⓒ 최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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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호 교수는 현 정부의 한일관계에 대해 "청와대와 일본 수상관저 간 대화와 소통, 그리고 한일 외교 당국 간 파트너십과 전략적 이익 공유, 핵심 연락 채널과 활발한 인적교류, 시민 사회 간 상호신뢰가 결여된 상태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가와 학계 전문가, 언론인과 관료 가운데 한일관계에 정통한 인적그룹이 협소하고, 적극적인 지원 그룹도 쉽게 눈에 띄지 않고 있는 이유로 분석된다.

북핵 문제 공동 대응으로 한일관계 개선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로 한반도 정세가 경색국면인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공동 대응해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교수는 "한일 간 양국관계의 관리 모드 정착 배경에는 북한 핵실험과 ICBM 발사 위협에 대한 양국의 공감대가 존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을 이용한 게임체인저로 등장하면서 동북아의 안보지형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북미 간 전쟁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2017년8월 일본의 방위백서는 북한을 '새로운 단계의 심각하고 임박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총선에서 승리하고, 향후 유사시 한반도에 적극 개입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는 '신중론' 펼쳐

사실 한일관계 개선은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일 위안부 재협상을 재차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벌인 이른바 '12·28' 합의가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고,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8월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합의 과정을 규명하고, 재평가를 내리기로 했다. 현재 오태규(전 한겨레신문 논설실장) 위원장을 비롯해 국제정치, 인권 문제, 한일 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위원 및 외교부 위원 총 9명이 참여하고 있다.

외교부 위안부 TF에 몸담고 있는 양 교수는 활동에 '신중론'을 보였다. 그는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의 문제점과 10억엔 수령으로 도덕적 우위 상실, 소녀상 이전과 이면 합의 의혹 등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이지만 연말로 예정된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양 교수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자신감을 갖고 한일관계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아시아 지역 내 OECD 회원국이자 선진국으로 상호 간 든든한 파트너다"며 "동북아 분쟁방지와 평화체제 구축, 역내 평화번영의 공공재, 동아시아의 공동 발전 모델로서 연대를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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