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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발표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발표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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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탈퇴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라며 "유네스코 본연의 목표와 역할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탈퇴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견, 미국의 유네스코 분담금 체납 등을 탈퇴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세계유산 보호, 언론자유 옹호, 교육 증진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앞으로도 유네스코에 전달하기 위해 탈퇴 이후 정식 옵서버(참관국)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 논쟁에서 동맹국인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오래전부터 탈퇴 의사를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미국은 지난 2011년 유네스코가 유엔 기구로는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것에 대한 반발로 유네스코에 의무적으로 내는 분담금을 삭감했고, 지금까지 쌓인 체납액이 5억 달러(약 5천665억 원)를 넘었다.

특히 유네스코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반대에도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 성지 관리 다툼에서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고, 올해도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했다.

이스라엘도 탈퇴 검토... 유네스코 "다자주의 큰 손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84년 유네스코의 정치적 편향성과 방만한 운영 등을 이유로 탈퇴했다가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재가입했지만, 강력한 친이스라엘 노선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다시 탈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용기 있고 도덕적인 결정을 내렸다"라며 "이스라엘도 탈퇴를 검토하고 있으며, 유네스코는 역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최대 후원국인 미국이 탈퇴하면서 유네스코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탈퇴 통보를 받았으며, 깊은 유감(profound regret)을 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미국의 탈퇴는 유엔이 지향하는 다자주의에 큰 손실"이라며 "극단주의 폭력과 증오에 맞서기 위해 문화 교류와 교육을 위한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기에 미국의 결정은 실망스럽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도 탈퇴 결정의 명분이 되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네스코 외에도) 많은 다자주의 의무를 재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태그:#유네스코, #미국,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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